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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10 20:56 수정 : 2015.12.10 20:56

백원근의 출판 풍향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100명 가운데 44명은 지난 1년 동안 단 한 권의 책(잡지 포함)도 읽지 않았다. 책과 담을 쌓은 국민의 숫자로는 2000년대 들어 최저치다. 이처럼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인구 비율은 30대까지 10명 중 3명, 40대 10명 중 4명, 50대 10명 중 5명, 60세 이상 10명 중 7명이나 된다.

새로운 이야기도, 더 이상 충격적인 통계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독서 토양의 사막화가 커지는 이런 숫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대한민국, 이대로 좋은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무엇으로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 책이 아닌 그 무엇으로 국정지표라는 ‘문화 융성’을 이룰 것인가.

지난 10년간 사회조사 통계에서 60% 안팎을 어렵게 유지하던 독서인구 비율이 올해 56.2%를 기록하며 2년 전보다 6.2%포인트나 추락한 것은 여러 추론들을 부른다. 다만 우리뿐 아니라 미국(퓨리서치센터 조사), 일본(마이니치신문 조사)의 경우도 지난해보다 종이책과 전자책 독서율이 모두 동반 감소했다는 사실은 독서문화의 쇠퇴가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독서율이 줄어드는 데는 여러 사회적 배경과 원인이 있고, 이를 최소화시키면서 독서인구를 늘리는 일에는 공공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기와 부모가 그림책으로 소통하는 북스타트 운동의 지속적인 확산을 지원하고, 암기와 입시 위주의 공교육 과정에서 찬밥 신세가 된 ‘책 읽고 배우는 집’(학교)의 본질을 회복시켜야 한다. 언론과 방송, 포털 사이트는 사회의 공기로서 좋은 책 정보의 소개와 그 발견 가능성 제고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가고 싶은 도서관을 늘리고,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비치할 수 있는 장서 구입비도 대폭 늘려야 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시민들이 ‘즐거운 책 읽기 경험’을 하도록 돕는 독서정책의 환골탈태다. 즐거운 경험만큼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힘은 없다. 그렇지만 독서하지 않는 사람을 자석처럼 끌어들이는 유연한 독서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현실이다. 2006년 제정 이래 바뀐 적이 없는 독서문화진흥법의 개정(독서진흥위원회의 상설 기구화 등), 책의 수요 창출을 위한 정부 행정부서의 융합형 편제(기존의 관련 3개 부서를 통폐합한 독서·도서관·출판국의 신설), 독서 분야 정책 개발과 실행력 강화를 위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개편(한국독서출판문화진흥원으로 개칭)이 선행 과제다. 독서 기반의 확충 없이는 출판 발전도 요원하다는 점에서 ‘한국독서출판문화진흥원’의 출범은 서둘러야 할 중점 개혁 방안이다. 정부와 민간이 손을 맞잡는 거버넌스 전략으로 책과 대한민국이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이 ‘골든 타임’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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