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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08 20:20 수정 : 2012.01.08 20:52

2012 트위플 혁명 ③ 140자의 일상

2011년 12월26일 아침, 영하 9도의 추위를 헤집고 이승훈(27)씨는 학교 연구실에 나왔다. 학위 논문을 쓰려면 쉴 틈이 없었다. 이씨는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 검색창을 컴퓨터 화면에 띄웠다. 언제나처럼 트위터 홈페이지에도 접속했다. 연구실 밖에선 스마트폰, 안에선 컴퓨터로 트위터를 챙기는 것이 그의 습관이다.

‘5s, 13s, 25s.’ 5초 전, 13초 전, 25초 전에 올라온 글이 있음을 알리는 타임라인(시간대별 트위트 모음)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초를 다투며 새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정봉주 수감 특별공지 (10:24 AM - 26 12월)” 12월26일 오전 10시24분에 올라온 트위트에는 ‘링크’(다른 프로그램·사이트 등과 연결)가 걸려 있다. 클릭하니 팝업 화면이 뜨면서 음성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낮 1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송별회를 합니다.”

몇 글자의 트위트를 읽고 이씨는 학위 논문 걱정을 잠시 미뤘다. 그는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다. 인터넷 메신저 창을 열어 대학원 친구를 불러냈다. “오늘이 그날이래.” 정봉주 전 의원 수감에 대해 친구와 대화하며, 기계공학도 이씨는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광역시 장애인지원센터 비정규직 송연희(가명·27)씨는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으로 여러 글을 주르륵 내리며 살피다가, 어느 뉴스를 링크한 트위트를 발견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한겨레> 1면에 의견광고를 냈다는 내용이었다. 송씨의 ‘트친’(팔로잉 관계로 맺어진 트위터 친구)들은 신문 광고를 사진으로 찍어 계속 리트위트(전파)하고 있었다. “진실은 감옥에 가둘 수 없습니다.” 학생들은 광고에 그렇게 적었다.

그 무렵, 부산에 사는 주부 박주영(31)씨 집에 친정 남동생이 놀러 왔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즐겨듣는 남동생은 정 전 의원 이야기를 꺼냈다. 집안일이 덜 바쁠 때면 언제나 그렇듯이 박씨는 컴퓨터를 켜서 트위터 계정에 로그인했다. 정 전 의원 관련 트위트가 많이 올라와 있었다. 남동생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트위터 화면에서 눈을 뗀 박씨는 동생과 마주 앉아 한국의 정치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2011년 12월26일, 전국의 평범한 시민을 종횡무진 연결한 트위터는 정치 이슈로 내내 뜨거웠다. 그날 밤 9시, <한국방송>(KBS)은 추위 기사 3꼭지, 북한 김정은 기사 4꼭지, 사건·사고 5꼭지 등을 앞쪽에 배치하여 보도했다.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트친이 전하는 세상 이야기가 훨씬 재밌고 풍부”


정치 쟁점만 트위터에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 트위터 활동은 각자의 소소한 관심사와 관련이 깊다. 부산에 사는 주부 박주영(31)씨는 육아·건강 정보를 트위터에서 챙겨 읽고 퍼나른다. 2011년 12월26일, 박씨가 가장 유심히 읽은 트위트는 ‘흑마늘진액 건강식품’ 관련 글이었다. 이날 그는 육아·건강에 대한 3개의 글을 작성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를 팔로(추종)하는 4400여명의 타임라인(시간대별 트위트 모음)에 박씨의 트위트가 노출됐을 것이다.

