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타트를 통해 해마다 65만명의 신생아에게 책을 나눠주는 영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맞아 독서 교육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북스타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영국 어린이가 도서관에서 혼자 책을 고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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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경쟁력”…세계는 책과 열애중
미·일, 법 제정해 ‘읽기’ 강화…영국 ‘북스타트 운동’캐나다, 공공도서관 프로그램 21세기를 지식기반 사회라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이 지식, 정보, 문화 등 무형의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책의 중요성에 다시 눈길을 돌려 독서 교육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독서를 지적 능력 개발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문자활자문화진흥법안을 제정했다. 도서관을 늘려 모두가 문자·활자 문화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고, 학교 교육 전 과정에서 읽는 힘, 쓰는 힘, 및 조사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까지 못밖았다. 이 법안은 10월27일을 문자활자의 날로 제정하고, 공공도서관 확충, 교육기관 도서관의 개방, 사서 교사와 도서관 직원 배치 확대,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네트워크화, 출판 지원 등의 세부 정책도 제시했다. 일본은 이 법안으로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독서교육 정책을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에 읽기진흥법을 제정한 미국은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을 제정해 수학 교육과 함께 읽기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이 법은 9100여개에 이르는 공립학교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해마다 영어와 수학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학생들의 성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부실학교’에 주 정부 보조금 삭감 등의 조치를 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 교사노조인 전국교육위원회가 지난해초 정부가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성적 지상주의를 부채질 하고 있다며 교육부를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도 했으나 이 법 시행뒤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점수는 1970년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0~1세의 영아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북스타트 운동으로 갓난 아이때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매년 65만명의 신생아가 모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국가 교육 지침인 ‘내셔널 커리큘럼’도 읽기 교육을 강조해 아이들이 책을 즐기고 평가하고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 상상력과 창조력, 비판적 인식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학교에 요구한다. 이에 따라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매일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학교는 물론 학급별로도 도서관을 갖추고 있다. 캐나다는 공공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독서 활동을 지원한다. 거의 모든 도서관에서 또래 아이들을 모아 책을 읽는 ‘이야기 시간’을 운영하며 혼자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통해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전화’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21세기를 10여년 앞둔 1988년부터 독서진흥재단을 만들어 지속적인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고, 싱가포르는 21세기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으로 ‘생각하는 학교, 공부하는 국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및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 세계에는 책읽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요크/김보영 통신원 saekyol@hanmail.net 토론토/양선영 통신원 sunyoung.yang@utoronto.ca
영국 ‘북토큰 운동’…일본 ‘아침독서’ 대유행 ‘책 읽히기’ 아이디어 반짝반짝 나라마다 정부는 물론 다양한 단체들이 시민들을 책읽기로 이끌기 위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북토큰 운동. 서적상연합이 주관하는 이 운동은 세익스피어의 탄생일이자 ‘책과 저작권의 날’인 4월23일을 기념해 영국과 아일랜드의 모든 어린이에게 1파운드짜리 북토큰을 나눠주는 행사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에 대한 관심을 길러주는게 목적이다. 일본에서는 아침 독서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1988년 두 명의 교사가 아침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10분 동안 학생과 자신이 고른 책을 읽는데서 시작한 이 운동에는 지난해 8월까지 소학교 1만2923개교(57%), 중학교 5747개교(52%), 고교 1335개교 (26%) 등 2만5개교 학생 742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핀란드는 도서관을 찾아오기 힘든 아이들을 위해 ‘북 모빌’이라는 이동도서관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퍼스트북이 중심이 되어 저소득 가정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나눠주는 운동을 진행중이다. 또 시애틀 공공도서관 사서인 낸시 펄의 제안으로 시작된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이 대부분의 주로 퍼져 책읽는 사회 만들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권복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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