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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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오월
하루 중에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며칠 전, 그 행복한 순간을 후배에게 문자로 전송했다. “차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깜깜한 밤에 텅텅 빈 도로를 운전하니 너무 좋다.” 후배로부터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감동적인 답장이 왔다. “운전 집중” 살면서 한 가지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고 달리면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지 않다. 와인도 그렇다. 와인의 맛에만 집중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문화적인 배경, 역사적 사실, 명사들의 에피소드들 …. 그저 와인의 양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오로지 그 맛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서울 부암동 와인바 ‘오월’(O’wall)에 가면 오로지 와인의 맛에만 정신을 쏟을 수 있다. 무덤처럼 조용하기 때문이다. 산 아래 부암동의 적막함이 와인의 향기에 그대로 밴다. 이모네, 고모네 집에 온 듯한 풍경도 한몫한다. 널브러진 술잔, 한쪽 벽을 차지한 책들,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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