젊은 나이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정승주(가명·26)씨는 트위터 ‘회계당’ 당원이다. ‘○○당’은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동호인 모임이다. 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한 정씨는 관련 트위트를 올릴 때, 미리 약속한 ‘해시 태그’(#)인 ‘#회계당’을 글머리 또는 꼬리에 단다. 회계에 관심 많은 ‘트친’(팔로잉 관계로 맺어진 트위터 친구)들이 해시 태그를 통해 관련 글임을 알아보고 찾아 읽는다. 정씨의 타임라인에는 ‘회계당’ 트친들의 글이 올라온다. 트위터는 일상의 관심·취향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일상적 관심과 사회적 쟁점 사이의 거리는 멀지 않다. 공무원 정씨는 이날따라 세상 돌아가는 일에 자꾸 신경이 쓰였다. 서울고법이 케이티(KT) 2G망 폐지 승인에 대해 유효 판결을 내렸다는 속보가 그의 타임라인에 올라왔다. ‘케이티가 너무 갑작스레 (2G 폐지를) 추진하는 거 아니야?’ 정씨는 혼자 생각했다. 선수 선발에 외압이 있었다는 조광래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폭로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아니, 스포츠계 시스템이 이 정도밖에 안 돼?’

경기도 광주의 공무원 정씨가 한국 기업·스포츠 문화의 도덕성을 고민하고 있을 때, 광주광역시의 송연희(가명·27)씨는 한국 관공서의 부도덕에 분노하고 있었다. 타임라인을 확인하던 송씨는 <한겨레> 계정에 올라온 ‘경찰청의 무기계약직’ 기사를 클릭하여 꼼꼼히 읽었다. 정부 공공부문에만 13만5000여명의 무기계약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송씨는 현재 장애인지원센터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이다. ‘참, 현실이 짜증난다.’ 일상에 바쁜 송씨는 비정규직 문제 때문에 속이 상했다.

송씨는 트위터에서 걸러진 뉴스만 본다. 종이 신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에 없다. 그가 팔로(추종)하는 트친은 3400여명이다. 그들은 수시로 여러 뉴스에 의견을 덧붙여 트위터에 올린다. 송씨는 트친들이 띄운 뉴스 목록에서 관심 가는 뉴스를 고른다. 상당수 트위트에는 관련 기사의 유아르엘(URL·인터넷 주소)이 링크(연결)되어 있다. 송씨는 유아르엘을 클릭하여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로 인터넷 기사를 자세히 읽어본다.

수시로 타임라인 살피며
관심가는 뉴스 보고 리트위트
오프라인 동료 만나 토론도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이런 ‘트위터 필터링 뉴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더 구조적으로 인지하여 깊이 각인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수많은 시민이 전하고 걸러주는 다양한 정보·의견을 접할 수 있으므로, 소수 기자가 만드는 특정 신문을 열독하는 것보다 더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신문·방송이 단편적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과 달리, 친밀감 있는 트친이 전해주는 ‘이야기’ 방식으로 정보를 인지하여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들은 친밀감 느껴지는 기자 개인의 트위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대학원생 이승훈(27)씨는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트위트를 통해, 비정규직 송연희씨는 노종면 와이티엔(YTN) 해직기자의 트위트 뉴스인 ‘용가리 통뼈 뉴스’에서, 주부 박주영(31)씨는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의 트위트를 보고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수감 관련 정보를 얻었다. 주부 박씨는 “언론사 계정보다 기자 개인이 운영하는 계정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기자의 평가·해석·뒷이야기가 달린 뉴스가 더 재밌다는 것이다.

창조한국당 지지자인 사무직 종사자 이유정(37)씨는 그래서 트위터를 주변에 권한다. 이날도 오후 휴식시간에 40대 초반인 직장 상사와 대화를 나누며 트위터를 권유했다. “언론이 일반인들에게 얘기하지 않는 것을 더 볼 수 있어요.” 트위터를 아직 쓰지 않는 지인을 만나면, 이씨는 최근 트위터에 올라온 최신 정보를 알려준다. 그의 일상적 대화 자체가 ‘트위터 중계’인 셈이다. 트위터는 이씨의 오프라인 일상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실제로 트위터에는 기성 언론이 크게 다루지 않는 정보가 종종 올라온다. 방학중이던 이날, 교사 민철기(가명·44)씨는 태블릿피시를 들고 수시로 타임라인을 살폈다. 점심께 ‘비비케이 헬퍼’(BBK helper)라는 트위트가 올라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비케이 관련 의혹을 종합해 설명하는 글이 링크돼 있었다. 꼼꼼히 읽어본 민씨는 1400여명의 팔로어에게 리트위트했다. 그는 이날 정치·사회 관련 트위트 8개를 리트위트했다.

