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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03 17:27 수정 : 2007.10.03 17:27

문화방송 제공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공중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씹고 밟는’ 저질경쟁을 개탄함

밟으면 밟을수록 커지는 것은? 요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갈수록 험악해지는 개그맨들의 ‘씹고’ ‘밟기’ 경쟁 속에서 악한 자가 살아남는 최근 프로그램들을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사진 왼쪽)씨와 시나리오 작가 조진국씨가 씹었다. 또 ‘막돼먹지’ 않은 여성 개그맨 3인방이 나선 <무한도전>의 여성 버전인 케이블 엠비시 드라마의 <무한걸스>를 응원했다.

정석희 주말에 <일요일 일요일 밤에> ‘동안클럽’ 봤나. 가관도 아니었다. 상하이에 갔는데, 김구라가 중국인 여자 연예인을 손가락질하며 “이건 뭐야!”라고 말하며 격이 있는 여자가 아니라는 둥, 장영란, 현영 같은 스타일이라는 둥 …. 언제부터 오락 프로그램들에서 무례함이 대세가 된 건지 모르겠다.

조진국 심심하면 까대고 밟는 게 김구라의 특기 아닌가.

한국방송에서는 <해피 투게더>에 나와 여자 아나운서 3명과 같이 선 솔비 보고 ‘넌 웬 이물질이냐’ 그러고, 에스비에스 나와서는 아내가 자기한테 ‘1818’이라고 쓴 문자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하고 3사를 넘나들며 언어폭력의 점입가경을 보여준다.


‘동안클럽’은 ‘탈선클럽’인가?

엠비씨드라마 제공
어딜 나오건 시청자 지들이 뭔데, 내가 나오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식인데, 황당하다. 게다가 너무나 많은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나.

전에는 김구라가 나오면 채널을 돌렸는데 하도 많이 나오니까 이제 안 볼 수가 없다. 최근에 시작한 에스비에스 <라인업>은 자기들이 없다고 했던 연예인들의 ‘라인’을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는 프로그램인데, 김구라만 욕할 것도 아니다. 이경규를 비롯해 경쟁적으로 막 나가는 걸 보면 근묵자흑이라고 해야 하나. 유유상종이라고 해야 하나?

박명수의 호통 개그가 먹히니까 더 세게 나가는 게 유행인 것 같다. 하지만 호통 개그는 그렇게 상스럽지 않잖냐. 아는 개그맨 이야기인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나가기가 꺼려진다고 하더라. 무조건 남을 깎아내려야 하는데, 안 맞아서 못 하겠다고 말이다. 같은 연예인들조차 그런 불편함을 느낄 지경이라는 거다.

보통 젊은 사람들이 튀면 나이 든 사람들이 잡아주는 구실을 하지 않나. 그런데 ‘동안클럽’에서 정상인처럼 보이는 건 어린 강인과 이정뿐이더라. 동안클럽이 아니라 탈선클럽이었다. 그러고서 문제가 되니까 피디가 해명이라고 해놓은 게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거다. 차라리 깨끗하게 사과를 하지, 너무 억지 변명 아닌가?

최근에는 저질 콘셉트가 케이블에서 공중파로 넘어온 느낌이다.

최근 문화방송의 정준하 감싸기는 어찌나 의리가 넘치는지. 이렇게 계속 가면 무마되겠지 하는 것 같다.

정준하의 스캔들 이후에 <무한도전>을 보면 웃기지 않고 다른 생각이 든다. 문제가 터지면 자르라는 게 아니라 진실이 투명하게 밝혀질 때까지는 출연을 유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보기 불편해도 참으라는 건가?

시청자를 생각한다는 말이나 하지 말지. 그나저나 나 또 이렇게 말하면 내 홈피 난리 날 텐데!(웃음) 전에 김구라를 비판하는 글을 한 번 썼는데 사흘 동안 서버가 내려앉았다.

김구라가 그러지 않나. 자기 팬들은 사회 부적응자라고!(웃음)

최근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영된 <무한걸스>는 그런 점에서 기대가 된다. 송은이는 밟아야 할 곳과 멈춰야 할 곳을 잘 아는 개그맨이다. 유재석도 그런 걸 잘해서 대성했는데 송은이가 진행을 맡아서 믿음이 간다.

에스비에스 <진실게임>만 보더라도 오히려 메인 진행자인 유재석보다 송은이가 더 잘했다. 말발이 뛰어나면서 남을 잘 배려하지 않나. 실력에 비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문화방송 제공

윤태영은 왜 문소리에게 반했지?

