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교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미국과 벌이고 있는 새로운 라운드의 치킨게임은 사상 최강의 대북 제재 속에 8월 위기를 맞이하며 막바지 승부 다툼을 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경고했고, 이에 북한은 8월 중순까지 괌 포위 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한다고 한다. 북한과 미국 모두 타격 목표로 상대의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이번의 치킨게임은 역대 최고 수위에서 치러진다. 위기는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말 그대로 8월엔 위기의 극치를 보여줄 것이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위기가 극에 달하면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은 대미 관계에서 시종일관 하나의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하기에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두 손을 들 것이란, 신앙에 가까운 확신이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아이시비엠을 발사하며 북한은 이젠 그 “끝까지”가 막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최후 승리의 통장훈(외통장군)을 부를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한다. 그런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사상 최강의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통과시켰다. 북한은 한·미와 중·러를 싸잡아 비난하며, 이를 “사상 최악의 제재 압박과 도발 책동”이라고 한다. 이 최악의 압박은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시공간을 최대한 좁혀가고 있다. 북한은 자금과 에너지가 고갈돼가고 있다. 사면초가의 북한으로서는 북-미 치킨게임의 수위를 최대한 높여가면서, 동시에 시간과의 다툼을 벌여야 한다.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원인이기도 하다. 북한의 ‘초강경 대응’에는 이른바 ‘전략적 요충지론’이 뒤받침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지난날에는 강대국에 당하기만 하던 숙명론적 운명이, 김정은 시대에 ‘핵강국’이 되면서 지정학적 우세로 강대국들까지 쥐락펴락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과대망상이다. 그렇지만 작금의 여러 강대국들이 북핵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 맹탕 소리는 아닌 것 같다. 북한은 적어도 지정학적 지위 때문에 미국이 자기를 쉽사리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중국과 러시아도 자기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거기에 핵무장까지 하였기에 “전략적 지위가 최상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결국 그 “전략적 지위”가 북한이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저력’이다. 거기에 더해 북한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제재와 압박은 한편으로는 북한의 자금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와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적개심을 축적하여 왔다. 한·미는 북한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제재를 가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재를 가할수록 북한은 내부 응집력을 결집하며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제재가 역작용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제재는 한·미와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적개심을 고양시키며 핵·미사일을 밀어붙이는 다른 하나의 동력이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금의 치킨게임에서 트럼프의 미국도 드림팀도 없다. “화염과 분노”를 경고하며 북한 정권의 “종말과 파멸”까지 거론한다. 트럼프는 “가능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일들이 북한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하면서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리하여 북한의 아이시비엠 발사 후 처음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8월 위기의 막을 올린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한국전쟁 후 최대의 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른다. 물극필반의 뒷말은 부극태래(否極泰來)다. 역경이 순경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최대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 북핵 위기의 발단은 북-미 관계다. 북-미 관계가 풀려야 북핵 위기가 해소된다.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한국이 8월 위기를 궁극적으로 극복하는 길은 단순한 제재가 아니다. 사즉생의 결단으로 미국을 설득하여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는 길이다.
칼럼 |
[세계의 창] 북핵제재와 8월위기 / 진징이 |
베이징대 교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미국과 벌이고 있는 새로운 라운드의 치킨게임은 사상 최강의 대북 제재 속에 8월 위기를 맞이하며 막바지 승부 다툼을 하는 것 같다.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경고했고, 이에 북한은 8월 중순까지 괌 포위 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한다고 한다. 북한과 미국 모두 타격 목표로 상대의 본토를 겨냥하고 있다. 누가 봐도 이번의 치킨게임은 역대 최고 수위에서 치러진다. 위기는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말 그대로 8월엔 위기의 극치를 보여줄 것이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위기가 극에 달하면 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은 대미 관계에서 시종일관 하나의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하기에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국 두 손을 들 것이란, 신앙에 가까운 확신이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아이시비엠을 발사하며 북한은 이젠 그 “끝까지”가 막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최후 승리의 통장훈(외통장군)을 부를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한다. 그런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사상 최강의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통과시켰다. 북한은 한·미와 중·러를 싸잡아 비난하며, 이를 “사상 최악의 제재 압박과 도발 책동”이라고 한다. 이 최악의 압박은 북한이 움직일 수 있는 시공간을 최대한 좁혀가고 있다. 북한은 자금과 에너지가 고갈돼가고 있다. 사면초가의 북한으로서는 북-미 치킨게임의 수위를 최대한 높여가면서, 동시에 시간과의 다툼을 벌여야 한다.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원인이기도 하다. 북한의 ‘초강경 대응’에는 이른바 ‘전략적 요충지론’이 뒤받침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지난날에는 강대국에 당하기만 하던 숙명론적 운명이, 김정은 시대에 ‘핵강국’이 되면서 지정학적 우세로 강대국들까지 쥐락펴락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과대망상이다. 그렇지만 작금의 여러 강대국들이 북핵 문제로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 맹탕 소리는 아닌 것 같다. 북한은 적어도 지정학적 지위 때문에 미국이 자기를 쉽사리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중국과 러시아도 자기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거기에 핵무장까지 하였기에 “전략적 지위가 최상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결국 그 “전략적 지위”가 북한이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저력’이다. 거기에 더해 북한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제재와 압박은 한편으로는 북한의 자금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와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적개심을 축적하여 왔다. 한·미는 북한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제재를 가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재를 가할수록 북한은 내부 응집력을 결집하며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제재가 역작용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결국 제재는 한·미와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적개심을 고양시키며 핵·미사일을 밀어붙이는 다른 하나의 동력이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금의 치킨게임에서 트럼프의 미국도 드림팀도 없다. “화염과 분노”를 경고하며 북한 정권의 “종말과 파멸”까지 거론한다. 트럼프는 “가능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일들이 북한에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하면서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리하여 북한의 아이시비엠 발사 후 처음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8월 위기의 막을 올린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한국전쟁 후 최대의 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른다. 물극필반의 뒷말은 부극태래(否極泰來)다. 역경이 순경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최대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 북핵 위기의 발단은 북-미 관계다. 북-미 관계가 풀려야 북핵 위기가 해소된다.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한국이 8월 위기를 궁극적으로 극복하는 길은 단순한 제재가 아니다. 사즉생의 결단으로 미국을 설득하여 북한과 관계 개선을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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