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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15 21:29 수정 : 2012.05.15 21:29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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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선거를 6개월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지표를 다지기 위해 동성결혼 지지를 공식으로 선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찬반이 분명히 갈리는 동성결혼 문제로 승부수를 던져 승리가 확실치 않은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4년 전 존 매케인에게 압승을 거뒀는데 불과 2년 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하원을 넘겨주는 패배를 당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 의문을 풀어주는 것이 돈과 언론, 곧 금-언(金-言) 선거복합체의 위력이다.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은 대기업들한테서 선거자금을 모아 후보들의 텔레비전 광고비로 지출했다. 액수가 무려 30억달러에 이르렀다. 선거광고가 좋은 수입원인 텔레비전은 광고를 낸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게 돼 있다. 지역 텔레비전은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들의 광고 내용을 선거 뉴스로 보도했다. 언론·돈·권력의 유착 관계, 금-언 선거복합체가 가동한 것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의하면 “미국에서 언론·권력·돈이 ‘융합’을 완성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금-언 선거복합체에 시동을 건 것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홍보자문 칼 로브였다. 돈이 선거에 개입한 것 자체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2010년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기업의 제한 없는 선거자금 지출은 과거의 권언유착과 개념이 다르다. 미국 언론학자 로버트 맥체스니 교수의 말을 빌리면, 1950년대에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경고한 군산복합체에 못지않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로브가 대기업 자금으로 공화당 후보를 지원한 53개 하원 선거구 중에서 51명이 당선됐다. 금-언 선거복합체는 2010년 초 미국 대법원이 기업의 선거자금 규제를 풀어주는 결정을 내린 뒤 나타난 현상이다. 그 결과 대기업은 돈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효과적으로 소유할 수 있게 됐다”는 소리가 나오게 됐다.

문제는 이것이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4·11 총선을 통해 한국에서도 보수의 선거복합체가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조·중·동이 <나꼼수> 김용민의 ‘막말’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하고 속 페이지에 선정적 제목으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해 독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방송도 나꼼수의 막말을 부각시켰다. 조·중·동, 공영방송, 새누리당의 선거복합체제가 가동한 것이다. 그 효과로 새누리당은 적어도 10여석을 늘렸으리라고 추산된다.

조·중·동, 공영방송, 새누리당 선거복합체제는 대선 보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제 대선만큼은 총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선거복합체의 꼼수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회관계망을 통해서 조·중·동, 한국방송, 문화방송의 허위보도를 고발하고 언론 탄압에 반대하는 파업 언론인들과 대안뉴스를 제작·전파하는, 좀더 적극적인 투쟁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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