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모습(왼쪽), 다까바(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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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후쿠오카 초밥집 가와쇼
일본의 대표 음식인 스시(생선초밥)의 기원을 둘러싸고는 다양한 주장이 존재한다. 기원전 5세기께 동남아에서 쌀과 생선을 함께 절여 먹던 관습이 일본으로 전래되었다는 설도 있고, 7세기께 중국으로 유학 갔던 일본 스님들이 귀국하면서 초밥을 들여왔다는 견해도 있다. 아무튼 초밥을 지칭하는 두 개의 한자 <9BA8>(지)와 <9B93>(자)는 8세기께의 일본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굳이 구분하자면 <9BA8>는 생선을 소금에 절인 것을 지칭하고 <9B93>는 생선을 밥과 함께 소금에 절인 것을 뜻한다. 아무튼 은어나 붕어 같은 민물생선들을 밥과 함께 소금에 절인 뒤 상당 기간 발효시켜 먹던 나레스시(熟<9B93>)가 바로 초밥의 원형이다. 나레스시 중에서도 유명한 후나스시(붕어초밥)는 지금까지도 그 전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렇게 힘들게 해먹던 초밥을 식초의 발명으로 즉석에서 간편하게 요리하게 된 것이 바로 오늘날의 생선초밥, 니기리스시(握<9BA8>)이다. 1820년대에 요리사 하나야 요헤이(花屋與兵衛)가 처음으로 밥을 식초와 비빈 뒤 손으로 쥐어서 생선 조각을 얹어 주는 오늘날의 초밥을 창안한 것이다. 니기리는 손으로 쥐어서 만든다는 의미이다. 밥에 식초를 첨가하는 그의 조리방식은 초밥의 준비기간을 최소 한 달에서 단 몇 분으로 줄여놓은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빨라진 스시 조리과정은 성질 급하기로 유명한 에도(지금의 도쿄) 사람들을 열광케 하였다고 전해진다. 니기리스시의 정착에는 아이러니하게 2차 대전도 일조하였다. 종전 후 일본에 진주한 연합군 사령부는 식량공급을 통제하기 위해 초밥집들의 정상적인 영업을 금지하고 손님들의 쌀 한 컵과 10개의 생선초밥이나 데마키(손말이 김밥)의 물물교환만을 허용하였다. 식당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서 요리사들은 니기리스시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역사를 가진 생선초밥을 즐기기에도 후쿠오카는 아주 적절한 곳이다. 후쿠오카는 서일본의 원양어업 기지로서 전국 2~3위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곳이라, 다양하고 싱싱한 생선을 항상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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