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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24 19:02 수정 : 2009.06.25 10:18

너 어제 그거 봤어?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스타에게도 가족이 있다! 스타의 아들딸을 티브이 화면에 불러내는 프로그램에 이어, 스타 부부를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 새롭게 출발했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사진 오른쪽)씨와 시나리오 작가 신광호씨가 흥미로운 <스타부부쇼 자기야>(에스비에스)와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스비에스)을 들여다봤다.

스타 가족 화면으로 끌어낸 ‘스타부부쇼 자기야’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아침 프로식 자화자찬 벗어나 시원 … 부모보다 의젓한 아이들 감동이야

정석희(이하 정) 지난주 첫 방송한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의 성공에 힘입어 등장한 포맷이다. 부부가 나오지만 아침 토크쇼에서 흔히 보던 감동 어린 이야기가 아니라 폭로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김지훈의 아내 이종은이 “네 인생을 내 인생에 얹니? 난 널 만나서 빚졌다”는 남편의 말에 충격받았다고 폭로했는데 난 확~ 와닿더라고.


미혼이든 기혼이든 짝에 대한 호기심은 끝이 없구나

스타의 가족이 출연해 솔직담백한 토크를 나누는 예능 프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위)과 <스타부부쇼 자기야>. 에스비에스 제공
신광호(이하 신) 아무리 술 취해서 한 말이라지만 결혼 1년차 아내가 들은 말로는 큰 상처 아닐까. 너무 빠르잖아.(웃음)

취중진담으로 ‘나 혼자 살았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싶은 남편들 많지 않겠나.

맞다. 결혼 직전에 도망가고 싶은 남자도 많고! 이종은·김지훈 커플은 티격태격하지만 또 결혼 1년차에서 볼 수 있는 앙증맞은 느낌도 있더라. 그걸 보면서 난 액셀 밟듯 좀더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판이 너무 크더라. 대여섯 커플이 나오니까 중간중간 딱딱 끊어지고, 다른 커플 소개하는 걸로 휙휙 넘어가던데 …. 혜은이 부부 이야기는 특히 더 듣고 싶었는데! 캐스팅 스케일이 너무 크지 않았나 싶다.

조금씩 등장인물들이 바뀌겠지만 그래도 부부들의 이야기에 지속적인 흐름이 있을 것 같다. 첫 회를 보면서 부부라는 게 기본 틀은 같지만, 사람에 따라서 사는 방식이 참 다르다는 걸 느꼈다. 얼음에 팥을 넣으면 팥빙수가 되고, 녹차를 넣으면 녹차빙수가 되듯이 뭘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게 되잖아. 다른 사람 만나면 다른 부부가 되는 거, 참 흥미롭다.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짝에 대한 호기심은 끝이 없다. 미혼일 경우는 애인 이야기, 기혼일 경우에는 부부 이야기가 안 궁금할 수가 없는 거다. <우리 결혼했어요>(문화방송)가 청춘 커플에 초점을 맞춘다면, 에스비에스는 부부 생활과 자녀와의 관계를 콘셉트로 잘 잡은 거 같다.

<자기야>를 보면서 나도 우리 남편이 나 같은 무뚝뚝한 여자가 아니라 이윤미 같은 애교 타입을 만났으면 참 알콩달콩하지 않았을까 싶더라. 헌데 뭐 건조한 것도 나쁘진 않다. 김지훈이 프러포즈 못 했다면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아내가 눈물 안 보이는 게 참 맘에 들더라. 고백하면 눈물 흘리는 천편일률적인 장면을 많이 봤잖아.

주영훈과 이윤미 커플은 참 애교스러운 부부더라. 주영훈은 아내 만난 게 운명이라고 하잖아. 김지훈은 똑같은 유부남인데도 괴로워하는 갈등 구조인 거고. 한마디로 김지훈이랑 총각 때는 같이 놀았던 주영훈이 결혼 후 담배 끊고 12시면 잠들고 한다는 거지.

김지훈 부부처럼 싸우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고, ‘너는 내 운명!’인 부부도 있는 거다. 부부라는 관계가 매순간 발견인 것 같다. 정말 놀랐던 게 고생만 죽도록 한 이미지의 김태원 아내가 명품 편집광이라는 사실이었지. 요리사 이혜정이 남편을 ‘좋은 놈, 나쁜 놈, 불쌍한 놈’이라고 표현한 것도 공감되더라. 거의 모든 남자가 세월이 지나면서 불쌍해지거든.(웃음)

예능 프로에 있는 일종의 남성팀, 여성팀 형식으로도 볼 수 있다. 주부 시청자라면 여성팀을 응원하고, 남성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남편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는 거지.

예전엔 가족에 대해서 말하라면, 자랑이나 좋은 말만 하고 가족 흉보는 게 금기시되었잖아. 요샌 흠을 말하는 게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난 우리 식구들 폭로가 무서워서 <붕어빵>에도 <자기야>에도 못 나가겠지만.(웃음)

<자기야>는 결혼 1년차부터 30년차까지 다양한 연차의 부부를 불러서 더 재밌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김태원도 큰 웃음을 줬다. 아내에게 모피 코트 사주기 위해서 백화점에 30만원 들고 갔다잖아. 알고 보니 1200만원이었다고. 잘 모르는 남편이 보기엔 털 좀 달린 게 뭐 30만원이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한 거잖아. 나름 귀엽더라고. 그때 엠시 김원희가 “그러지 좀 말라”고 벌떡 일어나는 것도 참 재밌었고.

