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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03 16:50 수정 : 2012.11.20 10:09

아이스하키 한라의 간판 공격수 김기성과 조민호(오른쪽)가 19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 아이스아레나에서 활짝 웃고 있다.

[별별스타] 데뷔 3시즌만에 100포인트 올린 아이스하키 조민호

초등학교 5학년 때 ‘공부하고 싶다’며 잠시 스틱을 놓았다. 그대로 아이스하키와 등을 졌더라면 평범한 회사원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었다. 사촌형 김한성(안양 한라)의 시합을 응원하러 갔다가 엉겁결에 출전한 어린이아이스하키 경기가 인생을 바꿨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중·일 7개팀이 펼치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에 뛰어든 소년은 어느덧 한국 아이스하키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27일 데뷔 3시즌 만에 아시아리그 통산 100포인트(39골·61도움)를 달성한 조민호(24)를 2일 안양빙상장에서 만났다. 1m76, 79㎏의 크지 않은 체구에 앳된 얼굴은 얼음보라를 뚫고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승부사 같지가 않다. 몸을 사리지않고 적진을 파고들며 현란한 스틱 놀림으로 상대의 정신을 쏙 빼놓을 땐 경지에 이른 무사의 냉혈함이 선득했는데, 헤드 기어를 벗으니 전혀 딴 판이다. 100포인트 달성 소감을 묻자,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이라며 담담해 했다.

조민호는 어려서부터 ‘하키 신동’으로 불렸다. 광운초-광운중-경기고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한 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한라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인 2009~2010 시즌에 14골30도움으로 아시아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엔 정규리그 16경기에서 9골5도움을 기록하며 한라의 상승세(승점 31·2위)를 이끌고 있다. 2008~2009 시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독식했던 브락 라던스키(10골·15도움)에 이어 팀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조민호는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매 경기 새로운 아이스하키의 재미에 푹 빠져 산다”고 말했다.

스틱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조민호의 퍽 다루는 기술은 캐나달 출신의 특급 외국인선수들도 경이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세계 최강 캐나다 대표팀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인 같은 팀 수비수 릭 잭맨은 “조민호는 퍽을 몰고 갈 때 시선이 항상 앞을 향해 있다. 그러다보니 항상 플레이가 여유롭다”고 말했다.

리그 초반을 막 넘긴 지금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엔 ‘해결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승부처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그는 슛을 쏠 때를 아는 슈터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 때도 그랬고 중요한 순간에 슛을 쏘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래서인지 언제 쏴야 할지에 대한 느낌이 있다.” 심의식 한라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할 줄 아는 선수다. 경기 흐름상 분위기가 넘어가거나 팀에 득점이 필요할 때가 되면 꼭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는 선수”라고 말했다.

언젠가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 빼먹지 않는 게 영어공부다.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두뇌 회전이 빠른 선수로 통한다. 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눈으로 경기의 흐름을 읽고, 머리로 퍽의 속도와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유럽 리그에 진출해도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분이라도 짬이 나면 체력훈련을 하는 무쇠인간이기도 하다. 그는“우선은 올해 팀을 3연패로 이끈 뒤 더 완벽한 몸과 기량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안양/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사진 안양 한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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