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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02 20:35 수정 : 2015.10.27 18:31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

미디어 전망대

네이버의 뉴스 개편은 언제나 ‘방어적 혁신’으로 정리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혁신은 이용을 극대화하고 수익을 내는 것에 맞춰지지만, 네이버 뉴스의 변화 전략은 이용량 대신 사회적 비용 감소에 중점이 놓인다. 1일 시행된 뉴스스탠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1위 검색 사업자에 쏟아지는 견제, 언론사와의 이해 상충의 산물이다.

‘방어적 혁신’의 단적인 예는 2009년에 개편된 뉴스캐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 저작권료도 지불하고 트래픽도 돌려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모델이지만, 선정적 제목 경쟁과 기사 베끼기로 인터넷 뉴스 전반의 신뢰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래서 뉴스 생태 환경을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 점에서 뉴스스탠드로의 개편은 궁여지책이다. 뉴스스탠드는 가판대에서 신문을 고르듯 개별 언론사의 브랜드 평판과 편집을 보고 뉴스를 선택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뉴스캐스트가 기사라는 개별 아이템을 선택하는 방식이라면, 뉴스스탠드는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다.

두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전혀 다른 인지 과정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은 3단계 과정을 통해 인터넷 뉴스를 읽는다. 무엇을 읽을지를 ‘탐색하기’(scanning), 요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훑기’(skimming), 그리고 ‘읽기’(reading)다. 뉴스캐스트에서는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특정 단어를 탐색하다 훑기 없이 바로 특정 사이트로 이동한다. 이용자들은 해당 사이트 브랜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필자의 지난해 연구 결과를 보면, 한 언론사 사이트의 경우 소프트웨어로 실제 이용을 측정했을 때 트래픽 순위 5위안에 들었지만 같은 시점에 설문조사로 동일 응답자에게 물었을 때는 이 사이트를 이용했다는 응답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뉴스스탠드 이용은 여러 언론사의 편집본을 탐색하는 행동으로 대변된다. 언론사 브랜드 이미지와 편집이 선택을 결정하는 것이다. 선택 후 페이지가 이동하고 이후 3단계 과정이 진행된다.

이런 인지 과정 차이가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까? 우선 네이버 화면에서 채널 브랜드를 탐색하는 체류 시간이 증가할 것이다. 단순한 체류 시간 증가는 페이지뷰와 달리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 개별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는 트래픽 총량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이용자들은 정보 과잉 시대에 최대한 인지적 처리 비용을 줄이려 하기 때문이다. 급격한 트래픽 감소로 당혹해하는 목소리가 벌써 들린다. 그렇지만 ‘제목 낚기’ 경쟁으로 회귀하기에는 이용자들 시선이 너무 따갑다.

뉴스스탠드는 인터넷 뉴스 시장을 브랜드에 따라 계층화시킬 것이다. 브랜드 충성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 독자와의 관계 설정이 한층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래도 선정성 경쟁이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사진 비중이 커지면서 클릭을 유인하는 수단이 제목에서 사진으로 바뀔지 모른다. 상호 학습이 일어나 모든 편집이 닮아갈까 걱정도 된다.

모바일 환경에서 피시 기반 웹 트래픽의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뉴스스탠드 개편은 인터넷 뉴스 시장의 구조조정을 앞당길지 모른다. 이번 개편으로 언론사들이 잃은 것은 당장의 트래픽이며 얻은 것은 브랜드 가치다. 둘 다 절실할 것이다. 그러나 앱 기반 모바일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가치를 만든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제 치열한 뉴스 브랜드 경쟁 체제가 본격화됐다. 품질이 좋은 신문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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