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청년들의 요구는 다양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일자리 숫자 늘리기만이 청년문제 해결의 전부라고 얘기하는 건 좀, 아니죠.”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청년유니온 사무실에서 만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정부의 청년 일자리 대책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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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노조’가 아니라 ‘유니온’인가? 청년유니온은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역 부근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 불광동의 청년허브(서울시 청년지원기관)에 입주해 있다가 지난해 3월 계약이 만료된 뒤, “야생으로 가자”는 생각으로 비싼 월세 부담을 감수하고 이곳으로 이전했다. 저녁 6시를 넘긴 시간에도 각자 업무와 회의로 사무실은 분주하고 떠들썩했다. 벽면의 일정표 보드 옆으로 ‘이번주 주번은 나야 나’ ‘김민수 정남진’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종이가 눈에 띄었다. ―위원장도 주번을 해요? “그럼요. 주번이 화장실 청소도 하고 건물 밖 흡연구역 청소도 해요.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고 욕 많이 먹고 있어요.(웃음)” ―다음달에 청년유니온 차기 위원장 선거가 있다면서요. 이번에는 출마 안하세요? “또 하면 적폐죠.(웃음) 저희 규정에 연임까지만 가능해요. 3선 금지입니다.” ―2014년부터 4년 동안 했으니 역대 위원장 가운데 가장 장기집권하신 셈인데(웃음) 비결이 뭡니까? “사람을 못 남기면 장기집권해요. 정치인은 활동 잘하면 연임하는데, 우리는 일을 제대로 못하면 어쩔 수 없이 장기집권해요.(웃음)” 15~39살 청년만 가입하는
사업장 아닌 세대별 첫 노조
2014년부터 위원장 맡아
“기업이나 산업 단위 아니라
커뮤니티 기반으로 활동” 청년유니온은 7개 지역별 지부와 세대별 지부인 청소년유니온을 포함해 전국 14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주 연령대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청년유니온은 그간 편의점이나 감정노동 실태 조사, 산학협력 현장실습생 실태 조사 등을 벌여 사회적으로 공론화했고,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운동, 노동착취기업 실태를 폭로하는 블랙기업운동, 최저임금 인상운동 등을 벌이는 한편, 청년기본법 제정운동, 총선 청년네트워크활동 등 정책 캠페인도 앞장서 진행해 왔다. ―청년유니온 홈페이지에 걸린 회원가입 캠페인을 봤는데 ‘다섯 번째 보험에 가입하세요’라고 씌어 있더군요. 국민연금, 산재, 의보(건강보험), 고용보험에 이어서 청년유니온 가입이 다섯 번째 보험이라고…. 노조라는 명칭 대신 ‘유니온’이라는 영어식 표현을 쓴다거나 노조 가입을 보험에 비유하는 건, 청년 세대가 노조에 대해서 가지는 정서적 이질감이나 거부감을 감안해서 그런 건가요? “그런 요소가 있죠. 유니온이란 명칭을 쓰게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청년세대의 노동운동에 대한) 이질감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였고요. 두 번째는 우리보다 청년노조를 먼저 만든 일본에서 유니온이란 이름을 썼는데 그 사례를 차용하는 과정에서 그 명칭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에서 쓴 영어 풀네임은 ‘커뮤니티 유니온’이에요. 기업이나 산업 단위가 아니라, 지역이든 공통의 관심사든 커뮤니티 기반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거죠.” ―청년유니온을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보통 어떻게 소개를 하세요? “상대에 따라 달라요.” ―음, 그럼 나 같은 중장년층 세대에게 설명한다면? “어른들한테는 노조보다 청년을 더 강조해요. ‘청년들이 봉착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그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만든 조직이다. 주로 일자리와 노동 문제에 대응한다’ 이런 식으로요.” _________
조직이 커지길 바라지 않는다 ―청년유니온 슬로건이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던데요. 멋진 광고 카피 같아 전 좋았어요.(웃음) 그런데 슬로건부터 전형적 의미의 노조라기보다는 청년 커뮤니티나 사회운동단체 같은 느낌을 줍니다. 청년유니온에 가입하면 조합원으로서 어떤 이득을 누릴 수 있죠? “글쎄요… 보람?” ―보람이요?(웃음) “보람, 소속감, 자부심…(웃음) 지금으로선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개별 사업장 단위로 조직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린 청년 공통의 이익을 주장하는데, 이건 사업장에 기반한 노조 활동에 비해 추상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거나 고용보험을 개혁해야 한다거나….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직접적 이익에 집중하면 조합주의에 빠지기 쉽고, 사회적 활동과 정책화에 중심을 두면 조직이 느슨해질 수 있어서 양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데, 그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간 청년유니온이 사회적 활동에 치중해 온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일까요? 