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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28 18:10 수정 : 2007.11.29 10:14

오월

[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오월

하루 중에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며칠 전, 그 행복한 순간을 후배에게 문자로 전송했다. “차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깜깜한 밤에 텅텅 빈 도로를 운전하니 너무 좋다.” 후배로부터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감동적인 답장이 왔다. “운전 집중”

살면서 한 가지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고 달리면 어쩌면 ‘성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지 않다. 와인도 그렇다. 와인의 맛에만 집중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문화적인 배경, 역사적 사실, 명사들의 에피소드들 …. 그저 와인의 양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오로지 그 맛에만 집중하기 어렵다.

서울 부암동 와인바 ‘오월’(O’wall)에 가면 오로지 와인의 맛에만 정신을 쏟을 수 있다. 무덤처럼 조용하기 때문이다. 산 아래 부암동의 적막함이 와인의 향기에 그대로 밴다. 이모네, 고모네 집에 온 듯한 풍경도 한몫한다. 널브러진 술잔, 한쪽 벽을 차지한 책들, 편하다.


오월
‘오월’은 5월이 아니다. 부암동을 병풍처럼 둘러싼 성벽을 말한다. 주인 김현정(33)씨는 프랑스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뢰’(Le Cordon Bleu)에서 공부한 요리사다. 요리 공부를 하면서 와인도 함께 알게 되었다. 그가 준비한 와인은 많지 않다. 샴페인이 한 가지, 발포성 와인이 두 가지, 화이트와인이 두 가지, 레드 와인이 네 가지다. 레드와인은 몬테스 알파, 제이콥스 크릭, 키안티 클라시코 등이다. 값은 약 2만8천~4만원이다. 그는 프랑스 와인은 거품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 와인 중에 가격 대비 맛이 훌륭한 것들로만 준비했다. 요리도 그럭저럭 맛있는 편이다. 그가 배운 요리 실력을 한껏 발휘해서 한국식을 약간 가미한 이탈리아 요리다. 치킨스테이크, 등심요리 등 9천원부터 4만원까지 있다.

새들조차 울기가 쑥스러울 만큼 고요했던 부암동에 요즘은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그 평온한 한기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 ‘오월’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02)391-4418.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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