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4 18:39
수정 : 2019.01.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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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용호(오른쪽)의원과 손금주 의원이 지난해 12월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 민주당 입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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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2004년부터 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용호
국민의당 창당 멤버 복귀 ‘선례’ 가능성
손금주 지역구엔 ‘청 비서관’ 신정훈 건재
최재성 등 입당 반대 당내 여론 ‘꿈틀’
정계개편 국면 바른미래·평화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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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용호(오른쪽)의원과 손금주 의원이 지난해 12월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 민주당 입당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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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출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과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시·화순군)의 더불어민주당 입당 신청을 두고 시끌시끌합니다. 두 의원의 입당이 완료될 경우 전체 298석의 의석 중 민주당 의석은 129석에서 131석으로 늘어납니다. 호남이 지역구인 두 의원은 무소속일 때도 본회의 의결 등에서 민주당과 유사한 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에 ‘표 대결’에서 실질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범여권에서는 두 의원의 입당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민주당 4선 중진인 최재성 의원은 “두 의원은 복당과 입당 신청을 거둬달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죠. 왜일까요?
먼저 이용호 의원부터 보자면, 전사가 좀 깁니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의 이 의원은 오랫동안 민주당에 당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 남원 지역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이강래 후보에게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밀렸죠. 민주당을 탈당한 그는 2016년 20대 총선때 안철수 전 대표가 주축이 돼 만든 국민의당에 합류했습니다. 당시 ‘녹색 바람’에 힘입어 초선으로 당선됐습니다. 지금과 달리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을 때의 일입니다. 국민의당 ‘후신’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사정이 지금 그러하죠. 이 의원의 복귀를 두고 민주당 안에서는 “재선이 불확실하자 이제 와서 민주당을 선택하려 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재성 의원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겠다는 생각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지만 어려워도 쓰러져도 두려움없이 다시 걷다보면 그 때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표현한 것도 여기에 맞닿아있습니다.
이 의원 입장에서 불쾌한 표현일 순 있지만 일종의 ‘배신자’ 프레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 포진해 있는 현역 호남 의원 다수가 민주당 출신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정계 개편이 본격화하고 제3지대의 ‘헤쳐 모여’가 이뤄질 경우 ‘복당’을 행동에 옮기려는 의원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요. 지금과 같은 추세에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간판으론 호남에서 다시 당선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의원의 ‘복당’ 갈등은 이 논란을 몇 달 앞당겨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죠. 현역 국회의원 외에도 수많은 호남 지역 정계 인사들이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당적을 두고 얽혀있는 실정입니다.
현 민주당 지역위원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의원 지역구에는 판사 출신의 박희승 위원장이 있습니다. 20대 총선 때 영입돼 이 의원과 맞붙었는데 패배했죠. 4년 뒤 ‘리턴 매치’를 꿈꾸며 칼을 벼르고 있었습니다. 이 지역구에는 3선 경력의 이강래 전 의원도 있죠. 정권 교체 뒤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데 그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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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의 결선 투표를 앞뒀던 지난해 4월16일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영록 예비후보 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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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의 손금주 의원은 민주당에 당적을 둔 적 없이 국민의당으로 바로 정치를 시작했는데요. 민주당 현 지역위원장 문제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신정훈 전 의원은 손 의원이 지역구를 둔 곳의 민주당 지역위원장입니다. 민주당에서 그의 이력은 화려합니다. 나주시장을 두 번 지낸 그는 19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됐죠. 20대 때는 ‘정치 신인’ 손금주 의원에게 패배했지만 민주당 호남특보를 맡으며 활동을 이어갔고요. 2017년 정권 교체 뒤엔 곧바로 청와대에 들어갔습니다. 농어업비서관을 맡으며 청와대 1기 비서진으로 기반을 넓혔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 전남도지사에 도전했다가 민주당 내부 경선에서 김영록 후보로 단일화를 했지만, 나주 지역에서 여전히 세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그가 청와대에 있을 때 지역구 행사장을 자주 찾아 손금주 의원과 맞부딪힌 적도 적잖았는데요. 이번엔 당 안에서 손 의원이 신 전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셈입니다. 최재성 의원은 “제3지대 정치세력의 구축은 실패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도 실패했다”고 강조하며 입당 시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안철수 라인 출신의 손 의원을 입당시키는 것을 일종의 자존심 문제로 보는 이들이 적잖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용호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을, 손금주 의원이 안철수 대선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민주당과 문재인 당시 후보를 ‘저격’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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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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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외에도,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에선 이들의 동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은 “이 둘을 민주당이 받아줄 경우 앞으로 공조, 협력은 없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경고인데요. 민주평화당은 정의당과 합해도 딱 19석이어서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당기려고 사활을 걸어왔죠. 20석이 돼야 교섭단체가 되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을 이들이 받아줄 경우 ‘교섭단체’의 꿈은 더욱 요원해지게 됩니다. 이럴 경우 원내 현안뿐만 아니라 정계 개편 논의에서도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 기로에 무소속 두 의원이 놓여있는 셈입니다. 민주당에 ‘경고’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도 있는데요. 한 의원은 “개혁 입법 등 정부 여당이 가려는 길에서 방향이 맞다면, 단지 그 두 사람 문제만으로 함께 가지 않거나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전히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올해 정계 개편이 어찌될지 모르는데 민주당에 섣불리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일부 호남 의원들 사이에선 ‘어게인(again) 국민의당’ 논의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학재 의원에 이어,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자유한국당으로의 이탈이 더 본격화할 경우 결국 호남 의원들끼리 다시 뭉칠 수밖에 없지 않냐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에는 민주당 쪽에 ‘합류’ 의사를 전한 의원도 일부 있는데요. 무소속 두 의원의 향배에 더욱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다음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입당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의원 입당에 대해 당내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며 “정무적 판단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결론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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