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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08 15:45 수정 : 2007.11.08 16:00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비나모르

[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비나모르

6년 전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를 우연히 만났다. 첫 마디, “어 폭삭 늙었네, 왜 그렇게 늙었어?” 그는 나의 친구가 아니었다. 적이었다. 그가 ‘눈치없는 미련쟁이’가 아님을 알기에 더욱 확신했다. 그날 다른 친구를 만났다. 6년 전 단 한번 보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 그 친구는 약간 변했지만 다정한 손길은 여전했다. 적의 화살을 맞고 흘린 피를 닦아주었다. 친구의 이름은 ‘비나모르’, 서교동에 있는 와인바 ‘비나모르’는 여전했다.

와인을 좋아해 책이나 글을 찾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비나모르’의 주인 우서환(62)씨를 안다. 6년 전부터 그는 자신이 겪은 와인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비나모르’를 찾는 이들에게 재미있게 알렸다. 알음알음 소문이 나서 팬들이 생겼다. 조용한 와인 바가 그들로 시끌벅적했다. 심지어 와인 스승으로 모시는 이도 있다니!

‘비나모르’의 와인은 4만5천원부터 있지만 가장 비싼 와인은 목록에 없다. 주인만 안다. 오로지 와인 맛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서 준비했단다. 신대륙과 구대륙 와인을 골고루 갖췄지만 그중 프랑스 와인이 가장 많다. 최근에는 비싸지 않은 고급 칠레 와인도 준비했단다. 잘 생긴 ‘총각’들이 친절하게 와인을 골라준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요리다. 미국의 뉴욕요리학교 시아이에이(CIA·컬리너리 인스티튜트 어브 아메리카) 출신 요리사가 오로지 와인과 잘 맞는 음식을 하고 싶다며 그를 찾아왔다. 음식은 이탈리아 가정식이다. 격식이 없어 편하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맛은 꽤 그럴싸하다. 코스 요리는 3만원이고, 가기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다른 단품 요리는 1만5천~2만원이다. 파스타는 1만원.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비나모르
테이블은 어긋나게 놓였고 그 사이로 푸른 나무들이 울창하다. 높낮이도 달라 마음 놓고 ‘음흉한 이야기’를 소근소근 주고받기에 좋다.


상처받은 마음을 꿰매줄 친구가 있다면 행운아이다. 그 행운을 잡으러 ‘비나모르’에 가보자. 서울 마포구 서교동 (02)324-5152.

박미향 기자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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