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03.24 18:19 수정 : 2019.03.24 19:10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에 관해서라면 모든 룰을 깨는 것으로 여겨졌다. 트럼프는 전임자들 중 누구도 그런 기회를 가지려 하지 않은 것과 달리,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두번이나 직접 만났다. 그는 평양에 타협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한반도 일대에서 실시해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다. 또 워싱턴과 평양 간의 수십년에 걸친 적개심을 종식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과 진짜로 협상해야 할 때가 왔을 때, 트럼프는 전임자들과 똑같은 전통적 접근법으로 돌아갔다. 하노이에서 그는 김정은에게 북한의 모든 대량파괴무기(WMD)를 완전히 해체하는 대가로 제재를 제거하는 ‘그랜드 바겐’(빅딜)을 제안했다. 다시 말해, 트럼프는 ‘북한은 대가를 받기 전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되풀이했다. 더구나 트럼프는 악명 높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장을 받아들여, 북한에 대한 요구를 핵무기에서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로 확장했다.

북한의 협상 수단은 ‘핵’뿐이다. 또 북한은 미국이 약속을 끝까지 지킬 거라고 믿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합의 내용을 양심적으로 지켰음에도 이란 핵합의를 파기했다. 그 결과, 북한은 특정 제재를 제거하는 대가로 (영변의) 핵 단지를 해체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주장했다.

하노이의 교착은 이것이다. 즉, 트럼프는 크게 가려 했고, 김정은은 작게 가려 했다. 협상은 분명 하노이에서 탈선했다. 그러나 회복할 수 없는 피해는 아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미사일 실험 유예를 지키고 있다. 미국은 북한 근처에서의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있다. 남북한은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화해 조처를 협상하고 있다. 현재의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사설에서 밝혔듯 “더 작은 단계들을 논의하기 위해 낮은 레벨의 협상가들을 테이블로 다시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렇게 생각지 않는다. 대통령은 존 볼턴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쌌다. 그들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혐오를 숨긴 적 없는 이들이다.

트럼프는 자신만이 북-미 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다른 범죄 조직의 수장과 휴전을 협상하는 범죄 보스와 같다. 이것은 마피아 단원들이 영역 싸움을 끝내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는 부동산 거물로 마피아와 많은 거래를 했던 트럼프가 국제 문제를 다루는 방법과 정확히 같다.

미국과 북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대비책은 더 지각 있는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2년 더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긴다 해도, 그들의 대북 정책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대북 접근법을 비판해왔고, 협상에 관한 한 똑같은 ‘올 오어 나싱’ 접근을 택한다.

그러나 여기 세번째 옵션이 있다. 한국은 트럼프가 참모들의 저항과 자신의 위엄에 대한 망상을 극복할 것이란 희망을 버려야 한다. 한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관한 제재 면제를 위해 훨씬 더 열심히 움직여야 한다. 쉽진 않을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신호를 보고 싶어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얻는 한 가지 방법은 미국 기업들이 미래의 경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에는 미국 기업이 포함되지 않았고, 금강산 관광은 남북만의 프로젝트였다. 그 대신 원산에 매리엇호텔이 포함된 새로운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상상해보라. 맥도널드 점포 몇개나 펩시와의 독점 구매 계약 같은 것도 좋다. 트럼프 골프장은 어떤가.

솔직히 나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이건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린 가끔 평화라는 이름으로 내키지 않는 타협도 해야 한다. 우리가 골프장 가격으로 남북 평화를 살 수 있다면, 그래서 덤으로 북-미 긴장완화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그걸 지지하겠다.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세계의 창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