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미국 경제의 많은 부문에서 나타나는 독점에 가까운 경제력 집중 현상에 최근 몇 년간 관심이 커가고 있다. 구글은 검색엔진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에서 압도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도서 판매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 분야에서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 중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 대기업에 수십 년 동안 기업 수익이 집중됐다. 정치인들이 독점 기업의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염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우선 노동자들의 임금을 희생시킨 대가로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대침체기에 고용이 붕괴함에 따라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한 건 사실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에 26.4%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0년대의 최고점이었던 21.8%보다 5%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소수 거대기업으로 수입이 집중되는 현상은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한 2005년보다도 앞서 나타났다. 그런 현상은 부동산 거품과 관련된 대출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더욱 확대됐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은 지난 2년 동안 상당히 하락했다. 이는 독점의 심화가 노동자의 임금을 희생시켜 독점 기업의 이윤을 늘린다는 식의 단순논리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독점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돌아갔어야 할 몫을 끌어가고, 그 과정에서 혁신을 저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타당하다. 또 독점 기업의 노동자들은 경쟁사의 노동자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독점 기업에 이익이 집중되는 것이 전체 경제의 임금 불평등을 키우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 독점 심화를 막기 위한 방법은 우선 거대 독점 기업들이 경쟁자를 제거할 목적으로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반트러스트법(독점 금지 정책)이다. 이 정책이 시행됐다면 최근 몇 년간 있었던 많은 기업 인수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뒤 와츠앱을 사들인 사례 같은 것 말이다. 당국은 앞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목적의 기업 인수 시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러한 합병에 대해서는 주식 강제매각 등 투자를 철회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특허권 남용 또한 경쟁 촉진을 방해하는 요소다. 최근 특허권은 혁신을 촉진하기보다 경쟁자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것은 애플과 삼성 사이의 오랜 특허 전쟁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양쪽은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때마다 다른 한쪽이 제기하는 특허 침해 소송에 직면해야 했다. 거대 기업인 애플과 삼성이 소송에서 입은 피해는 법률 비용 지출과 단기간 스마트폰 시장 접근이 제한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전략을 통해 이들과 경쟁하는 소규모 기업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했다. 미국은 특허권의 힘을 제한하는 동시에,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선 별도의 조처를 고려해봐야 한다. 과거 에이티앤티(AT&T)가 전화 산업의 독점권을 쥐었을 때 미국 정부는 에이티앤티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적절한 사용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구글 등에도 비슷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트러스트법까지 갈 필요도 없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기존에 있는 법을 제대로 집행하라. 우버는 법을 지키는 것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 우버는 운전자를 위한 안전 점검, 차량 안전검사, 노동 규칙을 무시한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 물품과 달리 아마존 판매 물품은 소비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우편 구매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낡은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소비세 비용 절감이 아마존의 창립 이래 누적 이익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크다. 거대 기업의 독점 해소를 요구하기 전에, 우선 그들에게 세금 및 규제 관련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칼럼 |
[세계의 창] ‘반트러스트법’ 시절로 돌아가야 하나? / 딘 베이커 |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소장 미국 경제의 많은 부문에서 나타나는 독점에 가까운 경제력 집중 현상에 최근 몇 년간 관심이 커가고 있다. 구글은 검색엔진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에서 압도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도서 판매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 분야에서 압도적 지배력을 행사 중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 대기업에 수십 년 동안 기업 수익이 집중됐다. 정치인들이 독점 기업의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염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우선 노동자들의 임금을 희생시킨 대가로 기업 이익이 증가한다는 생각은 너무 단순하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대침체기에 고용이 붕괴함에 따라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한 건 사실이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에 26.4%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0년대의 최고점이었던 21.8%보다 5%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소수 거대기업으로 수입이 집중되는 현상은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한 2005년보다도 앞서 나타났다. 그런 현상은 부동산 거품과 관련된 대출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더욱 확대됐다. 아울러 영업이익률은 지난 2년 동안 상당히 하락했다. 이는 독점의 심화가 노동자의 임금을 희생시켜 독점 기업의 이윤을 늘린다는 식의 단순논리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독점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돌아갔어야 할 몫을 끌어가고, 그 과정에서 혁신을 저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타당하다. 또 독점 기업의 노동자들은 경쟁사의 노동자들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독점 기업에 이익이 집중되는 것이 전체 경제의 임금 불평등을 키우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 독점 심화를 막기 위한 방법은 우선 거대 독점 기업들이 경쟁자를 제거할 목적으로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반트러스트법(독점 금지 정책)이다. 이 정책이 시행됐다면 최근 몇 년간 있었던 많은 기업 인수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뒤 와츠앱을 사들인 사례 같은 것 말이다. 당국은 앞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목적의 기업 인수 시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러한 합병에 대해서는 주식 강제매각 등 투자를 철회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특허권 남용 또한 경쟁 촉진을 방해하는 요소다. 최근 특허권은 혁신을 촉진하기보다 경쟁자를 괴롭히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것은 애플과 삼성 사이의 오랜 특허 전쟁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양쪽은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때마다 다른 한쪽이 제기하는 특허 침해 소송에 직면해야 했다. 거대 기업인 애플과 삼성이 소송에서 입은 피해는 법률 비용 지출과 단기간 스마트폰 시장 접근이 제한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전략을 통해 이들과 경쟁하는 소규모 기업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당했다. 미국은 특허권의 힘을 제한하는 동시에,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선 별도의 조처를 고려해봐야 한다. 과거 에이티앤티(AT&T)가 전화 산업의 독점권을 쥐었을 때 미국 정부는 에이티앤티가 보유한 모든 특허를 적절한 사용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구글 등에도 비슷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트러스트법까지 갈 필요도 없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기존에 있는 법을 제대로 집행하라. 우버는 법을 지키는 것을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다. 우버는 운전자를 위한 안전 점검, 차량 안전검사, 노동 규칙을 무시한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 물품과 달리 아마존 판매 물품은 소비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우편 구매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낡은 조항에 근거한 것이다. 소비세 비용 절감이 아마존의 창립 이래 누적 이익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크다. 거대 기업의 독점 해소를 요구하기 전에, 우선 그들에게 세금 및 규제 관련 편익을 제공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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