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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6 21:45 수정 : 2019.06.27 14:34

20년차 프리랜서 신예희 작가. 그는 만화가, 에세이스트, 유튜브 제작 등 ‘멀티플레이어’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커버스토리혼자 일하는 사람들 & 프리랜서

프리랜서 직업군도 다양해져
헤어디자이너, 바리스타, 게임 개발자 등

“내 일 한다는 즐거움이 가장 커”
관심 분야 파고들다 도쿄에서 전시회도
트렌드 업데이트가 무엇보다 중요

20년차 프리랜서 신예희 작가. 그는 만화가, 에세이스트, 유튜브 제작 등 ‘멀티플레이어’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헤어디자이너 혼자 운영하는 미용실, 바리스타 혼자 일하는 카페, 변호사와 세무사 같은 1인 사업장부터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기획서 작성을 대행하는 기획자, 기업의 프로젝트에 단발성으로 합류해 일하는 개발자, 소설을 쓰고 번역을 하며 단행본 기획이나 외주 편집, 교열까지 하는 작가, 최근 주목받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프리랜서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이유에서 ‘혼자 일하는 이’가 되었을까?

강민우 변호사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 이후 혼자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내’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 회사에 다닐 때는 야근이 싫었는데, 지금은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반감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처음 혼자 사무실을 운영했던 때에는 복사부터 세무까지, 소송에 필요한 주민등록초본을 받기 위한 주민센터 방문까지 혼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조직의 일원으로 일할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회사의 일원일 때는 내 일만 하면 되지만 영업부터 실무, 홍보의 모든 부분을 직접 해야 한다.

일을 거절하는 기준이나 노하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취재에 응한 프리랜서들은 모두 “그런 게 있을 수 없다”고 한숨 쉬듯 웃었다. 기준 이하의 보수나 재능 기부를 요구하는 경우, 일과 관련되어 정리된 문서(최소한 나중에 증거가 될 만한 이메일)조차 없는 경우라면 나중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일을 피한다. 하지만 수입이 불안정해 들어오는 대로 일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려움에 부닥치는 일이 더 많다. 오히려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일이나 일정에 대한 감을 잡아간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임진아씨는 20대 초부터 30살까지 회사에 다니다 프리랜서가 됐다. “오늘 하루 일한 거로 내일이나 다음 달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위험하구나 싶어지지만, 일할 때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과정, 그에 따른 이겨냄을 겪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는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라는 구독형 메일링 서비스에 매달 한 번 원고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관심을 갖고 본 일본 작은 서점들에 직접 메일을 보내 책을 입고해 판매했고, 도쿄의 ‘서니 보이 북스’(Sunny Boy Books)에서는 <실은 스트레칭>이라는 제목의 일러스트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직장 경력과 아예 다른 일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프리랜서로 시간을 보내는 일은 꽤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백도라지씨는 프리랜서 편집자로 출판사에서의 경력을 이어가면서 요가 수련과 강사 일을 늘려가는 중이다. 요가가 잘 맞아 강사 지도자 과정에 등록했다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해외 수련과 새벽 수련에 더 공을 쏟게 되었고, 비정기적이지만 요가 수업 지도도 시작했다. “지도자 과정에 가서 보면 회사에 다니다가 좋아하는 거 하고 싶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는 듯하다. 30대가 가장 많고, 50대, 60대도 적긴 하지만 있다.” 프리랜서로 요가 강사를 전업으로 할 경우의 수입이나 장단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수입이 많아지려면 수업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면 수련할 시간이 적어져서 오히려 지금처럼 프리랜서 편집자 일을 겸하는 편이 수입과 수련 양면에서 좋다고 느낀다.”

임진아씨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다. 도쿄에서 전시회도 열었던 프리랜서. 사진 임진아 제공
황효진씨는 회사원, 프리랜서를 거쳐 최근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여성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인 빌라선샤인의 콘텐츠 디렉터인 그는 “수입 관련해 기복이 심해 불안했다. 결국 월급 생활자로 돌아왔다. 하지만 프리랜서 경험은 지금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전 직장 동료였던 윤이나씨와 ‘헤이메이트’라는 팀을 짜 <여자들은 먼저 미래로 간다> <둘이 같이 프리랜서>라는 단행본을 만들고 ‘시스터후드’라는 팟캐스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가능하면 일을 동등하게 나누고 수입을 반씩 나누는 것이었다. 프리랜서는 규칙이 없으면 팀으로 굴러가기 힘들어진다”는 협업의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하박국씨는 인디음악 레이블 대표, 유튜브 채널 ‘기술인간’ 에디터, 프리랜서 작가, 공연기획, 디제잉까지 다양한 일을 17년간 해왔다. 그가 프리랜서의 어려움을 살짝 알려줬다. “혼자 일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작 큰일이 닥쳤을 때는 그간 지불하지 않았던 비용을 한번에 내야 한다. 일상적으로 일에 대해 타인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 진행하다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스무살 때 처음 팀 단위로 일을 한 경험을 통해 “사람이 모이면 힘이 생기지만 책임은 분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 채널 ‘기술인간’을 운영하는 하박국씨는 인디음악 레이블 대표다. 사진 하박국 제공
하박국씨처럼 오래 혼자 일을 한 사람들 다수는 ‘멀티플레이어’다. 20년차 프리랜서인 신예희 작가는 에세이스트, 만화가, 유튜브 제작,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겸하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 되면, ‘올해도 잘 버텼네’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을 스무번 하니까 20년이 흘렀다.”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업데이트’. 집이 경기도 용인인데 일주일 3~4일은 트렌디한 지역으로 소문이 난 서울 성수동에 가서 일한다. “고인 물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노력해서 찾아보고 경험한다. 나이에 맞게 행동하기와 트렌드에게 맞추기, 그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늘 고민한다.”

이다혜 <씨네21> 기자·작가 apple@cine21.com

프리랜서 조직에 속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일하는 사람들. 최근 유튜브, 팟캐스트 같은 1인 채널이 늘고, 에스엔에스(SNS)를 통한 홍보가 일반화하면서 그 수가 늘고 있으며, 더 가시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한 가지 일의 전문가라는 인상이 강했다면, 점점 개인 브랜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일을 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늘고 있다는 점이 새롭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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