지난 수년간 활발한 활동으로 청년유니온의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에 비하면 회원 수의 증가는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것 같네요. “저희는 조직 확대를 기대하지 않아요.” ―(놀라며) 정말요? “조합원이 된다고 무슨 프리미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조합원이 막 늘어난다면 그게 더 신기한 일 아닌가요?(웃음) 저는 유니온이 엄청 커지고 확대되는 것보다, 작은 유니온들로 쪼개지고 그 전체 수가 많아지는 게 낫다고 봅니다. 최근 결성된 방송작가노조를 보면서도 느낀 건데, 직종별, 업종별, 혹은 지역별로 유니온 모델이 계속 세포분열하거나 새롭게 결성되어야 예각화된 조합원의 이익을 더 잘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개는 영향력의 확대를 위해서 ‘조직의 통합과 집중’을 이야기하는데, 정반대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그러니까, 잘게 분화된 더 많은 유니온들이 큰 조직 하나보다 낫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예를 들면 ‘어도비 유니온’ 같은 걸 생각해 본 적도 있어요. 어도비(Adobe)라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만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션 도구를 쓰는 직업들이 많아지니까, 이 툴을 써서 웹디자인을 한다든가 하는 조합원들이 10명이라도 모여서 유니온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하나를 크게 하는 것보다 작고 고유한 조직을 많이 만들자는 거죠.” 김민수가 생각하는 노동운동은 단일 깃발 아래 모인 큰 군사형 조직이 아니라, 밤하늘 은하수처럼 각자 고유한 형태로 존재하되 큰 흐름 안에서 함께하는 무수히 작은 별들의 연합에 가까운 것 같았다. ―2010년 3월 창립총회를 했잖아요. 그 뒤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받는 데 거의 2년쯤 걸린 거죠? “3년 걸렸죠.” ―3년이에요?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게 2012년 2월이라고 나와 있던데? “행정소송에서 이기고 나서도 전국 단위의 노조설립신고필증을 받는 데 1년이 더 걸렸거든요. 2013년 4월30일. 전국 필증을 받은 날이에요.” ―3년이나 걸릴 정도로 문제가 된 쟁점이 뭐예요? “구직자 문제요.” “일하고 꿈꾸고 저항한다” 내걸고
청년 취업·노동권·인권 등
당사자 목소리 대변하는 활동
편의점·현장실습생 실태 조사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운동도 ―구직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주느냐 마느냐? “맞아요.” ―이해가 안 가네요. 기업별 노조가 아니라 산별노조와 같은 초기업적 노조에서는 구직자나 실직자도 조합원 자격을 갖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근데 2013년에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노조설립 취소 통고를 할 때도 같은 이유였거든요. 해직 교사가 조합원으로 남아 있다고.” ―아, 그랬죠. 근데 어떻게 뒤늦게라도 청년유니온한텐 신고필증을 내줬을까요? 전교조는 아직도 법외노조인데. “이명박 정부 때 설립신고를 여섯 번이나 냈는데 계속 떨어지니까 우리도 많이 지쳤죠. 그러다가 2013년 박근혜 정부 새로 출범하니까 한 번 더 내보기나 하자 했어요. 근데 신고필증을 내주더라고요. 어! 이거 뭐지? 우리도 사실 얼떨떨했어요.(웃음)” ―어떻게 허가가 나왔는지 나중에 들은 얘기도 없어요? “몰라요. 어떤 기자들은 그러더라고요. 타이밍 덕이라고.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경제민주화니 뭐니 이런 걸 브랜딩할 때니까, 뭔가 좀 생색도 내고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할 수 있는 걸 찾는데, 저희 같은 애들 허가해 준다고 해서 특별히 위험할 것 같지도 않고(웃음) 타이밍이 딱 좋았다고요.”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건 어부들인데, 그 어부들이 조금 더 건강하고 따뜻하고 평화롭게 그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기성세대들이 과거에 배운 고기 잡는 법은 이젠 아무 쓸모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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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장 먼저 맞는 자들의 힘 ―청년유니온은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조인데, 특별히 청년층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노사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그리고 본사와 하청업체 간 관계처럼 여러 층위의 갈등이 존재하지만, 노동자 내부의 세대갈등이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청년들이 덜 대변되거나 더 취약한 영역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용보험제도 같은 경우도 이미 취업한 사람들한테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거나 안착하지 못한 청년들에겐 불리하게 설계돼 있거든요.” ―구체적으로? “앞으로 개선될 거라곤 하지만, 30세 이하는 고용보험 수급일수가 짧아요. 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은 보호받기도 힘들고요. ‘열정페이’ 같은 이슈도 그렇잖아요. 과거엔 인턴 같은 게 많지 않았으니까 예전엔 없던 신종 노동문제예요. 