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0 새해특집] 도전! 지방선거
■ 광주시장·전남지사 광주, 참여정부 인사 후보단일화땐 지각변동
전남 ‘동서 대결론’ ‘개혁 공천론’ 등 3파전 ‘현역들의 3선 도전 대 신진세력의 3선 저지’ 민주당의 ‘집안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전남도지사, 광주시장 선거 판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광주시장 선거는 박광태 현 시장의 3선 목표가 위협받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박 시장은 끝까지 시정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민심을 잡겠다는 계획이지만, 여론조사에서 강운태 민주당 의원에 이어 2위로 밀려나 있어 조급한 처지다. 최근 ‘영산강 기공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찬사 발언 탓에 민주당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지난 9월 정운찬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추궁으로 맹활약한 강운태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강 의원 쪽은 “광주시장, 내무부장관을 거친 행정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민심이 또다른 새로운 인물을 갈망할 경우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 3위를 달리는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바로 그 지점을 공략하고 있다. 국세청장, 관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을 두루 역임하며 ‘고위 공직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그는 참신한 광주시장의 출현을 바라는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들인 이용섭 의원,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광주시장 후보단일화로 교통정리를 할지도 변수다. 3명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하면, 강운태 의원의 지지율 역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호남 공천을 오는 2월 말 또는 3월 초에 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연대 여부도 2월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전남도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박준영 현 지사, 주승용 민주당 의원, 이석형 함평군수의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3선을 노리는 박 지사는 무난하게 도를 운영했다는 평가 속에 경쟁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두 배가량 앞서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와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을 지역에 유치한 효과도 보고 있다. 그러나 쌀 대책과 관련한 농민단체 등과의 갈등, 3선에 대한 지역민의 피로감 등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전남 동쪽인 여수 출신 주승용 의원은 전남 서쪽 영암 출신의 박 지사와 ‘동서 대결’ 구도를 형성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남 개발사업이 서쪽에 집중됐다는 ‘동쪽 소외론’으로 동부권 표심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도의원, 여수시장을 거쳐 중앙무대에 진출한 그는 지역이 키운 ‘일꾼’임을 자임하지만, 중앙정치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미미하다는 걸림돌이 있다. 지난 29일 출마선언을 한 이석형 함평군수의 ‘약진’도 눈에 띈다. 출마선언 전부터 10% 남짓 나왔던 그의 지지율 상승 추이가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듯 보인다. 함평 나비엑스포로 인구 4만이 채 되지 않는 함평군을 들썩이게 하며 인물 인지도를 높인 그는 민주당의 ‘호남 개혁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 후보보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송호진, 광주/안관옥 기자 dmzsong@hani.co.kr
■ 전북지사 정동영 거취 따른 ‘무소속 바람’ 변수 민주당의 텃밭답게 전북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후보군의 잔치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완주 지사는 새만금 사업 추진 등을 통해 ‘현직 지사 프리미엄’을 톡톡히 챙겼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강봉균 민주당 의원(전북도당위원장)마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해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민주당이 언론관련법 무효화를 외치며 장외투쟁을 벌이던 와중에, 새만금 사업 추진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절을 올린다”는 편지를 보낸 게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공천을 쇄신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재선에 도전하는 그에겐 부담이다. 이 때문에 김 지사가 당내 경선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지사의 거취는 정동영, 신건, 유성엽 의원 등 전북지역 무소속 3인방의 민주당 복당 문제와 맞물려 지역 정가에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정 의원 등의 복당 문제가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지난 4·29 재보궐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무소속 바람이 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균환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활동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동교동계와 구민주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내 경선을 모색하고 있다. 장성원 전 의원도 “정동영-신건-유성엽 의원이 복당할 경우”를 전제로 경선 참여 계획을 밝혔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동생인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도 민주당 출마를 준비중이다. 경제 전문가인 유 교수는 새 인물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태기표 전주 완산갑 당협위원장 등이 출마가 거론된다. 민주노동당에서는 하연호 도당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진보신당에서는 염경석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이정애, 전주/박임근 기자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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