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파업에 연대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 매체 ‘NRZ’의 기사. ‘NRZ’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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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외국선 정말 도서관과 연구시설 파업 없을까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 파업으로 촉발된 ‘파업권’vs‘학습권’ 논쟁
서울대 교수 “세계 어디에 도서관 난방 끄고 임금 투쟁하는 나라 있나”
외국 사례 살펴보니, 도서관 완전 폐쇄에 학생들 파업 지지 선언도
간호사들의 파업에 연대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 매체 ‘NRZ’의 기사. ‘NRZ’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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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교직원 파업이 있나요” 정말 다른 나라에는 이런 사례가 없을까? 국외에서도 대학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난방 등을 거론하며 학습권을 거론한 사례는 찾지 못했다. ‘독일에 혹시 유사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윤아무개(29)씨는 “아마 독일에서는 (도서관 등의) 난방이 논란이 된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며 “독일에선 대중교통 파업으로 아예 학교에 못 가는 일이 생겨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학생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교직원 파업이 있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독일에선 지난해 5월 교직원 파업으로 도서관이 아예 폐쇄된 일이 있었다. 독일의 훔볼트 대학에서 지난해 5월24일부터 근로장학생들과 대학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파업을 벌였고, 이들은 주말 저녁시간 도서관을 폐쇄했다. 17년 동안 임금 인상이 없었고, 크리스마스 보너스가 삭감됐다는 게 파업의 이유였다. 베를린 교원노조도 최근 유치원과 학교 폐쇄를 예고하는 파업을 통보했다. 지난 9일 베를린 교원노조는 “유치원과 학교가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파업이 도서관과 대학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 예고 이유는 임금 6% 인상안을 받아들이라는 것이었다. 하노버에서도 지난해 4월 벌어진 서비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우리나라의 ‘수능시험’ 격인 졸업 시험이 연기되기도 했다. 도서관·학교·병원도 이용이 제한됐다. 이들의 요구 또한 임금 6% 인상이었다. 프랑스에서도 도서관 폐쇄 사례가 있다. 프랑스 최대노총인 노동총동맹(CGT)은 지난달 26일 프랑스 최고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Grandes ?coles)로 알려진 ‘에꼴 노르말 쉬페리외 리옹’(?cole normale sup?rieure de Lyon)에서 도서관 노동자들이 파업하며 도서관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노동총동맹은 이곳에서도 교원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일부 학생들의 불만이 나왔지만, 지금은 학생들과 노동조합 간의 연대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또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대학본부가 학생들에게 파업으로 인한 도서관 이용 제한 등을 미리 공지한 사례들도 있었다. 지난해 2월27일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는 누리집을 통해 같은 달 28일부터 파업으로 인해 모든 수업이 중단되고 국립도서관과 헬싱키 대학교 도서관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미리 알렸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도 지난해 2월19일 학교 누리집에 올린 글에서 강사, 연구원, 도서관 사서 등이 속한 대학연맹(UCU)이 파업을 한다며, 파업 예상기간, 파업 참여 인원, 강의와 시험에 미칠 영향, 도서관에 미칠 영향 등을 미리 알렸다. _________
학부모와 학생들, 교사 파업 지지 선언도 파업으로 불편을 겪어야 하는 이들이 오히려 파업을 지지하고 나선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2월22일부터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680개 공립학교가 휴교했다. 주 전체 55개 카운티에 속한 모든 학군에서 교사들이 파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의료보험 인상의 부담을 노동자에게 돌리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사의 노동조건이 곧 학생들의 교육 환경’이라며 이들의 파업에 지지를 보냈다. 독일에선 지난해 뒤셀도르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파업했다. 이들은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파업은 52일간 지속됐고, 수술 3000여건이 취소·연기됐다. 하지만 환자들은 오히려 이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이들은 “간병인들이 너무 시간에 쫓기고 바빠 붕대도 제대로 못 갈아준다”며 병원이 이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노동조건 개선이 곧 자신들에게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돌아온다는 얘기였다. 환자들은 파업을 지지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였다. 대학 사례도 있다. 2017년 영국 킹스칼리지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혜민(23)씨는 “당시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으로 출근을 안 해 모든 관리 업무가 중단됐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파업 기간 학교 내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의 캠페인을 벌였다”며 “수업 시간 전에는 교수님이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을 틀어줬는데,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 이유와 이에 동참하자는 격려가 담긴 영상이었다”고 회상했다.
킹스칼리지 대학 학생들이 제작한 영상.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 이유를 설명하고 동참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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