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관객 13만명을 동원했고, 내년 4월까지 국내 최장인 8개월 장기 공연에 도전하고 있는 뮤지컬 <아이다>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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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05 문화마을 ⑦ 식지 않는 뮤지컬 열풍
올해 공연계는 전반적인 경제불황에 시달렸지만 뮤지컬의 강세는 계속됐다. 특히 대형 수입뮤지컬과 라이센스 뮤지컬이 전체 공연시장을 이끌어간 반면 중·대 창작뮤지컬이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그 틈을 소극장 뮤지컬이 무섭게 파고들면서 자리를 잡았다. 뮤지컬 관람객 공연계 절반 차지
2005년도 수입·라이센스 대작 인기 티켓링크 집계에 따르면 뮤지컬은 올해 12월을 제외하고 5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국내 무대에 올라간 전체 공연 매출액(984억원)의 53%를 차지했다. 또한 뮤지컬 관람객 수(230만명)도 전체 공연 관람객(608만명)의 38%에 이르렀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 10명 중 4명이 뮤지컬을 본 셈이다. 무엇보다 올해 뮤지컬계에서는 지난해보다 대형 수입 뮤지컬과 라이센스 뮤지컬이 공연시장을 이끌어갔다.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 공연이 석달 동안 19만2772명의 관객(객석 점유율 97%)을 불러들여 공연계를 뜨겁게 달궜다. 내년 4월까지 국내 최장인 8개월 장기 공연에 도전하고 있는 <아이다>도 13만 관객을 이미 돌파했다. 이런 추세는 내년 <렌트>와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 <프로듀서스> <지킬앤하이드> <아이다> 등의 라이센스 뮤지컬의 대격돌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초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흥행으로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이 장악했던 국내 뮤지컬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올해 보름간의 공연에도 7만5000명을 동원했던 기세를 이어 내년 1월 앙코르 공연에 들어간다. 또한 3월에는 체코 뮤지컬 <드라큐라> 오리지널팀과 6월에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십계>가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뮤지컬 시장이 다변화될 추세다. 작은 뮤지컬, 이른바 소극장 뮤지컬의 활약이 눈부셨던 것도 올해 뮤지컬계의 뚜렷한 특징이다. 지난해 겨울 국내에서 첫 선을 보였던 <아이 러브 유>가 예상외로 장기적인 인기를 끌며 21만5000명을 동원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아이 러브 유>의 흥행에 자극받아 소극장 뮤지컬 제작 붐이 일어났으며,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조승우·오만석 주역의 <헤드윅>이 대형 뮤지컬을 위협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전통적으로 대형 뮤지컬을 제작했던 신시뮤지컬컴퍼니가 대학로에 뮤지컬 전용 소극장을 열어 <틱틱붐> <낫싱 어바웃 맨> <뱃보이> <렌트> 등 ‘뮤지컬 즐겨찾기’ 시리즈를 쏟아내고 있다. 또 오디뮤지컬컴퍼니도 ‘뮤지컬 열전’을 열어 <넌센스 아멘> <리틀 숍 오브 호러> <암살자들> <돈키호테> 등 작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난타>의 제작사 피엠시도 <달고나>와 <뮤직 인 마이 러브> 등을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창작뮤지컬은 시들했다. 창작뮤지컬은 올해 뮤지컬대상에서 자신의 몫인 최우수작품상에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내년에는 대형 수입 뮤지컬과 라이센스 뮤지컬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창작뮤지컬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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