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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03 19:43 수정 : 2019.04.04 09:33

아프리카 댄스 컴퍼니 ‘따그’에서 운영하는 초급반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 댄스’의 야외 수업이 밴드 '젬베콜라'의 연주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커버스토리/아프리카

한강공원에서 이색 춤 수업 연 ‘따그’
이색적이고 격렬한 아프리카 댄스
연령·성별 관계없이 최근 찾는 이 많아
남들에게 보여주기 아닌 한바탕 노는 춤
우리 농번기에 췄던 춤·노래와 유사

아프리카 댄스 컴퍼니 ‘따그’에서 운영하는 초급반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 댄스’의 야외 수업이 밴드 '젬베콜라'의 연주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춤을 추던 사람들이 하나둘 외투를 벗었다. 다들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꽃샘추위 탓에 쌀쌀한 날이었다. “재밌다! 막힌 곳에서 춤출 때와 트인 곳에서 출 때의 에너지가 달라.” 막간을 틈타 물을 마시던 직장인 이연진(40)씨가 동료를 보며 말했다. 이들이 추는 춤의 이름은 ‘악바자’. 빠르고 역동적인 악바자는 서아프리카 국가 베냉공화국의 전통춤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망원한강공원에서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 댄스’ 수강생 15명이 야외수업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댄스 컴퍼니 ‘따그’(TAGG)의 권이은정(39) 대표와 아프리카 베냉공화국 출신 무용수 다니엘 아히폰(32)이 이들을 이끌었다. 따그는 서아프리카 세네갈 공식 언어인 월로프(Wolof)어로 ‘둥지’를 뜻한다.

“에브리원 스마일링! 원 앤 투 앤 스리 앤 포!” 밴드 ‘젬베콜라’의 연주에 맞춰 펼친 춤사위는 대단했다. 뜨거운 열기와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모여든 시민이 어느새 70여명. 등산복 차림의 할머니도, 롱 패딩 차림의 초등학생도 춤 동작을 따라 하며 어깨를 들썩였다.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댄스’의 수강생들이 아프리카 댄스를 추기 전, 자연에너지를 느끼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아프리카 댄스에 매료된 사람이 늘고 있다. 아프리카 댄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추는 전통춤이다. 연령·성별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동작이 크고 점프가 많아 운동량이 많으며,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쓰게 되는 게 장점이다.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자신감이 커진다. 다양한 춤을 추다 3년 전 아프리카 댄스에 입문한 댄서 석지수(21)씨는 말했다. “다른 춤은 동작을 정확히 따라 하느라 뭔가 막혀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프리칸 댄스는 자유로워요. 내숭 부리지 않으면서 신나게 출 수 있죠.”

미디어가 만들어낸 고정관념 탓일까. ‘아프리카 댄스’ 하면 제자리에서 높이 뛰는 마사이족(동아프리카 유목민)의 춤이나 옷을 거의 입지 않고 추는 춤을 연상하기 쉽지만, 아프리카 댄스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권이은정 대표는 “아프리카에는 2500여 개 민족이 산다”며 “같은 민족이라고 해서 한 가지 춤만 추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베냉공화국의 ‘악바자’도, 한국에서 유명한 ‘젬베 댄스’도 아프리카 댄스의 일부일 뿐이다.

아프리카 댄스는 다 같이 호흡하고 즐기는 춤이다. 수업을 마친 뒤 서로 포옹하는 모습.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아프리카 댄스는 춤, 노래, 연주가 혼연일체를 이룬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통춤과도 비슷하다. 아프리카 공연예술 그룹 ‘포니케’ 양문희 대표는 “우리나라가 농번기에 춤, 노래, 풍물을 즐기는 것처럼 아프리카에도 농사를 지을 때 춤추고 연주하면서 기운을 북돋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마당에서 다 함께 춤추며 설움을 풀던 문화도 비슷해요. 아프리카 댄스도 원래 마당에서 추던 춤이거든요.” 아프리카 댄스는 지나친 기교를 추구하기보다 ‘한바탕 놀아보자’는 느낌이 강하다. 남들에게 뽐내거나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다.

‘하늘을 나는 아프리칸 댄스’ 수강생들이 서아프리카 베냉공화국의 전통춤 ‘악바자’를 추고 있다. 사진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빈곤과 질병으로 얼룩진 땅, 대자연과 야생동물이 있는 여행지. 아프리카를 여전히 이 정도로만 인식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프리카는 55개국을 품은 광활한 대륙이다. 독보적이고 탁월한 문화가 넘쳐나는 곳이다. 오는 5월25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아프리카 날’이다. 이날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있는 왕십리광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이 열린다. 4월6일에는 신촌 플레이버스 앞에서 ‘포니케’의 아프리카 퍼레이드가 오후 4시30분부터 펼쳐진다.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아프리카 댄스만큼 봄에 어울리는 활동이 또 있을까? 직접 추건, 관람이건 해보자. 올봄이 찬란해질 것이다.

강나연 객원기자 nalotos@gmail.com

아프리카 5월25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아프리카의 날’이다. 올해 이날엔 서울 왕십리광장에서 ‘서울 아프리카페스티벌’이 열린다.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서 추는 전통춤(아프리카 댄스)이 인기다. 아프리카 대륙은 55개 나라와 수천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곳이니 만큼 춤의 종류도 셀 수 없이 많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건 13~17세기 서아프리카 말리왕국에서 추던 ‘젬베 댄스’다. ‘만딩고 댄스’로도 불리며, 아프리카 타악기 연주에 맞춰 춘다. 동작이 매우 커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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