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혼자 일하는 이들의 항해술, 그것이 궁금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클립아트코리아

커버스토리 ㅣ 혼자 일하는 사람들 & 프리랜서

한동안 퇴직이 유행하기도
프리랜서는 이제 우리 시대 보편적
회계사 변호사 같은 직업도
“경영자 마인드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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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퇴직을 부추기는 글이 유행이었다. 너도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찾은 자유를 노래하는 것 같던 때가 있었다. 어느 순간 프리랜서도 늘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늘 한 치 앞이 안 보여 다른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좋게 말해 유연하고, 나쁘게 말해 불안정한 외주 용역 일자리는 빠르게 늘고 있다. 기획부터 세금계산까지 혼자 처리해야 하는 개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처럼 전통적으로 개인 작업을 매체나 기업에 납품하는 분야는 물론, 출판사 편집자,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 변호사, 회계사 등 조직에 속하거나 팀 단위로 일하는 게 일반적으로 보였던 분야의 일을 혼자 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짧든 길든 조직생활을 경험하면서 개인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조직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으면서 반강제로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일도 있다. 그 과정에서 아예 다른 분야로 옮겨가기도 하고,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다른 일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다.

인생 2모작, 3모작이라는 말을 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에 선택한 직업으로 정년퇴직 때까지 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시대에, 다들 삶의 진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틀어 보고자 하는 낭만적 상상에 빠져들고 또 실행에 옮긴다. 그런 전환의 시기에 많은 이들이 이전 직장의 일을 프리랜서로 하며 당분간의 생계를 해결하거나, 다음 직종의 일을 프리랜서로 시도하며 전망을 타진하곤 한다. 하지만 불안 관리와 현금 유동성, 정보 업데이트 같은 요소는 여기에서도 중요하다. 프리랜서는 출근을 안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 일한 만큼만 돈을 받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만화가 김태권씨는 말한다. “원래 프리랜서는 일을 받아 완성한 작품을 납품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개인 브랜드 시대가 되면서 이제는 경영자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자기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부터 일을 찾고 나아가 댓글 관리와 불만 접수 등 고객 지원 센터까지 혼자 다 하는 셈이다.”

졸업하고 취직하세요? 퇴직하고 이직하세요? 불안정한 고용의 시대에 혼자 힘으로 상대하기 힘든 세상을 멈춤 없이 헤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래서 궁금했다. 프리랜서, 혹은 1인 사업자들. 자기 홍보를 위한 에스엔에스(SNS)와 유튜브 채널 개설이 유발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혼합 속에서 어떻게 일을 고르고, 거절하고, 생활을 해나가는 것일까? 답부터 말하면 간단하지 않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프리랜서가 되지 않을까요?” 20년차 프리랜서 신예희씨는 그렇게 말했다. 누구나 개인으로 죽음을 맞는 것처럼, 평생 일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이라면 거의 모든 이들은 결국 혼자 일하는 순간을 맞게 되리라. 그날을 근심하기에 앞서 혼자 일하기를 통해 일하는 분야를 바꾸고 지속가능성을 다져가는 사람들의 지혜로운 항해술, 혼자 일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이다혜 <씨네21> 기자·작가 [e-mail]

프리랜서 조직에 속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최근 유튜브, 팟캐스트 같은 1인 채널이 늘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한 홍보가 일반화하면서 그 수가 늘고 있으며, 더 가시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한 가지 일의 전문가라는 인상이 강했다면, 점점 개인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일을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늘고 있다는 점이 새롭게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