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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6.14 19:34 수정 : 2012.11.21 09:02

벤자민 주키치(왼쪽)와 쌍둥이 동생 앤디 주키치의 다정한 모습. 사진 LG 트윈스 제공

별별 스타ㅣ 다승·평균자책 1위 LG 주키치

희한한 인연이다. ‘쌍둥이’가 ‘쌍둥이’(트윈스)의 희망이 됐다. 엘지(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0) 얘기다. 쌍둥이 동생 앤디 주키치(사진 오른쪽)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13일 현재 다승 1위(8승), 평균 자책 1위(2.34). 승률은 100%. 12번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11번이나 했다. 10년 만의 쌍둥이 가을잔치를 위해 선봉에 선 주키치를 12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미국에 있는 동생 응원 큰 힘
공 궤적 커서 치기 어려워
“가장 힘든 타자는 이용규”

엘지(LG) 트윈스의 벤자민 주키치(30)
■ 독특한 투구폼 주키치의 공 던지는 모습은 특이하다. 왼손 스리쿼터(공을 놓는 지점이 어깨 위치)인데다가 공을 던질 때 디딤발이 1루 쪽으로 향하면서 다리가 엉키는 크로스 스탠스가 된다. 타자로서는 궤적이 큰 공을 치는 것이 꽤 까다롭다. 1m95의 주키치는 “미국에 있을 때는 투구폼이 특이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주키치는 원래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크고 마른 체형 때문에 그만두고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선수가 됐다.

■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야구를 하면서 딱 한번 울어봤다. 2007년 마이너리그 싱글 A 소속 때였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박살’이 났다. 볼넷도 많았고 안타도 흠씬 두들겨 맞았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아버지 목소리에 울컥해서 한없이 울었다. “야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줬다. 시즌 8승(10일 두산전)은 마침 한국을 방문한 아버지, 마크 주키치 앞에서 해냈다. “야구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여드려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승리를 따냈다.” 주키치도 지난해 아버지가 됐다. 아이(라일리)를 떨어뜨릴까 두려워 안아주는 것도 겁났지만 지금은 기저귀도 척척 갈아준다.

■ 까다로운 타자는 이용규 기아 이용규는 투수가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로 꼽힌다. 공을 계속 쳐내 10구 이상 싸움이 이어질 때도 있다. 주키치도 이용규가 제일 싫다. “이용규는 키가 작아 스트라이크존도 좁고 공을 쳐내는 능력 또한 아주 좋다. 발도 빨라서 출루시키면 신경이 많이 쓰인다.” 팀 동료 가운데는 두 이병규와 정성훈을 까다로운 선수로 꼽았다. “정성훈은 치기 어려운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킨다. ‘큰’ 이병규는 좌우투수 가리지 않고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작은’ 이병규는 이상적인 스윙을 한다.”

■ 엘지, 그리고 4강 주키치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만 5년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신들도 버티기 어려운 한국 야구에서 최고 외국인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바깥나들이를 하면 알아보는 팬들도 많아졌다. 떡볶이와 어묵.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부산 원정을 가면 반드시 먹는다. 주키치는 개인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퀄리티스타트는 많이 하고 싶단다. 엘지팬들의 10년 묵은 소원은 이뤄질까. 주키치는 “우리 팀 선수들은 최고다. 4강에 오를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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