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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7 18:06 수정 : 2007.05.23 15:42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 ‘홍와인’

[매거진 Esc] 박미향, 와인집 가다 / 홍와인

끈적이는 붉은 책장을 넘기자 까만 글자들이 툭툭 튀어나와 춤을 춘다. 그 검은 점들과 노닥이다 보면 어느새 얼굴에는 편안한 미소가 번진다. 신촌 홍익대 거리에 있는 와인집 <홍 와인>은 마치 빨간 표지로 장식한 작은 행복에 관한 책 한권을 잡은 느낌이다. 그 행복은 마치 우리 동네 작은 주점을 찾았을 때 발견하는 편안함같은 것이다. 한 쪽에는 바(bar),가 있어 때때로 고동치는 심장이 너무 아프게 다가올 때 오로지 자신과 쨍그랑 와인 한잔 부딪치기 좋다. 때때로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이나 3~4명 적은 수의 직장 동료들과 가기에도 좋다. 빨간 와인을 한 두잔 넘기다 보면 어느틈에 서로의 오해가 이해로 바뀐다. <홍 와인>이 주는 안락한 분위기때문이다. 테이블에는 주인장이 만든 코르크마개 휴지꽂이가 있다. 향긋한 와인향이 하얀 휴지에 붉게 밴다. 색다른 볼거리다.

와인은 프랑스, 미국 등 구대륙과 신대륙의 다양한 것들로 골고루 준비돼 있다. 대략 130~150가지 종류가 있고 , 프랑스와 칠레산산이 가장 많다. 가격은 3만8천원에서 23만원까지 골고루다. 안주는 아주 간단한 치즈와 소시지가 1만5천원에서 2만5천원 정도다. 3일전에 예약하면 바깥 테이블에서 바비큐를 먹을 수도 있다. 서울와인스쿨에서 소믈리에 과정을 밟은 주인장, 김계순씨는 주경야주(晝耕夜酒)한다. 낮에는 여의도 금융회사에서, 밤에는 붉은 와인으로 일한다. 그녀는 처음 와인을 시작하는 이에게 칠레산 레드 와인인 뷰마네 리저브 말벡(Vin Manent Reserve Malbec)을, 조금 와인을 접한 이에게는 피오 체사레 바롤로(Pio Cerare Barolo)를 추천한다.

그녀가 권하는 와인 예절상식 하나. ‘와인을 즐기는 자리에서 시음하는 태도로 마시라 말라.’ 함께 마시는 이가 불편해한다. 붉은 와인 책, <홍 와인>의 와인 잔을 넘기다 보면, 은근한 웃음과 따스한 동료애가 어우러져 나온다. 02-333-3376.

글·사진 박미향 기자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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