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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08 20:26 수정 : 2012.01.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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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트위플 혁명 ③ 140자의 일상
트위터 ‘사용-비사용’집단 3천명 비교분석

트위터 사용자는 비사용자에 비해 ‘문화자본’에 더 관심이 많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 연구팀이 지난해 8~9월, 트위터 사용자 2000명과 비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 트위터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영화·콘서트·스포츠·전시회 관람 및 독서 등 다양한 문화 활동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트위터 사용자 집단은 2주 1회 이상 책을 읽거나, 콘서트·전시회·극장에 가거나, 직접 경기장을 찾아 스포츠를 관람하는 비중이 비사용자 집단보다 10% 안팎 정도 더 많았다.(그래프 참조) 장덕진 교수는 “트위터 사용자일수록 문화적 취향이 다양하고 세련돼 있어 문화자본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트위터 사용자에 대해 ‘단순하다’거나 ‘경박하다’고 함부로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처음 고안한 개념인 ‘문화자본’은 언어·지식·취향·태도·교양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 경제력에 바탕을 둔 ‘경제적 자본’과 구분된다. 문화자본을 소유한 집단은 사회의 지식·교양·가치를 전파하는 주도권을 쥐게 된다.

트위터 사용자의 문화자본에는 ‘아이티(IT) 문화’에 대한 발빠른 수용도 포함된다. 조사 결과, 트위터 사용자는 태블릿 피시(PC), 스마트폰, 스마트 티브이(TV) 등 최신 ‘모바일 기기’를 보유한 경우가 비사용자보다 2배 정도 높았다.(그래프 참조) 이런 모바일 기기는 누구나 쉽게 정보를 생산·공유·접근하는 ‘웹 2.0’에 기초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건 정보 생산·공유에 참여할 기회를 트위터 사용자 집단이 더 많이 누리고 있는 셈이다.

장덕진 교수는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평범한 사람들의 잉여 시간 또는 자투리 시간이 낭비되지 않고 공공의 목적을 위한 정치적 에너지로 축적·진화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점심시간에 사회 현안을 토론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전시회·경기장 찾는 비중
비사용자 집단보다 높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기기보유 ‘비사용자의 2배’
정보생산·공유 주도권 쥔셈
사용자 주류는 경제적 중간층
“보수언론으로 세상보는 상층
트위터에 별로 매력 못느껴”

이와 관련해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테크놀러주아지’라는 개념을 주창하고 있다. 근대 유럽 시민혁명을 주도했던 ‘부르주아지’에 빗대어 “(스마트폰과 트위터 등) 고도의 테크놀로지를 마치 장난감처럼 활용하면서, 대단히 문화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기성의 보수·진보를 넘어서는 창조성·합리성·새로움을 강조하는 거대한 무당파 세력”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교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부상을 해석하면서, 그에게 보내는 ‘테크놀러주아지’의 광범위한 지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장덕진 교수 연구팀의 조사를 보면, 트위터 사용 집단의 주류는 경제자본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으나 문화자본에 관심이 많은 중간층이다. 2011년 9월17일 기준으로 트위터 사용자의 가입기간을 조사했는데, ‘스스로 중간층이라 생각하는 사람’의 가입기간이 평균 392.8일로 가장 길었다. ‘하층’이 381.3일로 뒤를 이었고, ‘상층’은 358.8일로 가장 뒤처졌다. 스마트폰 등 최신 모바일 기기를 구매할 경제적 능력만 보자면 상층 집단이 가장 먼저 트위터에 접근해야 옳겠지만, 실제로는 중간층이 트위터 수용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이다. 장 교수는 “보수언론을 열독하며 세상을 보는 한국 상위 계층은 트위터 사용에 큰 매력을 못 느낀 것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9년 미국 조사기관 ‘앤더슨 애널리틱스’가 페이스북 사용자와 트위터 사용자의 인구학적 차이를 조사했는데, 페이스북 사용자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고령의 백인이 많았고, 트위터 사용자는 문화에 관심이 많으나 비정규직 신분인 젊은 사람이 많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엮는 인맥 관리에 유용한 페이스북이 상위 계층의 네트워크라면, 트위터는 불특정 다수와 연결되려는 중간층의 네트워크인 셈인데, 한국도 미국의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트위터 사용자는 트위터는 물론 인터넷까지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1주일 1회 이상 블로그, 미니홈피,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쓰는 비율을 보면, 트위터 사용자가 비사용자에 비해 20~25% 정도 더 많았다. 10개 이상의 인터넷 카페·동호회에 가입한 비율에서도 트위터 사용자가 큰 격차로 앞섰다.(그래프 참조)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전체 인구 5000만 가운데 트위터 사용자가 400만명 정도에 불과해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데, 실제로는 이들 트위터 사용자가 인터넷 공간에서도 훨씬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등 사회적 파급력이 강한 집단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신 정보기술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문화자본을 보유한 트위터 사용자들이 한국 시민사회의 여론지형을 주도할 잠재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① 트위플의 선택
▷ ‘트위플 혁명’ 선거를 점령한다
▷ [트위터 민심] 안철수엔 호감·지지…박근혜엔 반감·비판
▷ [주요 관심사] 140자의 정치발언대, 평균 리트위트 26회 ‘교감의 용광로’
▷ [트위플은 누구] 트위터 이용 77%가 2030…네트워크를 점령하다

② 리트위트의 힘
▷ [2010-2011년 비교분석] 트위터 하다보니, 정치가 야구만큼 재미있더라
[전문가 분석] 고정된 소수의 트위터 여론 지배? 지나친 단순화다
▷ [의견 지도자] 오피니언 리더에 쫄지마!
▷ [새 미디어] 정보에 의견·감정 ‘톡톡’…정치대화 벽을 허물다

③ 140자의 일상
▷ [2011년 12월26일 8명의 주요 활동] 9시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세상에 접속하다
▷ [3천명 비교분석] 콘서트 가고 책 읽고…트위터 사용자들이 문화활동 더 활발
▷ [난 이렇게 변했다] 주부 “잘 몰랐던 왕따문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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