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10 19:34
수정 : 2019.09.01 21:46
설 명절을 지내면서 디지털 기기의 활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요즈음은 아예 여행을 가거나 운동을 하러 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가족들이 집에서 모이더라도 바깥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탓도 있지만 생활 패턴이 완전히 바뀐 까닭이다.
가족이 모였을 때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며 심지어 식사를 하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어놓지 못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명절과 평일, 쉬는 날과 일하는 날 구분할 것 없이 디지털 기기가 우리의 삶을 점령해 버렸다 “사람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기술이 사람의 주인이 되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선용과 악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악용까지는 아니지만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오용, 그리고 지나치게 사용하는 남용까지를 포함하면 우리의 디지털 기기 활용은 선용과 오용과 남용과 악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로 통칭할 수 있는 스마트폰, 피시, 멀티미디어의 오남용, 과의존, 과몰입은 아동과 청소년 성인을 막론하고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위험군이 전체 조사대상의 18.6%에 이르는데 유·아동이 19.1%, 청소년이 30.3%, 성인이 17.4%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 오남용은 현대인의 삶에서 겪게 되는 긴장이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디지털 기기의 선용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유용하지만, 오남용과 과의존은 도리어 더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나쁜 스트레스인데 이를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우리 생각을 고양하고 궁극적으로 정신건강에 유익한 스트레스로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부른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이 우리 삶의 디스트레스를 유스트레스로 바꾸어 줄 수 있다면 개인의 삶에 활력을 가져오고 사회를 좀 더 윤택하게 할 것이다.
2와 ½의 원리가 있다. 좋은 습관은 두 배로 하고 나쁜 습관은 반으로 줄여나간다는 뜻이다. 새해를 맞아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도 유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쪽으로 두 배 더 사용하고 디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쪽은 반으로 줄여나간다면 디지털 환경이 보다 밝아질 것이다.
서병조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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