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수학
네이버 웹툰 ‘수학 잘하는 법’ 인기
수학책 읽고 수업 듣는 어른들 등장
비전공자가 수학 교양서 10권 발행
수학이 주는 기쁨의 성찬으로의 초대
중세 메피스토펠레스 그대 자신은 물론이고, 학생들을 지겹게 만드는 것이 옳은 일인가? 감히 묻건대, 사려 깊은 일인가?
20세기 수학자 수학은 인간의 높은 갈망과 숭고한 목표를 만나게 도와주지. 지적인 기쁨, 그리고 우주의 신비를 해결하는 환희를 선사한다네.
고대 아우구스티누스 수학자들은 인간의 영혼을 어둡게 하고 인간을 지옥의 속박에 가두려는 계약을 이미 악마와 맺었다고 들었소만.
20세기 수학자 허허허. 오히려 수학은 눈에 보이는 일시적인 대상에 대한 생각을 버리도록 하고 영원한 개념으로 이끌어 인간의 마음을 정화한다네.
고대 소크라테스 옳소! 수학을 이해해야 윤리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법!
21세기 대한민국 학생 입시가 곧 만사인 이 땅에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도대체 이걸 시험 말고 어디에 쓰냐 이 말이죠.
20세기 수학자 수학은 자연이라는 ‘자궁’에서 태어났지. 하지만 수학은 자연을 넘어 스스로의 영역을 넓혀갔다네. 언젠가 그 가치가 드러날 날이 올 거라 확신하고서 말이야. 지금 여기 돌멩이가 짱돌인지 진주인지는, 진주를 발견한 뒤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나.
21세기 대한민국 학생 하나마나한 소리 하나만 더해봐라.(열 받음)
20세기 수학자 한마디만 더. 수학을 히드라의 머리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네. 수학은 언어이며, 논리 구조이며, 수와 공간에 관한 지식의 집합이며, 결론을 유도하는 방법들이며, 물리 세계에 관한 지식의 정수이며, 재밌는 지적 활동이며...(이하 생략)
지난 13일 네이버 웹툰 ‘수학 잘하는 법’이 성황리에 연재를 마쳤다. 마지막 회 별점은 10점 만점에 9.95점, ‘좋아요’ 하트를 누른 사람만 3만9386명. 작가 하비영(26)씨는 수학 전공자가 아니다. 그는 ‘수학을 소재로 고른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내가 수학을 잘하고 싶었는데 수학이 어렵고 딱딱하고 무겁게만 느껴져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려고 이 웹툰을 그렸다.” 웹툰을 그리면서 수학과 로맨스(사랑)의 공통점이 보이기도 했다고. 요약하면 이렇다. ‘외적 고난과 내적 한계 속에서도 끈을 놓지 않는다는 점.’
수학의 깊은 맛을 즐기는 ‘어른들 모임’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수학책’을 모여 읽고 ‘수학 수업’을 듣는다. 인문학을 논할 땐 ‘역사와 문화’를, 취미를 논할 땐 ‘예체능’을 당연하다는 듯 치켜세우는 세상을 향해 그들은 그저 웃는다. 수학을 전공하지 않았는데도 올해 1월까지 수학 교양서만 열 권을 세상에 내놓은 자도 있다. 그에겐 수학이 곧 삶이요, 삶이 곧 수학이다. 누군지 궁금하지 않은가? 자, 이제 수학이 마련한 기쁨의 성찬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수학 물건을 헤아리거나 측정하는 것으로 시작한 수와 양에 관한 학문. 인류 역사에서 철학, 천문학, 약학 등과 같이 가장 오래된 학문 가운데 하나. 자연과학이나 기술은 물론, 사회, 인문,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 발전에 공헌한 학문이기도 하다. 최근 수학책을 모여 읽거나 수학 수업을 듣는 중장년층들이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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