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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15 18:41 수정 : 2012.05.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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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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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이 ‘자기배반적’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는 이번 <한겨레> 조사에 대해 학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민주·진보 정당 및 언론의 각별하고도 전략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정리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자신의 자긍심을 외부에서 찾아

정영태 인하대 교수
■ 정영태 인하대 교수(정치학) 한국 저소득층이 보수 성향을 띠는 것은 1930년대 독일에서 나치가 등장한 것과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 당시 농민들이 노예해방을 반대한 남부를 지지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저소득층은 자긍심을 외부에서 찾는다. 박정희를 존경하는 저소득층이 많은 것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외형적 국가발전이 그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저소득층에겐 보수정당이 자아 정체성을 찾게 해주는 하나의 수단이다. 전국적 풀뿌리 조직망이 탄탄한 보수정당이 현실 선거에서도 빈곤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선택가능한 대안 제시 노력부터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슈나이더는 “상당수의 투표 불참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 체제에서 해소되지 않은 역사적 긴장의 본질에 대해 통찰력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투표 불참자의 수는 결국 그들이 “기대하는 대안이 억압된 크기”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활동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대중 참여를 불온시한 분위기가 합쳐져 빈곤층의 정치적 무관심과 투표율의 급락이 나타났다. 민주화 이후 20년 동안 30% 가까이 투표율이 떨어졌는데, 전세계 민주주의 역사에서 이처럼 급격히 투표율이 떨어진 나라는 찾기 힘들다. 선거는 경쟁하는 정치조직 가운데 하나를 보통의 시민이 선택하는 행위다. 그런 면에서 유권자에게 표를 요구하는 정치세력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다. (민주·진보 정당 등이) 민주·정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찰과 비판적 반성 없이 유권자에게 표를 달라고 일방적으로 강조한다면 지금의 나쁜 상황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사명을 ‘목소리 없는 사람에게 목소리를 주는 것’으로 정했다. 우리의 경우, 누가 목소리 없는 다수 유권자들에게 목소리를 갖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요구 주목을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공적 소통의 공간이 조중동 등 보수적 매체의 강한 영향권 안에 있고, 그 틈새를 뚫고 진보적 소통을 매개하는 진보적 신문이나 온라인 매체가 저소득층과 충분히 결합되어 있지 못하다. 보수정당은 지속적 이미지 혁신을 통해 저소득층의 불만을 부단히 끌어안고 있는 데 비해 진보개혁정당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같은 의제들은 기존 반공·보수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어 있는 빈곤층에게 호소력이 떨어진다.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요구·이해를 수용하여 이 지점에서 보수정당과 첨예한 대치선을 만들어야 한다. 진보개혁정당은 이제 ‘정치적 개혁주의’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개혁주의’ 이슈를 부각시켜야 한다.

투표동기 갖도록 정당이 노력해야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투표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 즉 투표 동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이슈를 쟁점화해 보수정당과 선명하게 차별화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 정치적 대안이 있어야 계층적 자각이 있다. 따라서 정당의 노력이 무엇보다 우선적인 과제다. 지금 통합진보당 사태로 인해 “진보세력은 믿음직하다”는 신뢰마저 잃어버렸다. 대안을 바라는 대중들에게 전혀 매력이 없어진 정치세력이 된 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중도 논쟁은 정말로 한가한 이야기다. 통합진보당이 몰락한다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을 민주당에서 끌어안아야 한다. 민주당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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