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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2.04 20:22 수정 : 2016.02.04 20:22

백원근의 출판 풍향계

출판산업의 성장 한계와 침체가 심각하지만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디지털 패러다임에서 대세가 될 것이라던 전자책조차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침체 국면이다. 종이책 생태계 입장에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일 수 있지만 사정이 간단치 않다. 웹소설, 웹툰 같은 디지털 콘텐츠가 모바일 인기 장르로 부상했으되 출판과는 생산, 유통, 소비 구조의 연계성이 거의 없다. 이제 출판이 ‘산업 지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듣는 책’ 오디오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출판협회가 1월27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출판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하락했다. 그런 와중에 페이퍼백은 13.3% 성장하고 오디오북은 37.7%나 급신장했다. 전자책이 11.1%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 오디오출판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14.7억달러나 된다. 발행 종수도 2010년 6200종에서 2014년 2만 5787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은 문화를 만든다. 출판 전문지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닐슨 북스캔이 집계한 오디오북 베스트셀러를 매주 발표한다. 20년째 오디오북 시상식이 거행되고 있고, 다양한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필수 자료 중 하나가 오디오북이다.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2015년 미국인의 연간 독서율(복수응답)은 종이책 63%, 전자책 27%, 오디오북 12%이다. 10명 중 1명 이상은 오디오북을 듣는다는 얘기다. 책을 읽어주는 ‘북 텔러’도 엄연한 직업이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오디오북은 출판시장과 독서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디오북에 대한 독자들의 수용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실시한 ‘2014년 전자책 독서실태 조사’에서 “책의 내용이 같고 형태만 다른 경우 선호하는 독서 매체”의 우선순위로 오디오북을 꼽은 경우가 18.8%나 되었다. 이는 종이책(48.3%)보다는 낮지만 상당히 높은 선호도라 하겠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현재 국내에서는 오디오북 제작·유통업체와 전자책 전문업체, 그리고 사내에 녹음 스튜디오를 두고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등을 꾸준히 펴내는 커뮤니케이션북스, ‘더책’ 서비스로 알려진 창비, 교보문고와 예스24 등이 오디오북 관련 사업을 한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절대적인 콘텐츠 부족, 유통 플랫폼과 도서관 서비스 미흡 등으로 시장의 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시디(CD)와 파일이 병존하는 오디오북은 읽는 책에 불편을 느끼는 다양한 여건의 독자는 물론이고 출판사, 서점, 도서관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공동의 우물’이 될 수 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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