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20 20:04
수정 : 2016.05.20 22:29
친구야.
그동안은 세월호 기적을 꿈꾸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오늘은 드디어 이루어진 세월호의 기적, <사람 꽃 피다> 이야기를 하게 되어 천만다행이네. 세월호를 화두로 붙잡고 있는 사람들에겐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기적이며, 모처럼 가슴 벅차게 하는 멋진 선물이네.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적이 우리 삶의 현장에 꽃으로 피어났네. 천일 순례하는 시민 상주들이 맨발로 피워낸 기적의 꽃이 환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 있네.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네.
지난 5월1일 광주 천일순례길에서 노란 표지의 책 <사람 꽃 피다> 두 권을 선물받았네. 시민 상주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묶은 책이네. 별이 된 아이들에게 ‘잊지 않을게, 값지게 할게’ 하고 약속한 대로 삶을 깊이 성찰하고 전환시켜온 사람들의 활동을 기록한 책이네.
친구야.
우리에게 기적을 선물해준 저분들의 진실한 뜻을 함께 읽어보면 좋겠네.
“세월호 참사는 돈과 이윤에서 ‘사람과 생명’이란 가치로 개인의 삶과 사회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방향을 바꾸었을 때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있고 305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의 진실을 빠짐없이 밝힐 수 있는 힘 또한 너와 나, 우리와 사회의 방향 전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분들이 걸어오고 걸어가는 길이 바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여겨지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정말 우리 모두 저분들처럼 너도나도 ‘사람 꽃’을 피워낸다면, 그리하여 활짝 피어난 ‘사람 꽃’이 가득한 우리 사회가 된다면 어떨까. 그야말로 세월호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오히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이보다 더 참되고 빛나는 기적은 있지 않다고 해야 마땅할 터이네.
그런데 혹 누군가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십중팔구 관념으로 만들어낸 신비의 환상에 도취된 사람일 것이네. 다시 말해 우리 모두의 바람을 현장에 실현해낸 ‘사람 꽃’ 기적 말고 또 다른 기적은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네.
이쯤에서 세월호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세월호의 교훈, 세월호 가족의 간절한 염원이 ‘4·16 인권선언’으로 나타났다고 여겨지는데 자네도 동의할 것이라고 보네. 만일 동의가 된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선언의 정신을 사람들의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도록 할 것인가’ 하는 일이 아닌가 하네.
친구야.
더 늦기 전에 누군가는 뚜벅뚜벅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보네. 그리하여 3년상이 되는 날엔 유족과 시민이 서로 얼싸안고 환호함으로써 한이 녹아내리고 여한이 없는, 그리고 희망의 ‘사람 꽃’ 피워내는 기적의 길을 열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네.
|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
그런 차원에서, 며칠 전 어느 친구의 멋진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었으면 하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 꽃’ 피워내는 세월호의 기적, 생명평화의 순례길을 만들자는 이야기이네. 세월호 가족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오갔을 안산에서 팽목항까지의 길을 그분들의 염원인 4·16 인권선언 정신으로 꽃피우는 순례길 말이네. 굽이굽이 길 따라 마을과 마을을 걸으며 시민과 함께 4·16 인권선언 정신을 가슴에 새기는 순례길, 선언의 정신이 사람 사람의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순례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네. 시민들이 마음 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네. 내용도 괜찮다고 판단되는데 어떤가.
내일이라도 만나 지혜를 모았으면 하네.
도법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