트위터가 오프라인 행동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 제약회사 직원 양혜림(28)씨의 이날 타임라인에는 제약 산업 관련 기사가 올라왔다. 양씨는 회사 동료와 차를 마시며 자신이 읽은 기사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자주민등록증 관련 트위트를 읽은 뒤에는 인터넷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했다. “이거 별로지 않아?” “완전 족쇄지. 한 번 해킹 당하면 끝 아니야?” 양씨는 서울대 캠퍼스 내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반대한 트친의 글도 읽었다. 대학생인 동생을 인터넷 메신저에서 만나 이야기했다. “김정일 분향소 설치한대. 헐….”

트위터가 전파하는 자극은 20대 여성 회사원 양씨를 예민하게 고민하는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예전이라면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을 정치·사회 현안을 수시로 생각하고 의견을 나눈다. 그는 이날 정치·사회 관련 2개의 트위트를 3600여명의 팔로어(추종자)에게 리트위트했고, 개인적·일상적 내용으로 1개의 리플라이(응답)를 남겼다. 아울러 3차례에 걸쳐 트위터 이슈를 오프라인 대화에 끌어들였다. 자주 글을 쓰고 퍼나르진 않지만, 인상깊게 읽은 트위트에 대해선 누군가와 열성적으로 대화·토론한 셈이다.

‘좌·우 의견’ 긴장 있지만
“다른 생각도 들어야” 개방적
너무 극단적인 주장 ‘언팔’

별처럼 많은 정보·의견·토론이 오가는 공간인 만큼 좌우의 긴장이 없지 않다. 부산의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하는 최재홍(가명·32)씨가 이날 관심을 기울인 것은 ‘김정일 분향소 설치’ 사건이었다. 그는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김정일 분향소 설치는 공동체 관념에 위배되는 선전 행위다.” “종북좌파세력들이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완전히 어이가 없네요.” 보수적 트친들이 올린 글을 최씨는 틈틈이 리트위트했다. 그는 “김정일 서거”라는 표현을 쓴 트위트도 검색했다. 이적 찬양 행위라고 생각한 최씨는 2명의 트위터 사용자를 찾아내 국가정보원 누리집에 신고했다.

스스로 우파를 자처하는 최씨는 제 의견을 트위터에서 직접 밝히진 않는다. 이날 그는 5개의 트위트를 작성했는데, 모두 일상생활에 대한 내용이었다. 반면 리트위트한 7개의 글 가운데 5개는 김정일 관련, 1개는 케이티 2G망 관련, 1개는 일상·소비 관련 내용이었다. 정치적 글을 직접 쓰진 않고, 남이 쓴 글을 퍼나르는 데 주력한 것이다. 직접 글을 썼다간 “당할 게 뻔하다”고 최씨는 말했다. 그가 보기에 트위터 사용자의 80%는 ‘좌파’다. 자신의 정견을 드러내면 그들이 “욕설 섞인 리플라이(응답)를 계속 날린다”고 최씨는 말했다.

트위터 담론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보수 성향 사용자(1회 ‘트위플의 선택’ 참조)에 대해 모두가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조사에 응한 트위터 사용자 가운데 보수적 의견에 오히려 개방적인 경우도 있었다. 공무원 정승주씨는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 그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주로 팔로하지만, 반대 의견 트위트도 늘 살펴본다”고 말했다.

정씨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 그러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와 ‘맞팔’(서로 팔로잉 관계를 맺는 것)하고 있다. “반대 의견이어도 어떤 논리로 주장하는지 들어본 다음에 합리적인가 아닌가 각자 판단하는 것”이라고 정씨는 말했다. “가려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졌다 해서 굳이 ‘언팔’(팔로 관계를 끊음)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교사 민철기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일부러라도 보수 쪽 사람들을 팔로하면서 양쪽 이야기를 들어야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같은 사람들끼리 같은 얘기만 하면 자기만족만 되지 변하지 않는다”고 민씨는 말했다.

