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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1 22:10 수정 : 2016.09.22 14:03

[성형이야기] 연예인 얼굴처럼?

언제부터인가 이른바 ‘브이(V) 라인’이라는 말이 마치 이상적인 얼굴의 모양을 표현하는 단어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말로 그 안에 어떠한 의학적인 가치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본질보다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품이나 기술들은 좋은 결과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고주파 등을 이용해 씹는 근육을 줄여 얼굴 모양을 좋게 한다는 시술의 경우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하다는 광고가 많지만, 아직 이 시술의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았습니다. 자칫 효과는 얻지 못하고 부작용만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또 이른바 ‘V라인 수술 3종 세트’라고 부르는 수술은 상업성이 극대화된 예로 보입니다. 사람마다 얼굴의 특징과 고유한 매력이 모두 다른데, 젊은이들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세트 수술을 한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3종 세트에는 이른바 ‘티(T) 절골’이라는 앞턱 성형수술이 포함돼 있는데, 이 수술은 앞턱뼈를 작게 만들지만 주변 근육 등은 함께 잘라내어 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입 주변 모습이 부자연스럽게 되기 쉽습니다. 이는 마치 몸무게가 100㎏일 때 산 옷을 60㎏으로 감량한 뒤 입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앞턱 부분에서는 입을 다물 때 사용하는 턱끝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수술로 이 근육이 좁은 영역 안에 갇히게 되면 턱끝이 동그랗게 튀어나오면서 울퉁불퉁하게 보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광대뼈 축소술을 하고 나서 볼이 처지는 현상도 뼈와 같은 단단한 조직과 근육 같은 부드러운 조직 사이의 부조화에서 비롯됩니다. 광대뼈를 작게 만드는 수술은 마치 노화현상을 앞당긴 것처럼 얼굴 중간 부위 연조직의 처짐을 일으켜 얼굴이 더 늙어 보이게 될 수 있습니다.

성형수술 이외에도 치아를 일부 뽑아내고 하는 치아 교정 역시 입술을 지나치게 얇아지게 하고 입이 작아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종종 입 모양이 ‘합죽이’처럼 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교정치료 때문에 뼈와 근육의 조화가 깨진 데에서 나타난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부작용 중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자세히 상담하지 않으면 미리 알기가 어렵습니다.

진훈 성형외과 전문의
브이 라인과 같은 광고를 본 뒤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수술이 바로 이것이라고 미리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어떤 수술을 할지 미리 정해둔 뒤, 해당 수술을 싸게 받을 수 있는 세트 수술을 제공하는 병원을 찾아다니는 일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성형수술을 받은 뒤 재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 성형외과 병원을 또다시 전전하는 환자를 많이 보았습니다. 의료업계의 홍보는 특히 이런 환자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진훈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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