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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박재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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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건축학도 꿈꾸던 영창에게
친구이자 애인 같은 우리 아들에게.
사랑하는 영창아. 보고 싶네. 너를 떠나보낸 지 벌써 300일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엄마의 시간은 지난해 4월16일에 멈춰 있구나.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네가 수학여행 가지 않으면 안 되냐고 했었지. 그래도 엄마는 학교생활에서 마지막 여행이라며 보냈는데…. 지금은 괜히 보냈다며 후회를 하고 있어.
너는 막상 수학여행 가기 전날에 기뻐서 잠도 못 자고 인터넷으로 제주에서 묵을 숙소 보면서 너무 좋다고 흐뭇해했는데…. 기억해? 네가 수학여행 가기 전에 엄마가 목욕도 시켜주고 손발톱과 수염도 깎아준 거. 그때가 생각나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영창아, 엄마한테 항상 뽀뽀해주던 아들이 그립고 그립다. 늘 착했고 형편이 어려워도 불만 없이 혼자 헤쳐나가려고 애썼던 듬직한 아들이었는데. 너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해서 미안해.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고 귀에도 들리지 않지만 항상 엄마 곁에 영창이가 있다고 믿고 있어.
영창아, 너무 가족들 걱정은 하지 마. 세상은 돌고 돈다고 하잖아. 언젠가는 우리 가족 다 만날 수 있을 거야. 엄마가 갈 때까지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엄마는 평생 잊지 않을 거야. 우린 운명이었잖아.
우리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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