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모욕과 위협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상황은 총격이나 폭탄 공격 없이 사그라들겠지만,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는 궁극적으로 합리적 결정을 내릴 안정된 성인으로 볼 수 없어서다. 트럼프는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불합리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제론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음모를 내놓으며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조건으로 시민권을 요구한다. 트럼프는 이를 이용해 첫 흑인 대통령의 정당성을 공격했다. 5년이나 논쟁을 벌이다 자신의 대선 운동이 마무리되던 지난해에야 이 주장을 포기했다.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오바마의 출생 배경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었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최근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자신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던 데 분노했다. 미국 대통령은 선거인단 수로 결정되고, 이는 어떤 후보가 각 주에서 승리하는지에 달렸다. 얼마나 많은 표 차이로 이겼는지는 중요치 않다. 실제로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200만표 이상을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에선 밀려 패배했다. 트럼프는 유권자 수백만명이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불법 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투표 부정에 대한 많은 조사가 있었으나, 투표 부정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만명이 불법 투표를 하고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키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언론에서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보도할 때 그는 이것이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잘못됐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맹렬히 비판할 뿐이다. 심지어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가 자신의 승리를 도왔다는 뉴스마저 비난했다.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당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정부의 움직임을 알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에 대해 놀랄 만큼 무지하다. 2010년 통과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는 이후 정계의 핵심 이슈였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바마케어를 비난했으나, 대통령 취임 후엔 “건강보험이 이렇게 복잡한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에선 건강보험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르겠고 생명보험과 혼동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주요 대선 공약은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따라 장벽을 쌓고 이민자 진입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명백히 이 국경의 많은 부분을 리오그란데 강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면 멕시코 정부가 장벽을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물론 멕시코 정부는 이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럼프를 둘러싼 모순은 끝이 없다. 그는 오전·오후용으로 나눠 두 권의 브리핑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엔 긍정적 뉴스만 담긴다. 트럼프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도 이 자료는 트럼프가 널리 사랑받으며, 그의 발언은 모두 성공적이라고 적는다. 트럼프는 전쟁이나 고통이라곤 모르는 응석받이 부자 소년 같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를 대면서 베트남전 징집을 모면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리얼리티쇼 사회자로 명성을 얻은 그는 여전히 자신이 그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끊임없이 놀라운 일을 약속하면서, 대중의 질문엔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기다려보라는 여지만 남긴다. 단 하나의 긍정적 신호는 외교와 국방을 관장하는 제임스 매티스 등이 비교적 분별력 있고 냉철하단 점이다. 그들이라면 불필요한 전쟁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대통령 의사에 따라 일하며, 군사작전에 대한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린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는 김정은의 자제력에만 기대야 할 처지다.
칼럼 |
[세계의 창] 한국은 트럼프를 두려워해야 할까? / 딘 베이커 |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모욕과 위협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상황은 총격이나 폭탄 공격 없이 사그라들겠지만,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는 궁극적으로 합리적 결정을 내릴 안정된 성인으로 볼 수 없어서다. 트럼프는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불합리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제론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음모를 내놓으며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조건으로 시민권을 요구한다. 트럼프는 이를 이용해 첫 흑인 대통령의 정당성을 공격했다. 5년이나 논쟁을 벌이다 자신의 대선 운동이 마무리되던 지난해에야 이 주장을 포기했다.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오바마의 출생 배경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었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최근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자신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던 데 분노했다. 미국 대통령은 선거인단 수로 결정되고, 이는 어떤 후보가 각 주에서 승리하는지에 달렸다. 얼마나 많은 표 차이로 이겼는지는 중요치 않다. 실제로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200만표 이상을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에선 밀려 패배했다. 트럼프는 유권자 수백만명이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불법 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투표 부정에 대한 많은 조사가 있었으나, 투표 부정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백만명이 불법 투표를 하고 비밀을 누설하지 않도록 입단속을 시키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언론에서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보도할 때 그는 이것이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잘못됐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맹렬히 비판할 뿐이다. 심지어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가 자신의 승리를 도왔다는 뉴스마저 비난했다.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의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당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정부의 움직임을 알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에 대해 놀랄 만큼 무지하다. 2010년 통과된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는 이후 정계의 핵심 이슈였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바마케어를 비난했으나, 대통령 취임 후엔 “건강보험이 이렇게 복잡한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에선 건강보험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르겠고 생명보험과 혼동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주요 대선 공약은 멕시코와 미국 국경을 따라 장벽을 쌓고 이민자 진입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명백히 이 국경의 많은 부분을 리오그란데 강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끝나면 멕시코 정부가 장벽을 설치하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물론 멕시코 정부는 이 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럼프를 둘러싼 모순은 끝이 없다. 그는 오전·오후용으로 나눠 두 권의 브리핑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엔 긍정적 뉴스만 담긴다. 트럼프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도 이 자료는 트럼프가 널리 사랑받으며, 그의 발언은 모두 성공적이라고 적는다. 트럼프는 전쟁이나 고통이라곤 모르는 응석받이 부자 소년 같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를 대면서 베트남전 징집을 모면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리얼리티쇼 사회자로 명성을 얻은 그는 여전히 자신이 그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끊임없이 놀라운 일을 약속하면서, 대중의 질문엔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기다려보라는 여지만 남긴다. 단 하나의 긍정적 신호는 외교와 국방을 관장하는 제임스 매티스 등이 비교적 분별력 있고 냉철하단 점이다. 그들이라면 불필요한 전쟁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또한 대통령 의사에 따라 일하며, 군사작전에 대한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린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는 김정은의 자제력에만 기대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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