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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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와인사랑
김 대리는 책상을 들어엎을 뻔했다. 그의 얼굴은 달아올라서 홍당무로 변해 있었다. ‘여러 밤, 기껏 만들어놓은 기획안을 부장이 자기 이름만 달고 올려! 상까지 타! 이런 젠장.’ 속으로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나 어찌 하오리까! 김 대리는 퇴근 무렵 홍 대리, 박 대리를 끌고 압구정동 와인바 ‘와인사랑’을 찾았다. 곳곳에 하얀 와이셔츠로 무장한 대리들로 북적대었다. ‘와인사랑’은 실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저렴한 와인이 있어 사회 초년병이나 30대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2만원대부터 1백만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 가격에 테이블 금액 9천원만 병당 붙는다. 1층에 같은 회사인 와인숍 ‘정글짐’에서 와인을 골라도 된다. 김 대리는 이곳에서 샤토 캉트낙 브라운(Cantenac Brown) 1997년, 2001년, 2005년을 마셔버렸다.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금세 기분을 바꿔준다. 같은 와인이지만 빈티지별로 준비되어 있어 맛의 차이를 음미할 수 있다. 각종 시음행사들도 많이 열린다. 한달에 한 번 열리는 ‘와인샤워데이’에서는 8가지에서 10가지 이상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이 행사에 참여하려면 인터넷을 통해 선불을 내고 신청해야 한다. 정말 와인에 대해 끌어오르는 사랑을 주체할 수 없다면 이 행사에 참여해도 즐거우리라. 한쪽의 스크린에는 커다란 포도 사진이 휙휙 음악과 함께 지나가고 그 반대편 천장 높이의 방에는 파티 방이 보인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신기하다. 8명 정도가 독립적으로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생일파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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