송은이뿐 아니라 김현숙, 신봉선까지 셋만 뭉쳐도 라인업이 최고다.

근데 너무 없어 보여서 불쌍할 지경이더라.(웃음) 운동장에 처절하게 맨땅에 헤딩하는 건데, 이 프로그램의 원작이라고 할 <무한도전>의 세트가 강남이라면 여기는 천막촌이랄까?

<무한도전>의 초기 느낌인 거지.

하지만 캐릭터들에 비해서 아이템은 생각보다 진부했다. 그리고 키, 몸무게, 가슴 사이즈 이런 거 재면서 다 까발리겠다고 선포해 놓고 왜 김현숙 몸무게는 안 보여주는 거지? 아예 다 보여줄 거란 이야기를 하지 말지.

아이템 자체는 오락 프로그램을 답습했지만 인적 자원에서 희망이 보인다.

<웃찾사> ‘귀여워’의 김현정만 왔으면 내가 좋아하는 여자 개그맨이 다 모인 건데 그거 하나 아쉽더라.(웃음)

요새 사극이 많이 방영되는데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넘어가면서 다들 삑사리가 조금씩 났다. <왕과 나>에서 고주원이나 구혜선이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면서 캐릭터가 흐트러진 것도 그렇고, <태왕사신기>의 문소리 아역도 크면 손예진이 될 것 같았는데 문소리가 나오니까 연결이 잘 안 되고 ….

요새 사극은 초반에 아역‘발’로 가는 게 공식화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역이 너무 잘해 놓으면 오히려 성인 연기자가 애먹는다. <태왕사신기>를 보면 이런 연결의 어색함도 있지만, 성인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연기 톤이 고르지 않다. 최민수 나올 때 다르고, 이지아 나올 때 다르고, 분위기가 들쑥날쑥이다.

문소리는 실력 있는 배우인데 <태왕사신기>에서는 이상하게 동동 뜬다. 문소리가 춤추는 걸 보면서 윤태영이 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반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거지.

개인적으로 문소리가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 진짜 궁금하다. 좋아하는 배우인데 여기서는 존재감이 안 느껴진다. 연기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작품과 연기 스타일이 안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젊은층에게는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여러 사이트의 반응을 두루 보는데 젊은층, 특히 여성층에 확실히 반응이 좋다. 배용준의 파워가 크긴 한 것 같다.

<얼렁뚱땅 흥신소>가 기대된다

<태왕사신기>가 아니라 <배왕사신기>처럼 보여서 사실 좀 불편하다. <겨울연가> 이미지를 계속 가져오는 것도 그렇고. 긴 머리가 목도리를 대신하면서.

그래도 스케일이나 촬영기술에서 돈 들인 티가 나더라. 격구장면 같은 건 <글래디에이터>나 <해리 포터>가 생각났다.

정말 잘 찍었는데, 그만큼 돈을 들였으면 그 정도는 나오는 게 당연하다. 엄청난 물량 투입에, 문화방송의 엄청난 홍보 뒷받침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화제가 돼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요새는 온통 사극판이니까 재미있는 현대물에 대한 갈증이 난다.

맞다. 그래서 <연애시대>의 박연선 작가가 쓰는 한국방송의 <얼렁뚱땅 흥신소>가 기대된다.

그 작가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도 썼고 멜로보다 코믹에 더 강하다.

예지원도 매력적이잖아. <왕과 나>와 <이산>의 틈에서 진짜 재밌는 현대물을 봤으면 좋겠다.

정리 김은형 기자

너 어제 그거 봤어?

■ 최고의 캐스팅

<무한걸스> 송은이

“친구인 유재석과 이휘재의 성공 뒤에서 참고 기다려온 그녀가 정상의 여성 진행자로 성장하기를 빈다.”(정석희)

“재능 있고 재치 있고 게다가 절대로 무례하지 않은 송은이, 대박 화이팅!”(조진국)

■ 최악의 트랜드

<일밤> ‘동안클럽’ 상하이 편에서 정점 찍은 개그 프로그램들의 무례함.

“볼 테면 보고, 너 아니어도 볼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시청자와 한판 붙자는 건가?”(조진국)

“개그맨들의 흉칙하게 똘똘 뭉친 의리와 방송사의 눈물겨운 뒷받침, 언제까지 봐줘야 돼?”(정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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