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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15 19:57 수정 : 2019.05.15 20:30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마을 외르네스빙엔 전망대에서 여행객들이 예이랑에르 피오르를 바라보고 있다. 김선식 기자.

커버스토리/북유럽

북유럽에도 봄이 왔다
피오르는 빙하만큼 위압적이었고
불과 얼음의 나라에선 물의 축제가 펼쳐졌다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마을 외르네스빙엔 전망대에서 여행객들이 예이랑에르 피오르를 바라보고 있다. 김선식 기자.
벌써 6년이 흘렀지만, 단 한 번 들었던 그 소리를 잊지 못한다. '큐우우우 큐우우우'. 2013년 1월 어느 날 새벽, 강원 화천군 파로호 호숫가에서 불을 지피고 있는데 멀리서 음울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누군가 울부짖는 소리였다. ‘산짐승인가?’ 그건 짐승도 사람도 아니었다. '얼음'이었다. 대낮에 조금 녹았던 호수가 새벽에 다시 얼어 팽창하면서 땅을 밀어내려다 얼음이 깨지는 소리라고, 나는 생각했다. '대한민국에서 이 기괴한 소리를 들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겨울 칠흑 같은 새벽, 난 그 소리가 한 번 더 들려오길 기다리며 아침을 기다렸다.

노르웨이인을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었다. '얼음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대지와 긴 밤을 견디는 나라, 북유럽 나라 중에서도 '북쪽으로 가는 길'(Norway)이란 이름을 전면에 내건 나라, 세계적인 북극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1861~1930)을 국민 영웅으로 칭송하는 나라 노르웨이.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예이랑에르 마을에 사는 오베 쉴스타(59)를 만났다. “당신은 얼음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놀랍게도 그는 내 질문을 바로 알아들었다. “물론이죠. 빙하 트래킹할 때 종종 그 소리를 들어요.” 난 확인차 목소리를 낮게 깔고 소리 냈다. “큐우우우 큐우우우” 그가 웃으며 “바로 그 소리”라고 맞장구 쳤다.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지난달 28일, 노르웨이 온달스네스 마을 아이들이 롬스달 피오르에서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김선식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노르웨이에 5박6일 머무는 동안 얼음이 울부짖는 소린 듣지 못했다. 4월, 노르웨이에도 봄이 왔다. 산 정상에서 얼음이 녹아 쏟아지는 폭포수는 피오르를 가득 채웠다. 흰 구름과 산꼭대기 흰 눈과 파란 하늘과 푸른 산이 비친 피오르를 바라보고 있으면, 얼음과 눈이란 오직 피오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대자연의 평온한 풍경은 거대한 빙하만큼 위압적이었다.

노르웨이 바다 1000㎞ 건너편,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에도 봄이 찾아왔다. 그곳에선 ‘물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가는 길마다 폭포수, 온천수, 간헐천을 만나 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예이랑에르(노르웨이)/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노르웨이 유럽 북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북유럽 5개국이라 부른다. 그중 스칸디나비아반도 서북부에 길게 뻗은 나라가 노르웨이다.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3.8배(38만5178㎢)지만, 인구는 약 540만명으로 경상도 인구보다 적다.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8 달러. 1960년대 원유와 천연가스 발견 이후 국가 경제가 커졌다. 노르웨이는 여행자들에겐 ‘피오르의 나라‘다. 빙하 침식으로 생긴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찬 지형인 피오르가 약 1200개 있다.

예이랑에르(노르웨이)/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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