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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8 08:43 수정 : 2019.12.29 10:23

중국의 창정 5호 로켓이 27일 밤 하이난섬 우주발사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

어젯밤 로켓 창정5호 발사 성공따라
우주정거장 건설, 달·화성 탐사 나서
로켓 개발 50년만의 ‘3대 프로젝트’

중국의 창정 5호 로켓이 27일 밤 하이난섬 우주발사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

2010년대의 마지막해인 올해 우주사업은 중국에서 시작해서 중국으로 끝나게 됐다. 중국은 올해 1월 초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우주선을 착륙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새해를 며칠 앞둔 27일 올해의 마지막 우주로켓을 발사한 나라가 됐다.

중국이 이날 쏘아 올린 로켓은 2020년대 심우주 탐사를 이끌 중국 역대 최강 로켓 창정 5호(CZ-5)의 세번째 버전(Y3)이다. 중국은 이 로켓을 이용해 새해 우주정거장 건설 시작과 함께 달 표본 수집-귀환과 첫 화성 탐사에 나선다. 이날의 발사 성공은 우주 개발에서 탐사에 이르는 3대 프로젝트를 한 해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추진체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12월21일 중국 하이난섬에 도착해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는 창정5호 로켓. 유튜브 갈무리

중국 국가항천국의 창정 5호 로켓은 27일 오후 8시45분(한국시각 오후 9시45분) 남부 하이난섬 원창우주발사센터에서 무게 8톤의 시험 통신위성을 싣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창정 5호는 발사 37분 후 위성을 고도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 올려 놓는 데 성공했다. 창정 5호의 세번째 발사인 이날이 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중국은 2016년 첫번째 발사는 성공했지만 2017년 7월 두번째 발사는 실패했다. 당시 실패 원인은 1단계 추진체 엔진의 산소 공급 이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번째 로켓도 애초 2018년 11월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2019년 1월, 7월로 두차례 연기된 바 있다.

중국이 지금까지 개발한 로켓 중 가장 강력한 창정5호는 높이 57미터로 저궤도엔 최대 25톤, 정지궤도엔 최대 14톤까지 올려놓을 수 있다. 미국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의 델타4 로켓, 유럽우주국의 아리안5 로켓과 동급이다.

중국의 달 표본수집-귀환선 창어5호 상상도. 중국국립천문대

창정5호는 2020년으로 예정된 중국의 3가지 야심찬 우주탐사에 필수적인 장비다. 첫째는 중국우주정거장(CSS) `톈궁' 건설이다. 중국이 내년에 처음 쏘아올릴 우주정거장의 핵심모듈 `톈허'의 무게가 20톤에 이르는데, 이를 제 궤도까지 쏘아올릴 수 있는 것은 창정5호뿐이다. 중국은 2022년까지 우주정거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둘째는 달 표본을 수집해서 돌아올 달 탐사선 `창어 5호' 발사다. 성공하면 1976년 이후 최초로 달을 왕복여행하는 우주선이 된다. 창어5호는 원래 지난 가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창정5호 제작이 늦어져 연기됐다.

셋째는 2020년 7월로 예정된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선 `훠싱' 발사다. 지상에서의 착륙 시험은 이미 성공적으로 마쳤다. 화성 탐사선을 발사하려면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때를 골라야 한다. 이 시기가 바로 새해 7월인데, 이 때를 놓치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미국항공우주국의 `마스 2020'과 유럽우주국의 엑소마스도 내년 7월 발사된다.

이날 창정5호 발사는 올해 중국의 34번째 로켓 발사였다. 이는 미국(23회), 러시아(20회)보다 훨씬 많은 횟수다. 이로써 중국은 2년 연속 세계 최대 로켓 발사국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올해 34차례의 로켓 발사 중 2차례는 실패했다. 이는 아직 로켓 기술에서 안정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음을 시사한다.

1970년 중국이 독자개발한 최초의 로켓 ‘창정 1호’. CGTN

1970년 로켓 독자 개발 성공...반세기만에 300회 발사

중국의 우주 로켓 개발 역사는 2020년 새해 50년이 된다. 1970년 독자개발한 최초의 로켓 창정1호로 첫 인공위성 둥펑홍(東方紅) 1호를 쏘아올린 것이 중국 로켓의 시작이었다. 둥펑홍은 중국의 혁명가곡 제목이다. `중국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첸쉐썬 박사가 미국에서 돌아와 15년만에 이룬 성과였다. 이후 창정 11호까지 20개 버전의 다양한 로켓들이 개발돼 나왔다. 첸 박사는 1935년 국민당 정부 시절, 미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미국에 유학가 2차대전 당시 로켓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출범으로 중국과 미국이 적국이 된 이후 활동에 제약을 받던 중 마오쩌뚱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20년만인 1955년 중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시 독자적인 인공위성 발사를 요구한 마오에게 5년 기초과학-5년 응용과학-5년 설계제작을 합쳐 총 15년의 준비 기간과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마오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첸 박사는 1970년 창정 1호 발사로 약속을 지켰다.

이후 거의 반세기만인 올해 3월 중국은 로켓 누적 발사 횟수 300회를 돌파했다. 발사 횟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창정 로켓의 첫 100회 발사까지는 37년이 걸렸으나, 이후 100회까진 7.5년, 최근 100회까진 약 4년이 걸렸다. 이에 따라 연간 평균 발사 횟수도 2.7회에서 13.3회, 23.5회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창정 로켓은 506개의 중국 및 외국 우주선을 우주로 보냈다. 여기엔 6개의 유인 우주선과 2개의 우주 실험실, 4개의 달 탐사선이 포함돼 있다. 1999년 첫 우주선 '선저우 1호'를 발사했고, 2003년에는 첫 유인우주선 `선저우 5호' 발사에 성공했다. 한 손엔 인공지능, 다른 한 손엔 로켓을 쥐고 강력한 ‘대국굴기’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새해 3대 우주 프로젝트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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