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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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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새해특집|두근두근 월드컵] 16강 가는 길
허정무호가 올해 남아공월드컵 B조에서 맞붙을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세 팀은 각기 사뭇 다른 스타일을 구사해 모두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허 감독이 12월 조추첨식 뒤 ‘맞춤형 전략’으로 대비하겠다고 밝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스는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을 가하는 팀으로,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으로 알려져 있다. 아르헨티나는 공격진에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 전광석화처럼 빠른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게 강력한 무기다. 나이지리아는 유연한 플레이와 우수한 체격 및 체력 조건, 스피드 있는 공격이 역시 위협적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지난해 12월 기준)에서 52위로 가장 처진다. 그리스 12위, 아르헨티나 8위, 나이지리아 22위. 국제축구연맹이 조추첨식 뒤 B조 16강행 후보로 서슴없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지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역대 월드컵 본선 성적을 봐도 두 팀이 앞선다. 아르헨티나는 2회 우승(1978·1986년)의 화려함이 있고, 나이지리아는 두차례(1994·98년)나 16강에 올랐다. 반면 그리스는 1994년 미국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해 조별리그 탈락의 초라한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강팀이라 해도 아킬레스건이 있기 마련이다. 대륙별 예선에서 보여준 세 팀의 경기력, 감독의 지도력을 보면 그렇다. 선수들의 면면을 비교해봐도, 한국이 뒤지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리스를 유로 2004 우승으로 이끈 명장 오토 레하겔 감독도 “아르헨티나가 가장 강하며, 남은 세 팀이 조 2위를 다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 ‘스타는 감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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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레하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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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변방에 있다가 유로 2004 우승으로 빛을 발했으나, 이후로는 국제대회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72살인 독일 출신 명장 오토 레하겔이 계속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게 강점이다.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 2조에 스위스, 라트비아,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몰도바 등 비교적 약체들과 편성돼 6승2무2패로 조 2위를 했다. 스위스에 1-2, 0-2로 두 번씩이나 진 것은 허정무호로서는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10경기에서 20골을 넣고 10골을 내줬다. 스위스(6승3무1패)에 이어 조 2위를 해서 플레이오프로 밀렸는데, ‘득점기계’ 안드리 솁첸코가 있는 우크라이나와 맞붙어 홈에서 0-0,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해 사상 두 번째 월드컵 본선행의 기쁨을 맛봤다.
그리스는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있다.한국은 A매치에서 두차례 만나 1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200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박주영의 골로 1-1로 비겼고, 2007년 2월 런던에서는 이천수의 프리킥골로 1-0으로 이겼다.
그리스의 키플레이어는 유럽예선에서 10골을 넣은 테오파니스 게카스(바이어 레버쿠젠)다. 30살 베테랑 공격수로 A매치 45회 출장 20골에 빛나는 그이지만, 최근 유럽 클럽축구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09년 2~6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포츠머스에 임대되기도 했는데, 바이어 레버쿠젠에서도 출장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에는 유로 2004 우승 당시 포르투갈과 치른 결승전에서의 결승골 주인공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 외에는 특별한 스타가 없다. 레하겔 감독은 유로 2004 우승 때만큼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략가다. 2001년부터 그리스를 지휘하며 변방 그리스를 유로 2008 본선과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허정무 감독은 그리스의 강점을 “선수들이 바뀌긴 했지만, 유로 2004 때보다 전력이 세련됐다”고 꼽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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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12위 유럽예선 2조 2위(6승2무2패, 20골 10실점) 월드컵 본선 최고성적 조별리그 탈락(3패·1994)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1회(1994) 키플레이어 테오파니스 게카스(바이어 레버쿠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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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약점은 감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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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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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면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가장 화려하다. 우선 리오넬 메시는 존재감만으로도 위협적이다. 소속팀 FC바르셀로나의 2008~2009 시즌 트레블 달성부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까지 6관왕에는 그의 활약이 컸다.
전천후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를 비롯해,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득점포에 불을 붙이고 있는 곤살로 이과인, 디에고 밀리토(인테르밀란), 지치지 않는 미드필더 페르난도 가고(레알 마드리드), 2007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최우수선수상에 빛나는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아궤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럽 빅리그를 누비는 공격 자원이 즐비하다. 게다가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 왼쪽 윙백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도 포진해 있다.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뛰는 35살 베테랑 플레이메이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도 경계 대상이다. 그는 2009 클럽월드컵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실버볼을 차지했다
멤버는 화려하지만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아킬레스건이다. 그의 지휘 아래 아르헨티나는 남미예선에서 8승4무6패라는 성적표로 간신히 4위를 해 본선에 턱걸이했다. 23골을 넣고 20골을 내줬다. 특히 마라도나 감독은 주위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는 독선적인 선수 운용으로 국내에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남미예선에서 무려 43명의 선수를 일관성 없이 기용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해발 1753m에 있는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격돌하는데, 고지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와 격전을 치른 뒤 한국과 만나는 것도 허정무호엔 호재일 수가 있다.
한국은 역대 A매치에서 아르헨티나와 네차례 만나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당시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진 바 있다. 허정무 감독이 몸으로 마라도나를 막아낸 일로도 유명한데, 둘은 이제 감독으로서 2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는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있는 팀으로, 남미예선에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본선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그들의 스피드를 어떻게 죽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허정무호로서는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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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8위 남미예선 4위(8승4무6패, 23골 20실점) 월드컵 본선 최고성적 우승 2회(1978·86)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14회 키플레이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감독 디에고 마라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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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관심은 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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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부 아예그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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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도 공격 자원은 파괴력이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스트라이커 오바페미 마틴스(볼프스부르크)는 과거 인테르밀란과 뉴캐슬 등을 거친 베테랑. 미들즈브러 시절 이동국과 함께 뛰어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야쿠부 아예그베니(에버턴), 아프리카 예선에서 4골을 넣으며 혁혁한 공을 세운 이케추쿠 우체(레알 사라고사)도 강력하다.
첼시의 미드필더인 존 오비 미켈은 키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29살 주장으로 중앙 수비를 책임지는 조지프 요보(에버턴)도 프리미어리거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돈 문제로 자주 내분을 일으키는 등 콩가루 같은 집안인 게 치명적 약점이다. 지난 12월 중순엔 나이지리아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출전 보너스로 지급하기로 한 100만달러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협회는 “불행하게도 벌써 많은 이들이 과거를 언급하며 돈 얘기를 꺼내고 있어 남아공에 가기 전에 이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도 조별리그에서 스페인까지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선수단이 출전 보너스를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옥신각신했고 결국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른 16강전에서 덴마크에 1-4로 완패를 당한 경험이 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클럽축구 무대에서는 충실하지만 국가대표 간 경기에서는 국가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샤이부 아모두 감독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모래알 같은 대표팀을 추스르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팀이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잡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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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22위 아프리카 예선 B조 1위 3승3무(9골 4실점) 월드컵 본선 최고성적 16강(1994·98)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4회 키플레이어 존 오비 미켈(첼시) 감독 샤이부 아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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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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