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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7 16:28 수정 : 2007.06.27 17:46

라운지바 ‘153’

[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라운지바 ‘153’

커다란 회색 깡통에 들어갔다. 서늘한 기운을 느끼고는 가던 길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그 속에서 어쩔 줄 모른다. 테이블에 놓인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를 떨리는 손으로 한 모금 마신다. 처음 쓴맛이, 그 다음 단맛이, 마지막으로 신맛과 떫은맛이 전해져 온다. 그 작은 맛의 기쁨이 안도감을 준다.

광화문에 자리잡은 ‘153’은 커다란 상자 안에 들어간 느낌이다. 정신을 차리고 둘러본 그곳은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얼굴을 하고 있다. 천장은 하늘에 닿을 듯 높고, 정면에는 화려한 뮤직비디오가 현대미술처럼 걸려 있다. 뉴요커들이 환호할 만한 빠른 박자의 음악이 곁을 지나간다. 어느 틈에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가 된다. 이곳은 헝가리 화이트 와인이 있을 정도로 와인의 종류가 다양하다. 약 320가지 있다. 샴페인이 다른 집보다 많은 편이다. 40가지가 넘는다. 레드와인은 프랑스 것이 가장 많은데, 260만원 가격의 와인이 있을 정도로 화려하다. 하지만 대부분 7만~10만원대다. 소믈리에(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일을 하는 사람)로 유명한 김용희(35)씨의 섬세한 눈이 고른 것들이다. 그는 소펙사(Sopexa: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가 국내에서 개최한 소믈리에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경력이 있다.

라운지바 ‘153’
와인과 함께 먹는 안주들은 이탈리아 요리 냄새가 물씬 품긴다. 이유는 아래층 이탈리아 레스토랑 베니니에서 만들어 오기 때문이다. 가격은 2만~4만원까지 있다. ‘153’과 ‘베니니’는 주인장이 같다. 김용희씨는 와인집에 가면 소믈리에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란다. 그가 귀찮아할 정도로 물으란다. 와인에 관한 지식이 포도처럼 영근다. 그가 따라주는 와인은 ‘르루아 부르고뉴 루주 1999’(Leroy Bourgogne Rouge 1999)이다. 로마네콩티 소유주가 다른 땅에서 경작한 포도로 만들었기 때문에 장인의 품위와 색다른 맛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단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회색 상자가 빨간색으로 물든다. 따스하다. (02)734-0153, 오후 6시~새벽 1시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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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esc :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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