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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14 19:38 수정 : 2012.05.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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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4돌 기획:가난한 민주주의
800명 조사…“난 보수” 26.8% 최고
새누리당 지지도 중층·상층 제쳐

한국 빈곤층의 보수 성향이 중산층·상류층보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난할수록 진보·개혁 정당을 덜 선호하고 보수 정당을 더 지지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겨레>가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와 함께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성인 남녀 8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스스로 경제적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 26.8%가 자신의 정치성향을 ‘보수’라고 답했다. 자신이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상층’에서 21.6%, ‘중층’에서 19.1%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의 비중이 중간층·상류층보다 빈곤층에서 더 높은 것이다.

새누리당 지지도 역시 하층으로 갈수록 높아졌다. 지난 4·11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했는지 묻는 질문에 상층의 44.6%, 중층의 45.1%, 하층의 46.2%가 새누리당을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했다는 응답은 상층(45.3%)이 가장 많았고, 하층(40.7%), 중층(38.5%)이 뒤를 이었다. 통합진보당 지지는 중층(12.8%)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상층(8.8%), 하층(8.4%)의 차례였다. 민주당 또는 진보당 지지자의 바탕은 빈곤층이 아니라 중산층 이상인 셈이다.

개혁 또는 진보 정치에 대한 빈곤층의 선호도가 낮은 것은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도 확인됐다. 야권 통합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안철수 교수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상층(21.1%), 중층(21.0%), 하층(16.9%) 차례로 나타났다. 반면 하층의 25.8%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상층 가운데 박근혜 지지자는 24.5%, 중층은 28.2%로 나타났다.

정영태 인하대 교수(정치학)는 저소득층의 보수화 현상에 대해 “자신의 처지에서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소외계층은 국가·민족으로부터 자아정체성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강력한 국가를 표방하는 보수정당이 자아정체성을 찾는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또 “소외계층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고 연탄 한장이라도 주는 쪽을 선호하게 돼 있는데,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보수 정치인의 존재가 이들에게 매력을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6일 전국 성인 남녀 800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5%다. 소득수준·재산상태에 기초하여 응답자 스스로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선택하게 한 뒤, 정치의식을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하층은 22.3%, 중층은 43.4%, 상층은 33.5%를 차지했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빈곤층 정치의식을 재분석한 적은 있지만, 이 자체를 주제 삼아 여론조사를 벌인 것은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정환봉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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