그런 과정에서 극단적 의견은 주변으로 밀려난다. 지지정당이 없는 주부 박주영씨는 “심하게 선동적이거나, 너무 정치적 얘기만 하는” 사람은 ‘언팔’해 버린다. 특히 국회의원 가운데 언팔한 이들이 많다. “보통 사용자들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국회의원 중에 다른 정당 잘한 걸 칭찬하거나 좋다고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박씨는 말했다. 박씨는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정치’는 싫고, 그런 정치가 트위터까지 옮겨오는 일도 싫다. 트위터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살피는 주부 박씨가 말했다. “트위터에서 국회의원은 재미없어요.”

송경화 안수찬 기자 freehwa@hani.co.kr


‘경험추출조사’는 조사 대상자가 자신의 행동과 그에 따른 느낌을 시간대별로 직접 기록하는 조사방법이다.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인간 행동과 감정 변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주로 적용했다. <한겨레>는 ‘경험추출조사’ 기법을 원용해 트위터 사용자의 일상적 행동·감정·판단 변화를 들여다봤다. 지난해 8~9월 장덕진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웹서베이에 응한 트위터 사용자 2000명 가운데 팔로잉·팔로어 500명 이상을 거느린 이들에게 조사참여를 의뢰했다. 이를 수락한 트위터 사용자 가운데 연령·지역·성·정치성향이 서로 다른 8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6일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두 시간 간격으로 트위터 사용 행태, 오프라인 행동 등을 일기 형식의 설문지에 직접 기록했다. 기록 내용을 토대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한 뒤, 온·오프를 넘나드는 그들의 하루를 기사로 재구성했다.

트위플 ‘트위터’(Twitter)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 트위트(tweet)에서 비롯한 에스엔에스(SNS) 서비스 이름이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그저 지저귀는 데서 만족하지 않고 좀더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트위플’(트위터+피플)이라 부른다. 트위터하는 민중이라는 뜻이다.

*트친: 팔로잉 관계로 맺어진 트위터 친구

① 트위플의 선택
▷ ‘트위플 혁명’ 선거를 점령한다
▷ [트위터 민심] 안철수엔 호감·지지…박근혜엔 반감·비판
▷ [주요 관심사] 140자의 정치발언대, 평균 리트위트 26회 ‘교감의 용광로’
▷ [트위플은 누구] 트위터 이용 77%가 2030…네트워크를 점령하다

② 리트위트의 힘
▷ [2010-2011년 비교분석] 트위터 하다보니, 정치가 야구만큼 재미있더라
[전문가 분석] 고정된 소수의 트위터 여론 지배? 지나친 단순화다
▷ [의견 지도자] 오피니언 리더에 쫄지마!
▷ [새 미디어] 정보에 의견·감정 ‘톡톡’…정치대화 벽을 허물다

③ 140자의 일상
▷ [2011년 12월26일 8명의 주요 활동] 9시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세상에 접속하다
▷ [3천명 비교분석] 콘서트 가고 책 읽고…트위터 사용자들이 문화활동 더 활발
▷ [난 이렇게 변했다] 주부 “잘 몰랐던 왕따문제 관심”

다음회 예고 슬랙티비즘’(slacktivism)이란 신조어가 있습니다. 말만 많고 실제 행동하지 않는 일을 뜻합니다.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이면서도 막상 실질적인 정치·사회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네티즌을 비판할 때 쓰이는 말입니다. 트위터 사용자는 어떨까요? 그들이 파급력 높은 정치 담론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 사실이라 해도, 과연 그들은 현실을 바꾸는 오프라인 정치에 참여할까요? 4회 ‘트위플 일어서다’에서 그 해답을 함께 찾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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