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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08 19:55 수정 : 2019.05.08 20:24

동서양의 찻잔을 한 데 모았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촬영 협조 로얄 코펜하겐, 와드몰

커버스토리/

다채로운 맛·정취 느낄 수 있는 차
2030 차 문화 열쇳말 ‘나눔’과 ‘다양성’

동서양의 찻잔을 한 데 모았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촬영 협조 로얄 코펜하겐, 와드몰
한 번 가버린 차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았다. 커피와 가공 음료는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커피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기에, 시장의 파이를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식음료 기업과 브랜드들은 차 브랜드와 음료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외치는 ‘차의 시대’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 작은 시장에서 더욱 눈에 띄는 게 있다.

자신에게 맞는 차를 찾아 떠나는 여행 말이다. 최근 스리랑카나 중국, 일본 등 차 재배지로 떠나는 진짜 ‘차 여행’이 있다지만, 여기서 말하는 여행은 ‘방구석 찻자리 여행’이다. 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30 세대들은 날마다 집에서 찻자리를 갖고, 차 여행을 떠난다. 직장인 김주원(27)씨는 사회생활을 한 지 3년 차다. 그는 퇴근 뒤 정성스레 찻자리를 마련한다. 혼자 마시는 때가 많지만, 그 또한 좋다는 김씨다. “처음에는 커피보다는 확실히 밋밋한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차를 마시면 마셔볼수록 다양한 맛과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출근 전에는 여유가 없어 티백을 넣어 우린 차를 마시지만, 퇴근 뒤에는 잎차를 천천히 우려 음미하며 마신다. 하루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차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즐거운 이유를 김씨의 말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다양성’이다. 오로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진 차부터, 향신료가 든 차, 향이 덧입혀진 차까지 포함하고, 산지와 브랜드까지 따지자면 그 가짓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처럼 다양한 차를 맛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차 마니아들도 많다. 이들은 차를 나누며 차 경험을 넓힌다. 트위터 등을 통해 다우(차를 함께 마시는 친구)를 사귀고, 차를 교류하는 직장인 김아무개(32)씨는 “차 덕후 문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차를 공구(공동구매)하고, 소분해 나눔 하는 것이다. 내가 마셨을 때 좋았던 차를 다른 다우에게 선뜻 나눠줄 수 있는 문화,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부분이 또 있을까?”라고 말했다.

동서양의 찻잔을 한 데 모았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촬영 협조 로얄 코펜하겐, 와드몰
최근의 차 문화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변화하고 있다. 물론 차를 즐겨온 역사가 1200년이 넘는 한국에서 최대한의 형식미를 지향하는 전통 차 문화의 의미 또한 깊다. 그러나 그 전통에 오늘날의 세태가 반영되어 흘러야 그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해 갈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차 전문가는 “이제까지 국내 차 문화는 ‘선생님’이나 ‘명인’ 위주로 굴러갔다. 지나치게 전통적 방식을 고수해 젊은 차 마니아들의 유입이나 차 문화의 확산이 더딘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차인(차를 마시는 사람)을 보면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굽히지 않는다. 이런 자극이 국내 차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차에 관심이 많지 않던 이들이라도 최근의 차 문화 경향을 보면 솔깃할지 모른다. ESC가 차를 따라 곳곳을 여행했다. 그 희소성과 유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안길백차 재배지를 찾았다. 맛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에 강한 국내 차 브랜드 ‘알디프’의 새 보금자리, 세계 정상 실력의 박성민 바텐더가 연 티 칵테일 전문 바(Bar) 티앤드프루프로 향했다. 차에 관한 상식과 정보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이를 통해 당신의 찻자리가 더욱 다채로워지길 바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차나무의 어린잎을 달이거나 우린 물. 차나무의 학명은 ‘카멜리아 시넨시스’( Camellia sinensis)로, 동백나무 속의 상록 활엽관목이다. 국내에서는 식물의 잎이나 뿌리, 과실 따위를 달이거나 우려 만든 마실 것을 ‘차’로 통틀어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국외에서 차(茶·Tea)는 찻잎이 들어간 것을 일컫는다. 최근 녹차·홍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향이나 향신료가 들어간 가향·가미차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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