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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1 16:25 수정 : 2007.07.12 14:43

한국방송, 문화방송 제공

[매거진Esc] 너 어제 그거 봤어?
윤은혜를 전면에 내세운 <커피프린스 1호점>과 스타 총출동한 <개그콘서트>

탤런트 윤은혜가 황태자비 옷을 벗고 포도밭을 돌아 이번에는 커피잔을 들고 나타났다. 윤은혜를 전면에 내세우고 시청률 접수에 나선 문화방송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매거진t>의 차우진 기자(사진 왼쪽)와 최지은 기자가 집중 분석했다. 400회를 맞아 특집을 내보낸 한국방송 <개그콘서트>도 짚어봤다

차우진 <커피프린스…>는 이제 4회를 지났지만 그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드라마다. 이윤정 감독이나 문화방송 드라마에 거는 기대라고 해야 할까. 문화방송 자체 제작 드라마라서 그런지 홍보에도 힘을 많이 쏟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윤은혜와 이윤정 감독이 있다.

최지은 1회 때는 불안한 요소들이 있었다. 산만한 느낌도 있었고 발랄하려고 노력했으나 유치했던 장면들도 있었다. 2회에서 3회로 가면서 적정한 선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스타일이 있는 드라마다. 폼만 내는 것도 아니고, 정감 가는 것과 스타일이 있는 것의 균형을 잘 잡아 가고 있다.

화면에 습기가 찬 듯 예쁜 느낌

이 감독이 만들었던 <태릉선수촌>은 연출력이나 구성력이 탁월하고 새로웠다. 이 감독은 카메라와 대상의 거리 조절을 잘한다. <커피프린스…>는 단막극이 아니라 장편이고 큰 배우들이 나오는 드라마라서 그런지 연출 부분은 자연스럽게 깔려 있다. 무난하게 잘 만든 멜로드라마의 느낌이다. 연출이 드러나지 않는 게 좋기도 한데, 이 감독의 연출력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10회 중반 정도를 지나서 다시 얘기를 해볼 필요가 있다.


화면이 예쁘다. 화면에 습기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감독의 천성인 듯하다.

고은찬(윤은혜)과 최한성(이선균)이 와인바 앞에서 얘기하는 장면이나 둘이 공원 벤치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떠먹는 장면은 좋더라. 윤은혜가 확 들어오더라. 윤은혜 캐스팅은 좋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윤은혜가 사실 극중에서 남자로 보이지는 않지 않은가? 남장을 해서 어울리는 여배우가 많지는 않다. 사실 스무살을 넘긴 여자가 남자로 보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머리만 커트한다고 다 남자는 아니니까.

카메라가 윤은혜를 정말 예쁘게 잡아준다. 와인바에서도 그렇고. 전신 장면도 많고, 클로즈업을 해도 어색하지가 않다. 다리도 길고, 몸의 선을 잘 잡는다. 공유도 그렇고, 이 드라마에는 길고 날씬한 배우들만 나온다. 커피숍 종업원들도 모델 출신이고. 브라운관이 세로로 길어야 할 듯하다. 그 속에서 이선균이 조금 안타깝다.(웃음)

이 작품의 전체적인 톤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특히 최한성과 한유주(채정안)의 끈적한 멜로라인이 어떻게 붙을지가 관건이다. 이 남자가 어떻게 고은찬을 좋아하게 되며 어떻게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될까.

튀는 부분이 있다면 최한성과 한유주의 러브라인이다. 최한성이 한유주를 잊지 못한다는 설정이다. 둘이 30대 초반과 20대 후반으로 나오는데 둘을 보면 연애 경험이 없거나, 철이 없거나 둘 중 하나 같다. 어른들이 관계를 푸는 방식을 몰라서 그런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나오는 데 말이다. 어쨌든 한유주와의 관계를 계기로 고은찬과 엮이게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특별출연’ 강호동은 개그와 멀어진 느낌

최한결(공유)과 고은찬, 최한성과 한유주 등 여러 개의 라인에 균형을 잡는 게 작품 전체 방향을 좌우할 듯하다. 누구에게 무게를 주고 누구에게 무게를 뺄 것인가. 그게 감독의 균형감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드라마였다면 종업원과 손님에 무게를 두고 에피소드 위주로 끌고 가겠지만 우리 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삼각관계를 중요시하니까.

커피숍의 이야기도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의학드라마에서는 의학 자문을 받듯 이 드라마는 커피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았다. 배우들이 커피 만드는 것도 배웠다고 들었다. 커피 전문가의 전문성과 직업성을 어떻게 보여주게 될지 궁금하다.

