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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31 16:20 수정 : 2010.01.14 16:15

심판이냐 수성이냐…수도권 빅3 ‘운명의 6월’

[한겨레 2010 새해특집] 도전! 지방선거

5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온 6·2 지방선거. 몸 푸는 ‘선수’들은 피가 마른다. 참신성을 내세우는 신인들은 낮은 인지도에 애가 타고, 성과를 앞세우는 현직 단체장들은 ‘물갈이론’에 좌불안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3년차,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피할 수 없다. 야당은 세종시 수정과 4대강 밀어붙이기 등을 들어 ‘정권심판론’의 기치를 내세울 터다. 여당의 유력한 방패는 이번에도 ‘지역일꾼론’이다. 16개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면면과 구도, 역학관계를 짚어본다.

서울시장

“오세훈 넘어라” 여야 없이 난타

잠재적 대선주자 총출동


모든 정당이 정치적 자원을 총동원할 서울시장 선거전은 ‘오세훈 뛰어넘기’로 수렴된다.

일찌감치 재선 행보에 들어간 오세훈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과 ‘대안부재론’을 앞세워 수성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명분은 “한강 르네상스 등 서울의 근본적 변화를 완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그러나 현직 서울시장의 전례없는 재선 행보 자체가 선거판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있는 여권에선 “오 시장 독주체제가 조기에 고착되면 경쟁력 있는 야당 후보의 등장으로 수도권 선거판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대안 모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원조 소장파로 3선의 관록을 쌓은 원희룡 의원은 최근 “오세훈식 전시행정 타파”를 전면에 내걸었고, 외고 개혁을 주창해온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도 “서울시장 연임은 전례가 없다”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 대중성을 앞세운 나경원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 “오 시장이 당에 대한 기여 없이 과실만 따 먹는다”는 불만 기류가 엄존하는 것도 변수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오 시장 독주 타파’를 명분으로 ‘예비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선택도 선거 판도를 가를 수 있다. 오 시장은 당 안팎에서 ‘이명박 계승자’로 인식돼 있다. 박 전 대표가 다른 대항마를 지원할 경우 오 시장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 심판’을 내건 야권에서도 필승 카드를 찾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에서 5차례 구청장을 지낸 김성순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에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송영길·추미애·박영선 의원, 김한길·이계안·신계륜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계안 전 의원은 최근 서울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출산율을 2.1명으로 만들자며 ‘2.1연구소’도 열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386 대표 격’으로 출마에 뜻을 두고 있지만 지역구가 인천이라는 점을 극복 과제로 안고 있다.

한 전 총리 카드는 원래 민주당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카드다. 검찰 수사로 탄압받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까지 가세하면서 승산이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재판 과정이 변수다. 국민참여당 소속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서울시장 출마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일정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유 전 장관이 나올 경우 야권 표 분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 영입론도 민주당 안에선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진보신당에선 이미 출마를 선언한 노회찬 대표가 오 시장과 차별화를 꾀하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민주노동당에선 이수호 최고위원과 이상규 서울시당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인천시장

안상수 3선 도전… 야 “뭉쳐야 산다”

충청출신 많아 세종시 영향권

안상수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한 인천시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이에 대항할 ‘범야권 연합후보’의 출현 여부다.

한나라당에선 안 시장이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후 박상은, 이윤성, 유정복, 이학재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 시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 1단계 사업 성공, 인천대교 개통 등을 내세워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역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중 3선을 이어간 후보가 없는데다 친이, 친박계의 대립구도가 공천에 영향을 끼치면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인천시장

야권에서는 ‘1 대 1 구도’로 가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인식 아래 ‘반엠비(MB) 민주대연합’이 최대 화두다. 민주당에서는 인천시 부시장 출신인 유필우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문병호·이기문·김교흥 전 의원 등이 잇따라 출마선언을 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의 막판 투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2006년 선거에서 3위를 차지했던 김성진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인천시민 중 40% 정도가 충청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세종시 수정론 문제가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틈새를 노려 자유선진당도 최근 경기도당을 부천에 설치하고 인천시장 후보 영입에 나서고 있다.

홍용덕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경기지사

김문수 출마 여부 최대 변수로 꼽혀

김진표 일찍이 출사표 잰걸음

경기도지사 선거전의 판도는 현 김문수 한나라당 지사의 출마 여부에 따라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내 친이명박계에선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경쟁할 유력 후보로 김 지사를 꼽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사 재선을 노리느냐, 아니면 차기 대선 도전의 길로 직행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인 김 지사의 선택에 따라 나머지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움직임도 결정될 전망이다.

경기지사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영선 의원은 “친이계와 친박계의 빅딜이 성사되면 기회가 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등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경제·교육 부총리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김진표 최고위원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엔 3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서도 ‘김문수 대 김진표’의 대결이 이뤄지면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혼전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원직까지 사퇴하며 언론관련법 투쟁의 선봉에 선 천정배 의원, 부천시장을 2차례 했던 원혜영 전 원내대표, 3선의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도 유력한 후보들이다.

18대 총선에서 패배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열풍을 일으켰던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도 일정한 파괴력을 지닌 후보로 평가된다. 다만, 심 전 대표는 7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경기도가 기반인 당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 지역의 명망 있는 전문가 출신을 영입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애초 경기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최근 서울시장 출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 전 장관이 서울로 옮기면서, 유 전 장관에게 쏠렸던 표는 대부분 민주당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9~12일 <한겨레>와 <더 피플>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 전 장관은 15.3%를 차지해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김진표 최고위원(20.9%)을 맹추격했다.

경기도에서 이뤄진 각종 선거는 지역공약 대결보다는 집권 여당 및 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을 강하게 반영해왔다. 지난해 경기도 교육감 선거와 시흥시장, 안산과 수원 장안의 국회의원 등 각종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연승을 거둔 것도 이 때문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요한 이슈인 교통·경제·교육문제 등을 어떻게 풀 것이냐도 후보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한나라당의 견제로 예산이 죄다 삭감된 초등학교 무상급식 확대 문제는 피해갈 수 없는 주요 이슈다. 수원/홍용덕, 이유주현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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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한겨레 2010 새해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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