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3.05 17:50 수정 : 2008.03.07 17:05

황당한 아이스바 CF로 ‘엉짝댄스’ 유행시키다 ‘홍당무’ 돼버린 배우 서우

[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황당한 아이스바 CF로 ‘엉짝댄스’ 유행시키다 ‘홍당무’ 돼버린 배우 서우

‘옥메와까’라는 티브이 광고가 있다. 각각 ‘옥’과 ‘메’와 ‘와’와 ‘까’로 시작하는 네 가지 아이스바를 한꺼번에 모아서 홍보하는 광고다. 상품 4개를 ‘한 방’에 홍보한다는 콘셉트도 특이하지만 더 특이한 건 광고 자체다. 깜찍한 소녀가 나와서 무표정한 얼굴로 특이한 리듬에 맞춰, 특이한 춤을 추며, 특이하게 아이스바 이름들을 중얼거린다. 어떻게 보면 귀엽고 어떻게 보면 정신 나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대담하고,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없다. 그리고 어떻게 봐도 웃기다. 황당한 파격으로 화제가 된 이 광고를 통해 ‘엉짝댄스’ (엉덩이를 짝짝 치며 추는 춤)를 유행시키며 ‘4차원 소녀’라는 별명을 얻은 주인공은 배우 서우(20)다.

장진 감독과 같은 헬스장을 다닌 인연

사실 서우의 4차원 이력은 드라마에서 시작됐다. 시트콤 <김치치즈 스마일>에서 소녀풍 커다란 리본을 머리에 달고는 태연하게 콜라에 밥을 말아먹으며 자신만의 별미를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권할 때부터, ‘무심한 듯 어리바리한’ 표정과 연기는 서우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지금 촬영 중인 영화 <홍당무>(이경미 감독)에서도 ’4차원’까지는 아니지만 전교 왕따에, 아빠를 짝사랑하는 주책녀(공효진)와 동맹을 맺는 중학생으로 나온다니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벌써부터 솔솔 새어 나온다.

“저 4차원 아니에요.” 큰 눈을 굴리며 방글방글 웃으며 옷매무새를 다듬다가 ‘척’ 하는 신축성 좋은 소리가 허리 부근에서 나니 혼자 얼굴이 빨개지고 웃음을 멈추지 못한다. (4차원…, 아냐?) “우연히 데뷔를 하고 나서 <김치치즈 스마일> 오디션 때 처음 방송국이라는 데를 가봤어요. 공개 오디션도 처음이었구요. 그래서 완전 어리바리했는데 그런 모습 때문에 캐스팅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캐릭터에 실제 내 모습도 많이 들어간 것 같아요.” 서우는 영화 <아들>에서 류덕환의 여자친구로 잠깐 등장하며 데뷔를 했다. ‘끼’라고는 늦둥이를 본 부모님 앞에서 부리는 애교와 어리광이 전부였던 서우를 배우의 길로 안내한 건 “우연히 같은 헬스장에 다니던” 장진 감독이었다. “운동을 하는데 저쪽에서 장진 감독님이 오셔서 연기에 관심 있으면 한번 사무실로 찾아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찾아가서는 감독님과 제작자님하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오디션인 줄도 몰랐어요.” ‘몰랐다’ 시리즈는 ‘옥메와까’ 광고로 이어진다. “광고를 처음 찍어 보는 거라 뭘 어떻게 하는 건지 몰랐어요.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재밌게 해봐라고 해서, 하면서도 ‘안 이상해요?’ 계속 물어봤는데 ‘안 이상해’‘괜찮아’ 그러니까 부추김에 휩쓸려서 더 심하게 나간 거 같아요. 그래서 촬영장에서는 너무 재밌고 즐거웠는데. 광고 보고, 저도 깜짝 놀랐잖아요. 으∼ 창피∼.”


서우에게 ‘4차원소녀’라는 별명을 붙여준 ‘옥메와까’ 광고.
방송연예과에 입학은 했지만 연예인이나 배우가 된다는 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단다. “아주 어렸을 때는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무용을 하려고 중학교를 선화예술학교에 갔다가 디스크가 있는 걸 알게 돼서 뭐, 포기했죠. 9년 넘게 무용을 해서 그만두면 되게 힘들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 금방 까먹고는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다. 자기 성격이 그렇게 낙천적인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교복 치마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선머슴처럼 뛰어다니던 친구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예쁜 척’하니까 친구들이 감당을 못 한다고 한다. 딸 셋을 음악과 미술, 무용가로 키우려다가 막내가 배우를 한다기에 “니가, 풋!” 하고 웃고 말던 부모님과 언니들도 텔레비전에 나온 서우의 모습을 보면 아직 “몹시 어색해한다”는 게 서우의 답변.

지적인 역할이나 로맨스도 해보고 싶은데…

“1번, 2번, 3번 카메라가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드라마를 찍었”을 만큼 아무것도 모르던 자신이 공효진, 이종혁, 방은진 같은 실력 있는 배우들과 나란히 어깨를 맞추게 된 게 몹시 운이 좋다고도 느끼고, 남들에게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냐”란 핀잔을 들을까 걱정도 된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하고, 겁도 났어요. 이렇게 유명한 배우들이 내 옆에서 말 걸고 이런 게 신기하고, 괜히 나 혼자 못 따라가고 망치면 어떡하나 무섭기도 했죠. 그런데 효진 언니는 촬영장에서도 너무 웃기고 감독님도 정말 잘해주세요. 화 내시는 거 한번도 못 봤어요.” 연기나 영화에 대해서 뭔가 말할 자격은 못 되지만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즐거워서 계속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를 물으니 교복 입는 역할만 자꾸 들어온다는 것. <홍당무>에서도 교복 입는 여자 중학생이다. “<홍당무>에서도 중학생이니까 메이크업은 거의 안 했어요. 이렇게 인터뷰 때나 마음껏 꾸며 보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화장한 얼굴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하고. 그래도 뭔가 나도 지적인 여자 역할이나(웃음), 로맨스 이런 것도 해보고 싶은데 말이죠.” 이상형이자, 파트너로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배우는 김윤석. 두 배우는 같은 소속사다. 그런 이야기 하면 김윤석씨가 좋아하겠다 했더니 “쑥스러워서”라며 얼굴이 ‘홍당무’처럼 다시 빨개진다.

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도대체 누구야?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