김원희는 훌륭한 진행자다. 출연자들을 잘 데리고 놀면서도 맥을 잃지 않는다. 김용만도 최근 여기저기 헤매고 돌아다녔는데, <자기야>에선 자기 길을 찾은 느낌이 든다.

김원희는 분위기를 띄우고 압도하는 매력적인 엠시다. 솔직담백하게 귀엽게 소화를 하니까 이야기에 탄력이 붙더라.

부부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수위를 어떻게 조절해 갈지 기대된다. <자기야>의 김원희와 김용만만큼 <붕어빵>의 엠시 김국진과 이경규도 정말 잘하고 있다. 자기에게 잘 맞는 프로를 만난 거지. <붕어빵>을 보면서 처음엔 스타의 자녀를 어떻게 공급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헌데 캐도 캐도 끊임없는 광산처럼 끝도 없다.(웃음) 끼 있는 스타의 자녀도 많고.

이경규는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에서 빛이 난다. <전파견문록>(문화방송) 때도 그랬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석한다. <붕어빵>에선 스타의 아들딸들이 마치 사건 증언하듯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는 입담이 장난 아니다. 그런데 프로 나오기 전에 다들 합숙하나? 어떻게 아이들이 그렇게 기억력, 관찰력이 좋은지 놀랍다.

어린아이들은 보통 “우리 엄마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말하는 걸 참 좋아한다. 녹화 전 준비도 상당하겠지만, 아이들이 신나서 하는 게 보인다.

폭로전 무서워 난 못 나가겠네

아이들 나름의 경쟁 구도도 재밌다. 프로에 나와서 엄마 아빠 칭찬하라고 했으면 아마 지루했을 거다.

아이들을 보면 끼 있는 피는 못 속인다 싶더라.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맑고 밝아서, 그 프로 보면 우리나라 미래가 밝아지겠다 싶다. 감동을 잡아내는 작위적인 설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거든. 박준규 아들은 아빠가 할아버지 생각하면서 운다고 하고, 이광기 딸은 우리 아빤 안 울지만 대신 엄마를 일주일에 세 번은 울린다고 말하더라. 아이들의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유혜정 딸 규원이를 보면 엄마보다 더 어른스럽다.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면, 엄마를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로 보는 거 같아.

딸이 엄마를 너무 사랑한다는 게 느껴진다. 엄마 성형수술했다고 다른 사람들이 놀려도 아이가 노여워하지 않는 걸 보면 이해심도 있고 통도 큰 것 같다. 방글방글 웃으면서 이야기하잖아.

외모만 깜찍한 게 아니라 또래에 비해서 생각이 깊다. 유혜정과 딸을 보면서 앞으로 규원이가 엄마에게 참 의지가 되겠다 싶더라.

유혜정이 어떤 면에선 바쁘고 좀 미흡한 엄마로 보일 수도 있지만, 까다롭고 철저한 엄마가 줄 수 없는 무한대의 사랑을 아이에게 준 것 같다. 엄마 아빠에게서 아이들은 매순간 영향을 받는다.

동현이는 귀엽긴 한데, 방송의 룰을 너무 아는 듯 보인다.

동현이가 폭로한 김구라의 과거, 얼마나 많이 인터넷에서 기사화됐는지, 아이가 아빠 악플에도 고민을 많이 하더라.

유혜정 딸, 박준규 아들 짱이야

어떻게 보면 방송에 재능 있는 아이지만 <붕어빵>에서 또래 아이들과 비교해서 보니까 너무 어른 같은 아이로 보여서 좀 아쉽더라. 아이에게 아이다운 걸 기대하는 건 또 어른의 편견일 수도 있는 건가?

박준규 아들은 너무 구김살이 없다. 긍정적이고 겸손할 줄도 알고, 감동도 할 줄 알고. 와, 아이를 보면서 내가 배운다.

■ 스타의 주니어, <붕어빵>에 또! 나와줘

-김병준 변호사 아들 현수

“만화에서 튀어나온 아이같이 맑고 깨끗한 천진남. 아빠 일이 바빠서 그런가, 오래 못 봤다. 현수의 유쾌한 멘트 다시 듣고 싶다!”(정석희)

-유혜정 딸 규원

“지난주에 못 봤더니 또 보고 싶은 매력만점 소녀! 이런 딸 키울 확률은 거의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일이겠지?”(신광호)

■ 이런 부부들, <자기야>에 나와줘

-이광기 부부

“얼마 전 이광기의 딸이 <붕어빵>에서 엄마 아빠의 사이가 어색하다, 아빠는 수상하다~고 폭로했다! 이광기 부부의 심도 있는 속사정, 부부쇼에 나와서 어린 딸의 의심을 풀어주면 어떨까?”(신광호)

-일반인 부부

“스타 부부를 통해서 일상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기획 의도지만, 일반인 커플도 나오면 좋겠다. 스타 부부와 비교 신선할 듯!”(정석희)

정리 현시원 기자 qq@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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