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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6 08:58 수정 : 2020.01.06 09:52

베를린 베르나워 거리에 맞닿은 옛 양조장 건물을 개조한 ‘팩토리 베를린’. 사진 오른쪽 아래 보이는 흙길이 과거 베를린 장벽이 있던 자리로, 길 오른쪽이 서베를린, 왼쪽이 동베를린 지역이었다.

혁신 실험실 ‘팩토리 베를린’
베를린 장벽 옆 동독 양조장 건물 개조
우버 등 입주, 스타트업 성지로 떠올라
“네트워크와 정보 교류가 최대 장점”

베를린 베르나워 거리에 맞닿은 옛 양조장 건물을 개조한 ‘팩토리 베를린’. 사진 오른쪽 아래 보이는 흙길이 과거 베를린 장벽이 있던 자리로, 길 오른쪽이 서베를린, 왼쪽이 동베를린 지역이었다.

베를린 중심부 ‘미테’ 지역에 자리잡은 ‘베르나워 거리’는 동서 베를린 분단의 상징적 공간이다. 1961년 8월15일 콘라트 슈만이란 이름의 19살짜리 동독 경찰이 막 건설되기 시작한 장벽의 흔적(철조망)을 목숨을 걸고 뛰어넘었다. 이 역사적 장면은 서독의 한 사진작가에게 포착돼 ‘자유를 향한 도약’이란 이름으로 지금껏 명성을 얻고 있다. 베르나워 거리에 느닷없이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는 장벽이 세워지다 보니, 이 거리에 들어서 있던 한 건물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두 체제로 쪼개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 12월13일 찾아간 베르나워 거리. 거리와 맞닿은 옛 동베를린 쪽 땅엔 동독 시절 사용되던 양조장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건물에서 채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엔 장벽을 걷어내고 만든 산책로가 있고, 건물을 감싼 철기둥은 과거 장벽을 감시하던 철조망 그대로다. 건물 입구에 쓰인 문구는 ‘팩토리 베를린’. 이곳이 바로 최근 베를린의 혁신 실험실로 주목받는 주인공이다.

베르나워 거리 벽에 붙어 있는 대형 사진. 1961년 동독 경찰 콘라트 슈만의 탈출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세계 각국의 혁신가들을 연결하는 국제 커뮤니티를 표방한 팩토리 베를린의 시작은 2014년. 둥지를 틀 곳을 고민하다 찾은 공간이 바로 베르나워 거리의 옛 양조장 건물이다.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연면적 7000㎡의 아담한 공간으로 2015년 공식 출범한 팩토리 베를린은 이내 화제의 중심이 됐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스타트업이 속속 모여들고, 우버와 트위터 등 글로벌 혁신기업들도 이곳에 잇따라 사무실을 냈기 때문이다. 글로벌 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인 ‘사운드클라우드’, 보험회사 ‘에르고’ 등도 모두 팩토리 베를린의 ‘가족’이다.

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팩토리 베를린의 현재 구성원은 3천명 정도. 별도의 멤버십 자격을 얻은 업체도 60곳 정도 된다. 멤버십 자격을 얻으면 아주 저렴한 수준의 임대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팩토리 베를린의 운영 실무를 맡은 오스카 리덴은 “폭넓은 국제적 네트워크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중요한 매력”이라며 “동서 베를린을 가르는 장벽을 걷어냈듯, 경계와 차이를 넘어 융합과 혁신, 실험을 지향한다는 취지와도 딱 맞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글·사진 최우성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베르나워 거리에 서 있던 베를린 장벽을 걷어낸 자리 곳곳엔 지하터널을 이용해 서베를린으로 탈출한 사연을 기록한 발판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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