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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박재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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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로봇 제작 열심이었던 동수에게
우리 장손 동수에게.
1997년 7월19일 동수는 아주 작은 아이로 엄마, 아빠 품에 왔었지. 하지만 크고 건강한 아이로 잘 커 줬어. 엄마는 그런 우리 동수가 너무 대견하고 감사했단다. 우리가 2013년 8월 말에 이사하면서 밝아진 네 모습도 보기 좋았어. 하지만 학교가 멀어져서 추위에 손이랑 얼굴이 많이 튼 모습을 보고 미안하기도 했어.
동수야, 엄마가 출근한다고 바빠서 수학여행 떠나는 날 제대로 밥도 못 챙겨줘서 혼자 아침 챙겨 먹고 학교에 갔었지. 그리고 세월호가 침몰하던 때에 네가 문자를 보냈었는데, 엄마는 그 문자도 한 시간 뒤에야 확인했단다. 뒤늦게 엄마가 전화했지만 너는 받지 못하더구나. 미안해.
동수야, 그래도 꿈에라도 가끔 찾아와줘서 고마워. 갑자기 꿈에 찾아와 교복을 하복으로 갈아입고 가더니, 명절에 찾아와서는 혼자 밥 챙겨 먹고 가더구나. 또 통닭 먹겠다고도 찾아왔었지.
요즘 너무 춥다 보니 너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구나. 겨울바람 맞아 퉁퉁 부운 입술이며 그렇게 힘들게 학교 통학하는데도 불평 없이 항상 엄마를 먼저 생각해주는 착한 동수였지. 학교에서는 로봇 제작 동아리 활동하면서 늘 열심이었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동수야, 진짜 너무도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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