청년노동시장의 특징적인 영역이 존재하는 거죠.” ―그렇군요. “청년은 노동시장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하고 있는 세대입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비정규직의 폭발적 양산, 외주-하청, 위탁, 프랜차이즈의 확산, 이제는 4차산업이니 뭐니 하면서 모든 노동자를 사용자화하는 노동시장의 압력이 있고요. 이런 변화를 제일 전면에서 맞게 되는 게 지금 20대 청년세대인 거죠. 지금 이 상태에서 청년유니온 같은 조직들이 그 길목을 지키고 서서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그 뒤의 세대는 자기 목소리를 낼 틈도 없이 이런 지배적 구조에 다 ‘몰빵’해야 해요.” ―청년층에서 시작된 저임금 알바가 전 연령대로 퍼진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지금 청년들이 일차적인 폭탄을 맞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지금 청년들이 40대가 넘어도 계속될 거 아닙니까? 그럼 청년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세대 전반의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요? 지역 등 8개 지부 1400명 회원
“청년유니온 이름 몰라도
‘선 혜택, 후 참여’ 하면 돼”
“노동 변화 온몸으로 겪는 청년
뒷세대 위해서라도 목소리 내야” “그러니까 더더욱 ‘그런 경험을 누가 축적하고 있을 건가’가 중요하지요. 청년유니온은 ‘불가피하게 등장한 조직’이에요. 그 역할을 기존의 노동운동이 대신 하지 못하니까. 누군가는 등장해서 이런 새로운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겠죠. 10년 뒤에 청년유니온에 있던 활동가들이 다 어디로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전 <1987> 영화를 못 봤지만, 어떤 경험을 공유하고 성장한 학생운동의 주체들이 한 시즌을 정리하고, 첨단의 변화에 대한 대응주체로 나아가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요?” ―청년유니온이 일종의 보험이라고 홍보는 하시지만, 조합원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배타적 이권은 거의 없고, 다른 청년들이나 노동자들이 청년유니온의 활동에 힘입어서 혜택을 보는 경우가 많죠. 피자 30분 배달제를 폐지한 거라든가 열정페이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린 거라든가…. 직접 활동에 참여는 안 하면서 프리라이더(Free rider·공짜 수혜자)로 이익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선변화 후조직’이라고 생각해요. (조직에 참여하는 건) 후불하면 돼요.(웃음) 청년유니온은 모르지만 열정페이라는 이슈가 있고, 이런 변화가 있다는 걸 접하게 된다면 거기 영향받은 사람들이 나중에 ‘참여’라는 비용을 후불로 내겠죠. 그 후불을 잘 받아서 조직하는 건 청년유니온의 과제고요.” _________
고등학교때 별명은 ‘이게 말이 돼?’ ―제가 김민수 위원장을 알고 지낸 지 몇 년이 되었지만, 개인사에 대해선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청년 일자리나 청년정책 얘기가 나올 때마다 패널로 등장하는 인물인데, 어떤 언론에서도 개인사 얘기를 꺼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랬나요? 제가 좀 신비주의라서….(웃음)” ―괜찮다면 호구조사부터 합시다.(웃음) 고향이 어디예요? “서울이고요. 여동생 하나 있어요. 서초동 반지하에서 나고 자라서 12살 이후 은평구로 이사 와서 계속 살고 있고요. 6개월 전에 본가에서 나와서 독립했어요.” ―2012년 8월에 참여연대 기관지에 기고한 글을 보니까 고등학교 때 별명이 ‘이게 말이 돼?’였다면서요. “아, 난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어디서 찾아 읽으셨어요?(웃음) 네, 그 별명 맞아요. 고등학교 때 광우병 촛불집회가 있었어요. 그때 저희 어머니가 ‘마이클럽’이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들어가곤 했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모니터 창을 띄워놓으신 채로 주무시러 가셨을 때, 제가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거죠.(웃음) 와, 대박! 이럴 수가… 말도 안돼! 하면서, 어떤 정치적 의사 결정이 나의 식탁, 나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단 걸 처음 알았죠.” ―아, 나도 컴퓨터 관리 잘해야겠다.(웃음) “하하하, 나중에 어머니가 땅을 치고 후회하셨어요. 좀 더 시간이 지나선 본인 생각을 정정하셨지만요. ‘내가 안 보여줬어도 지가 어차피 그럴 놈이었다’고.(웃음)”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청년유니온 사무실에서 이진순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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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청년 일자리 늘리기에 연연하지 말라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고용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부처별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지난 10여년간 정부가 총 21회에 걸쳐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놨지만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면서 향후 3~4년간 긴급자금을 투입해서 비상한 각오로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일자리 대책은 실효를 거둘 수 있을까? 김민수의 예상은 다소 비관적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을 우선하는 게 문제란 얘기인가요? “일자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고요.