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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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상처 사방 문대봐야 지 털만 빠져…호소 마시라
정력 타깃 두루 루머 유포, 유유히 미소 머금고
배우이자 뮤지컬 제작자 박해미씨와 딴지일보 총수이자 방송인 김어준씨가 독자들의 ‘관계 개선’ 상담가로 나섰습니다. 부부관계, 가족관계, 직장 내 관계, 애인 관계, 친구 관계 등 살면서 엮이게 되는 인간관계의 고민에 대해 매주 번갈아 시원하고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을 원하는 독자는 고민 상담메일(gomin@hani.co.kr)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100% 비밀보장, 100% 고민해결을 책임집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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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장에 다니는 서른 먹은 여성입니다. 지난 해 회사 옆부서 남자 직원의 적극적인 대시로 6개월을 사귀었습니다. 어느날 그에게 온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5년째 다른 여성과 만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네 여자를 동시에 만나고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 이후였습니다. 그는 뻔뻔하게 회사 사람들에게 제가 이상한 여자라고 얘길 하고 다녔습니다. 사람들도 그와 술 한 잔 하고 나면 모두 그의 편을 들면서 “그냥 네가 참고 넘어가라”는 식의 얘기만 했습니다. 너무 기가 막힙니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쌓아 온 인간관계가 모두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억울하지만 이대로 시간이 흘러 모두 그 일을 잊기를 바라야 하나요? 아니면 어떻게든 제 처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설득해야 하나요? 너무 괴롭습니다.
연애 희열 당신 것이듯 비판도 당신 몫
사후 대형 하자 적발 하소연 관심 없어 A 1. 먼저 야박한 소리부터. 누굴 탓하리. 다 큰 어른들 자유연애의 원천 귀책사유, 언제나 본인에게 있는 법. 사후에 대형 하자 적발하고 하소연해 봐야 사람들, 관심 없다. 애초 지 선택인데 뭐. 그리고 그게 그 바닥에서 제3자로서 마땅한 자세. 그러니 해당 사안으로 사회생활 동료들로부터 위로나 이해받겠단 작정은 버리시라. 당신이 억울하다 해서 그들에게 당신을 이해해줘야 할 의무 없다. 혹여 그들이 던질 몇 마디, 적선이다. 그러니 창졸간 불우이웃 되기 싫거든 그들 붙들고 호소 따위 절대 마시라. 그렇게 자기 상처 사방에 문대봐야 지 털만 빠진다. 연애로 말미암은 희열이 온전히 당신 것이었듯 그로 비롯된 비탄도 고스란히 당신 몫이다. 그게 어른들 연애의 기본 이치다. 맥시멉 쾌락 배팅 선택은 세계관 영역
야비한 여론호도 싸가지 영역, 복수다!
일러스트레이션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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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오빠에 전치 1주어치 교사도 할만 3. 가장 먼저 할 일. 남들 안 볼 때 뒤통수 냅다 갈기기. 뒤돌아보면 화사하게 웃으며 “야이 X새꺄”라고 나지막이 속삭여 주시라. 필 받으면 낭심 ‘니킥’도. 그리곤 유유히 갈 길 가시라. 그래도 된다. 그 다음부터 스치면 “너 꼬추 짧어” “물렁해” “냄새나” 등등을 입모양만으로 읊어주시라. 만면에 미소 머금고. 다음은 루머 유포. 수컷, 단순한 동물이다. 타겟은 정력. 정력이 과연 기장이냐 시간이냐 횟수냐, 그 표준에 관한 국민적 합의 여적 도출되지 않은바, 두루두루 하자. 회식자리서 다음 멘트들 흘리시라. “흥분해 새끼손가락 정도가 맞는 거니?” “30초면 된 거니?” “근데 거긴 칫솔로 청소하는 거니?”. 다음 멘트들은 점심시간 때 문득문득. “남자가 돈 빌리면 갚디?” “너두 너만 밥값 내니?” “니 애인도 자동차 사달래든?” 주의사항. 짧게 툭툭 치고 설명 생략. 여성동지들에게만. 누군지 언급 말고. 이런 말은 스스로 생명력이 있어 제 주인, 반드시 찾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이슈에 진실을 알고픈 게 아니라 가장 나쁜 걸 믿고 싶어 하는 법.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고 즐거이 응징하시라. 그까이거. * 덧붙임 " 그래도 성이 안 차거든. 포다리 여성들과 연석회의 뒤 공동대처도 괜찮고, 사촌오빠에게 전치 1주어치 교사도 할 만하겠다. 참고로 진단 1주에 합의금은 50만~70만원. 아참, 이참에 정력표준에 관한 국제규격 제정, 보건복지부에 엄정 촉구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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