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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5 09:17 수정 : 2019.09.15 20:04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BAR이지혜의 지혜로운 국회생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엽니다. 9월17일부터 사흘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되어 있고, 9월23~26일에는 대정부 질문이 있습니다. 30일부터 다음달 19일에는 정기국회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국정감사가 진행됩니다. 오랜만에 바쁘게 돌아가는 국회를 보게 될 텐데요. 그렇더라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호출될 인물은 역시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유한국당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조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각 당의 원내대표가 중요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겠죠. 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낮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을 내어주다가는 결국 정권의 핵심이 다칠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는 (조국) 장관이라는 말을 죽어도 못하겠다”며 강경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23일부터 시작될 대정부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정부 질문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정치·경제·외교 등 국정 현안을 따져 묻고 답변을 듣는 제도입니다. 한국당은 이 역시 공격의 기회로 보고 있어서 벌써부터 다방면의 국정 현안을 논해야 할 대정부 질문이 사실상 ‘조국 청문회 2탄’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아울러 이번 대정부 질문은 조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 처음 국회 본회의장에 서는 자리가 될 텐데요.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빈틈없이 받아친 바 있는 조 장관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될 국정감사에서도 평소와 달리 법무부 국정감사가 ‘하이라이트’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평소 법무부 국정감사는 ‘재미없기’로 유명합니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그 이유를 “법무부 예산의 80~90%가 인건비다. 감사할 사업이 있어야 정부가 제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살피고 재촉도 할 텐데 그럴만한 사업 자체가 다른 부처에 비해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수처 설치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논의해볼 만한 정책적 사안들인데, 이마저도 국회에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어서 한계가 뚜렷합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의 현안보다는 조 장관의 임명 자체를 도마 위에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법무부 국정감사를 맡게 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미 지난 6일 조 장관의 청문회를 진행했던 곳입니다. 위원장은 여상규 한국당 의원인데, 청문회 때도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편파적인 진행을 한다”고 항의를 거세게 받은 바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취지를 벗어나는 질의가 이어지더라도 제지할 방도가 없다는 민주당 관계자들의 한탄이 벌써 나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사위 뿐만이 아닙니다. 교육위원회·정무위원회 등에서도 한국당은 지난 조 장관 인사 청문회에 부르지 못했던 증인을 모두 출석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당은 교육위원회에서는 조 장관의 딸, 정무위원회에서는 사모펀드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제2의 조국청문회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당이 만들겠다는 ‘반 조국 연대’ 작전의 향방도 살펴봐야 합니다. 한국당은 다른 야당과 힘을 모아서 조 장관 해임건의안을 내고 나아가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며 파상 공세를 펼칠 방침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 다른 야당들과 물밑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의 ‘반 조국 연대’ 성공과 향후 대응 방침에 따라 향후 정기국회 전체의 모양새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셈입니다.

한국당의 첫 시험대는 조 장관 해임건의안입니다. 국회가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합니다. 110석을 가진 한국당으로선 발의를 할 수 있지만 통과를 시키려면 다른 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제출 시기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 반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있어서 당론 채택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해왔지만 해임건의안 제출에는 부정적인 의원들이 많습니다. “입시비리나 사학비리의 원조 격인 한국당이나 보수세력이 조국을 탄핵할 자격이 없다”거나 “한국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투쟁에만 몰두한다”는 이유입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당의 ‘조국 공격’에 민생 이슈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차별화를 하려는 것이죠. 이원욱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사청문회도 끝났는데 언제까지 조국을 두고 공전을 거듭할 건가. 민주당은 선 굵게 검찰개혁 등 정책적 사안에 집중하겠다. 우리 당에게 가장 중요한 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 민생법안을 얼마나 처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민생법안은 물론 중요합니다. 민주당이 과연 한국당의 이런저런 반대를 뚫고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얼마나 처리할 수 있을지, 여전히 조국 장관에 쏠릴 수밖에 없는 여론의 시선을 과연 ‘정책’으로 돌릴 수 있는지 주목됩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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