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7.29 19:01 수정 : 2009.08.01 10:39

지난 대선 재투표도 콜! (일러스트레이션 양시호)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시사탐구생활 3탄-미디어법 투표 논란, MB의 ‘서민’을 알려주마

최근 폭증하고 있는 요해 불가요 이해 난망인 각종 시사 사건들을 위한, 여름방학 특집 시사탐구생활 고삐리 면학지도 그 세 번째 상담. 가자.

Q 1. 미디어법, 재투표다 대리투표다 해서 큰 논란이잖아요.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정리 좀 해주세요. 그리고 미디어법은 왜 안 되는 거죠?

A 일단 이것부터 밝혀 두자. 그 직권상정은 말이야, 의정활동이 아냐. 직속상관 조중동에게 방송을 직권상납함으로써 10년 야당의 한을 해원코자 하는 한나라당의 씻김굿이지. 영구집권하려고. 자 그럼 그 난리굿의 디테일 한번 보자고. 먼저 재투표. 한나라 논리는 두 가지야.

우선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거. 이거 웃기는 논리라 봐. 애초 의결정족수라는 건 법안 가결의 조건이지 투표행위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개념이 아니라고. 의결정족수 미달된 채 투표행위, 할 수 있어. 그땐 부결되는 거지. 그래서 미달이면 투표하지도 않지. 뭐하러 해. 자동부결인데. 아예 투표 않고 다른 안건으로 넘어가거나 중지하고 정족수 채우거나 안 될 거 같으면 산회한다고. 투표 시작해도 종료 안 한다고. 그래서 “투표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거거든. 근데 이번엔 종료 선언 했다고. 그럼 표결은 정상적으로 일어난 거야. 표결이 있었으니 당연히 결과가 나와야지. 결과는 가·부결밖에 없는 거고. 이걸 자기들 맘대로 재투표해버렸어요. 당연히 일사부재의 위배지.

또하나는 “가결 또는 부결 등의 의결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라 표결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이건 사회자가 가·부결을 선언해야 의결이 완료된단 논리거든. 아니지. 부결은 투표가 만드는 결과지. 사회자 진행발언으로 만들어지는 결과가 아니지. 그럼 한나라, 왜 이런 짓을 했냐. 이윤 딱 하나지. 결과가 맘에 안 들어서. 어쨌거나 이 사안은 헌재 갔으니 기다려 보자고. 만에 하나 헌재가, 결과가 맘에 안 든다고 재투표해버린 한나라 손을 들어준다. 그럼 우린 지난 대선 재투표하자고 해야지. 결과가 맘에 안 들어도 담 대선까지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는 말이니까.

아예 논란의 여지조차 없는 건 대리투표지. 이건 용어부터 잘못이야. 국회의원의 대리투표란 개념 자체가 없는 거야. 당연하지. 대구 달성군 지역주민을 대의하는 박근혜 권리와 의무를 누가 어떤 절차로 위임받을 수 있나. 없어요, 그런 거. 그러니 그냥 불법투표지. 근데 야당이 대리투표라니 한나라에선 야당도 대리투표했단 주장을 했어요. 이게 진정 코미디야. 그러니까 왜 우리만 갖고 그래, 쟤들도 잘못했는데 이건데. 만날 물타기하던 게 버릇이 돼 놔서 너도 총 쐈고 나도 총 쐈으니 우리 서로 안 죽은 걸로 하자, 이거거든. 불법, 누가 했든 뭔 상관이야. 불법이면 무효지. 스스로 증거를 추가 제출하네. 자해지 자해. 전문용어로 실성이라고 해.

2.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주 “서민을 돕는 게 내 삶의 가치”라고 했잖아요. 그 기사에 엄청난 수의 댓글이 달리면서 말들이 많던데 왜 그런 거예요?

사실 각하 그 발언엔 본 교사도 고민 많았어. 장애인 혹은 미혼모를 돕는 게 내 삶의 가치다. 그런 건 말이 돼. 인권과 인본의 가치관을 드러낸 거니까. 노동자 언급해도 계급적 각성이나 세계관의 피력이라 할 수 있지. 뭐 국민 언급했다면 대통령이니 당연한 거고. 근데 서민을 돕는 게 삶의 가치라. 이런 건 또 처음 들어봐요. 서민이면 평범한 일반인인데, 무슨 가치를 말하자는 건가. 그리고 뭘 어떻게 돕겠단 건가. 방 청소 해주고 팥빙수 사줄 건가. 더구나 경제적 계층의 의미라면, 더욱 말이 안 되지. 홀몸노인 도시락 보조금이나 연탄 보조금, 기초생활수급자 의료비 지원 같은 각종 복지예산 왕창 삭감하는 대신 수십조원으로 멀쩡한 강바닥 긁어주시는 각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가 없잖아. 그건 파란해골 13호가 마루치를, 다스베이더가 추바카를 돕는 게 내 삶의 가치라고 한 것과 다이다이잖아. 하여 우리가 또 각하를 오해했다고 본다. 원래 각하께선 오해 많이 받으시잖니. 그런 전차로 본 교사, 서민이 그 서민일 리 없단 결론이다. 그럼 뭐냐.

서민의 서, 독음만 같고 한자가 다른 거야. 서생원 할 때 그 서라. 각하의 특정 생물에 대한 한량없는 애정 표현이라 보는 거지. 혹시라도 그게 아니다. 그럼 섬인을 우리가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 거 왜 연음법칙인가 있잖아. 섬인 → 서민. 즉, 섬사람들. 아무래도 일본이지 싶어. 것도 아니다. 그럼 ‘썸인’ 아니겠는가 싶네. some inn. 어떤 숙박업소. <조선일보>가 사실은 숙박업자잖니. 조선일보 돕겠단 일종의 은유라 봐야지. 발음이 좀 다르다? 시적허용이지 뭐.

김어준
어쨌거나 분명한 건 이거야. 각하, 세상 참 편하게 사신다. 그냥 말로 다 하셔. 이건 뭐 하늘이 있으라 하니 하늘이 있었다, 수준이야. 참 좋으시겠어. 해서 각하 말은 다 한 줄로 해석돼요. 수리수리마수리수수리사바하. 그러니 서민 니들은, 고마운 줄 알아 이것들아.

PS- 아 참 미디어법, 왜 안 되냐. 세상은 서로 다른 생각이 다투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가는 거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 언론을 장악한다, 그럼 인식과 사고의 적대적 인수합병이 벌어진다. 일방적으로. 그런 사회를 우린 전제국가라 한다.

김어준 딴지 종신총수 고민 상담은 gomi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