요즘 20대들이 티브이를 보는 것도 아니라서 <강남엄마 따라잡기>에 밀리지 않을까 했는데, 이 드라마가 이슈가 되자 사람들이 보기 시작했고 잔재미 때문에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 모처럼 20대 여자 시청자들이 볼만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원작 성향 자체가 로맨스 소설이고 판타지가 강한 드라마다. 그런 걸 보고 싶어 했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듯하다.

너 어제 그거 봤어?
<개그콘서트>가 400회를 맞았다. 이번 <개콘>은 걸작이다. 코너들이 평소보다 한 호흡, 두 호흡 더 길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최근 <개콘>이 무대 연출을 다양하게 쓰는 것 같다. 개그맨들이 개입하는 부분이 크기도 하겠지만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만들었던 김석윤 피디가 연출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대 위에 스크린을 올려 이중화면을 이용하니까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 ‘뮤지컬’은 엄청 공을 들였다.

신인 개그맨 합격했을 때를 보여주는데 ‘정말 신봉선이 저랬을까’ 그런 게 재미있었다. 코너 하나에서 참 여러가지를 보여줬다. ‘뮤지컬’은 이야기를 만들어 연기를 하면서 개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줘 왔다. 이번에 인순이가 나오는 장면도 좋았고 나와서 “짜증 지대로다” 하는 것도 웃겼다. <개콘>은 게스트가 나와서 어떤 걸 하면 효과적인지 잘 안다.

유재석이 나온 것도 재미있었다. 워낙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코너가 재미있긴 하지만 ‘이 게스트가 들어오는 걸 감안해서 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호동은 안타깝게도 캐릭터가 잘 안 살았다. 왠지 개그와 멀어진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개그맨 선배라기보다는 정말 게스트인 것 같았다.

‘대화가 필요해’가 아무래도 게스트가 끼어들기가 힘든 코너이기도 하다. 오히려 ‘내 인생에…’에서 무식한 형사나 ‘까다로운 변선생’에 나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박준형이 320회를 연속으로 출연했다는 것도 감동적이었다. ‘까다로운 변선생’에서 변선생이 <개콘>의 유행어를 쫙 읊는데, 정말 <개콘>이 역사가 대단하다 싶었다. ‘아, 이게 여기에 나왔던 거지’ 하면서 추억을 되살려줘서 좋았다. ‘봉숭아학당’ 총동창회도 세세하게 공을 들였다.

정형돈이 랩을 감고 나올 줄이야

김미화부터 정형돈까지 다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도 대단해 보였다. 이들이 모두 <개콘>에 기꺼이 돌아와 줬다는 점이 그랬다. 돈이 아니라 고향이라는 생각에 돌아온 것 같았다. 이건 <개콘>이니까 가능하다. 한국형 스탠드업 코미디를 거의 처음 보여줬다는 자부심도 있고 사람들이 모두 그 무대에 서고 싶어 하니까. 특집으로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도 의미있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여기서 키운 사람들이 밖에서 성공을 하고 다시 돌아와야 하니까. 정형돈도 <무한도전>에서 많이 컸는데 ‘봉숭아학당’에서 온몸에 랩을 감고 나올 줄은 몰랐다.(웃음)

400회면 지금 20~30대에게는 청춘을 함께 한 프로그램이다. 티브이를 잘 안보거나 드라마 대신 코미디 프로그램을 주로 보는 사람들에게 개그 프로그램이 하나가 쭉 이어져 온다는 건 뭔가 다른 경험이다. 어른들에게 <웃으면 복이 와요>나 <유머 1번지>가 있는 것처럼 지금 세대에게는 <개콘>이 있다.

정리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 최고의 특집

<개그콘서트> 400회 특집

“<개콘> 봉숭아학당 총동창회. <개콘>으로 스타가 된 개그맨들이 금의환향한 것 같은 분위기가 400회 특집에 잘 어울렸다. 댄서 김, 맹구, 세바스찬, 출산드라 등은 오랜만에 추억을 되살릴 수 있게 해 줬다.”(최지은)

“400회, 7년10개월, 근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을 웃겨온 프로그램의 특집편이라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기도 하다. 시청자들도, 돌아온 코미디언들도 즐거운 일이 아니었을까.”(차우진)

■ 최악의 엔딩

<쩐의 전쟁>

“갑자기 착해지고, 갑자기 사장 되고, 갑자기 프러포즈하더니 결혼식날 갑자기 맞아 죽는 주인공이라니. 삐걱대다 못해 궤도를 이탈한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축의금은 돌려주나?”(최지은)

“금나라의 비명횡사야말로 한국 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 뭐, 한 20년 지나면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지만, 당혹스러운 건 사실!”(차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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