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되어 있잖아요. 어차피 일자리는 민간의 경기 변동에 따라 만들어지는 측면이 크고, 정부가 노동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인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더 다양한 일들을 놔두고 일자리 숫자 늘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냐는 거죠. 그동안 이것저것 했어도 잘 안 되었잖아요.” ―정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란 게 뭐죠? “청년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주거 문제나 청년 학자금 문제 같은? “그것도 청년들이 뭘 요구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청년들의 요구는 다양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일자리 숫자 늘리기만이 청년문제 해결의 전부라고 얘기하는 건 좀, 아니죠.” 독학으로 ‘사회문제 덕후’ 불려
특성화고 졸업전에 유니온 활동
“일자리 정책만이 다 아냐
삶의 질·시민권리 보장하고
‘문제해결 주체=청년’ 인정해야” 청년 일자리 예산은 지난 5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지만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청년유니온은 오래전부터 여러 청년단체들과 함께 ‘청년기본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다층적인 수준에서 종합적인 청년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청년기본법의 제정이 필요한데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5개의 청년기본법은 어느 것 하나 상임위에 상정조차 안 된 채 계류되어 있다며 그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청년기본법이 뭐고 왜 필요하죠? “우선 청년을 정의하는 법이 대한민국에 없어요. 청소년기본법도 있고 노인복지기본법도 있는데. 우리 사회에 새롭게 나타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주체를 호명해야 하는데,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청년을 규정해 주는 법적 근거가 없는 거죠.” ―청년을 불쌍한 희생자로만 보지 말고, 문제 해결의 주체로 인정하고 발언권을 달라는 거군요. “청년수당 논쟁이 터질 때마다 ‘물고기를 줄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죠. 근데 어떤 정치학자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지금의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줄래도 알려줄 수가 없다.’ 앞선 세대가 꾸려왔던 삶의 양식과 메커니즘이 다 해체되고,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과거의 자신들이 훈련받은 고기 잡는 법은 이젠 아무 쓸모가 없어진 거죠. 그러니 물고기를 주네, 낚싯대를 주네 더 이상 논쟁하는 건 무의미한 거 아니냐고요. 결국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건 어부들인데, 그 어부들이 조금 더 건강하고 따뜻하고 평화롭게 그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결국은 사람의 문제라고 봅니다. 어부한테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스스로의 문제에 대응할 권한을 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기성세대가 진작에 했어야 하는 건, 빈곤한 바구니에서 물고기 몇 마리 선심 쓰듯 던져주거나 케케묵은 왕년의 낚시법을 강의하는 게 아니라, 험한 파도 앞에 마주 선 젊은 어부들의 바람막이가 되어 그들의 요구와 해법을 경청하는 것이었어야 했다. 녹취 이승은
김민수를 만든 시간들
1996년 유치원 졸업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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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 나와 여동생. 1999년 인천으로 가족여행을 떠났을 때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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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2000년 강원도 가족여행 당시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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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 앞에서. 카페베네에서 일하는 동안 받지 못한 주휴수당 지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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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를 준비하며. 청년을 대표하는 노동자 쪽 위원으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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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어머니와 한 컷.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신년맞이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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