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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0.17 18:56 수정 : 2014.10.18 10:35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한국방송의 새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지난 6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면서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엄밀히 말하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동명 원작 만화와 그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정작 국내 팬들은 드라마의 리메이크작으로 받아들이면서 두 작품을 비교하며 아쉬움 혹은 기대감을 표하는 중이다. 그만큼 <노다메 칸타빌레>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라마라는 걸 나타내는 사례다.

2006년 후지티브이에서 방영된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미 대성공을 거둔 원작에 이어 큰 인기와 호평을 동시에 얻어낸 작품이다. 클래식 음악이라는 전문적이고 까다로운 소재를 젊은이들의 성장드라마와 잘 조화시키는 한편, 코미디와 진지한 분위기를 자유분방하게 오가는 만화적 상상력을 훌륭하게 영상화하며 원작 팬들에게는 물론 폭넓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진작부터 리메이크 소문과 더불어 가상 캐스팅 놀이가 유행할 정도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노다메(우에노 주리)는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지녔지만 아직 그 천재성이 만개하지 않아 기복이 심한 소녀다. 성격도 그야말로 ‘사차원’에 가까워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기 어렵다. 또 다른 주인공 지아키 신이치(다마키 히로시)도 범접하기 어려운 인물이긴 마찬가지다. 천재적인 음악성과 완벽한 외모로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으나 오만한 왕자병 증세 때문에 정작 친구는 없다. 노다메와 지아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소통능력의 부재는 이들이 진화하는 데 높은 벽으로 작용한다.

두 사람이 함께 처음으로 연주하는 곡이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서로의 연주에 귀 기울이며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완성되는 연탄곡은 소통에 대한 더없이 적절한 비유다. 드라마가 여러 음악 장르 중에서 오케스트라를 중심 소재로 삼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제각각의 악기들이 조율하며 화음을 찾아가는 오케스트라는 그 자체로 소통과 관계에 대한 은유와도 같다. 지아키가 지휘자를 꿈꾸고, 그를 사랑하는 노다메가 그와의 협주를 소망하는 것은 이들이 성장해나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잘 말해준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 미완의 두 음악 천재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보다 더 보편적인, 미숙한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에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수많은 젊은이들이 있고, 그들 앞에는 동일한 성장의 질문이 공평하게 놓인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이 길이 정말 원하는 길은 맞는 것인지, ‘해마다 수많은 음대생이 배출되지만 프로 오케스트라의 숫자는 한정된 현실’ 안에서 고민하지 않을 젊은이들은 없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다만 같은 꿈을 꾸는 그들은 “지금 이 순간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기쁨”에 충실할 뿐이다. 그 순수한 즐거움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은 청춘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임을 증명한다. 청춘드라마 장르가 오래전에 실종된 국내에서 이 작품이 유독 사랑받은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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