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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7 09:23 수정 : 2018.12.28 17:44

일러스트 백승영

커버스토리┃송년

한 해를 보내며
ESC가 모은 사소하지만 놓칠 수 없는 재미들
특이하지만 발랄한 각종 도구와 콘텐츠
마지막 깔깔거릴 기회

일러스트 백승영
한 해를 보내며 온갖 데서 온갖 ‘올해의 ○○○’을 뽑는다. 올해의 사건, 인물, 영화, 노래 등등. ESC는 사소한, 아주 사소한 ‘올해의 ○○○’을 뽑았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부문의 대표 콘텐츠, 먹을거리, 생활용품 등을 주관적으로 선정해 엄정하지 않은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크게 웃지 않아도 된다. 킥킥대고 피식대고 낄낄댈 수 있으면 그만이다. 2018년의 끝에 작은 웃음이라도 독자들께 선물하고 싶은 ESC의 마음을 담았다. 1면부터 3면까지 화려하고도(?) ‘사소한 ○○○’ 세계가 펼쳐진다.

올해의 사소한 운동기구 탭볼

이 부문의 이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의 사소한 ‘사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지는 않지만, 정말 궁금한 이색’ 운동기구 부문이라 할 수 있겠다. ‘탭볼’이다. 벨크로(찍찍이)로 고정할 수 있는 머리띠가 있다. 그 띠에 50㎝ 고무줄이 연결되어 있고, 고무줄 끝에는 지름 7~8㎝의 말랑한 공이 달려 있다. 지난 22일 1만3천원짜리 ‘초급자용’ 탭볼이 집에 도착했다. 탭(Tap·가볍게 툭툭 치다)하는 볼(Ball·공)이다. “동체 시력(움직이는 물체를 파악하는 시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복싱을 하는 것 같은 효과!” 등 홍보 영상을 보고 궁금해졌다. 머리에 도구를 매고 과감하게 탭! 죽 늘어났던 고무줄이 빠르게 짧아졌다. 피할 새 없이 주황색 공이 얼굴에 세게 부딪혔다. 말랑한 공이라 많이 아프지 않았지만, 마음이 아팠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 왜 이렇게 쪽팔리지? 같이 사는 고양이도 ‘저거 또 뭐하는 짓이냐’는 표정이다. 그렇게 10여분을 하니, 30초 정도는 공을 떨어뜨리지 않는 순간이 왔다! 몸에서 살짝 땀이 나는 기분이다. 그런데 운동을 해서 그런 건지, 코와 볼과 이마를 무차별 공격하는 말랑한 공에 화가 나서 그런 건지 구별하지 못하겠다. 복싱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다를 수 있겠다. 분명한 건 초급자 수준에서는 시원하게 펀치를 날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보다는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다는 거다.

탭볼을 하고 있는 이정연 기자. 사진 박미향 기자

올해의 사소한 음료 2018 한정판 음료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기한 가공유가 편의점 판매대를 가득 채웠다. 올 초 푸르밀은 봄 한정 음료로 ‘밀크티에 딸기(초코)를 넣어봄’에 이어 여름 한정으로 ‘이번에는 커피에 홍차(녹차)를 넣어봄’을 시리즈로 내놓았다. 푸르밀은 우유에 밀크시슬 추출 분말과 헛개나무 추출액도 넣었다. 숙취 해소 우유인 ’속풀어유’다. 달콤한 대추 맛이 우유와 어우러진다. 동원F&B의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의 시즌 한정 토마토 맛은 평이 크게 갈렸다. “늘 먹던 딸기 맛인 줄 알았는데 속았다”, “우유에 케첩 섞은 맛”처럼 ‘불호’를 나타내는가 하면 “토마토 맛을 들여놓는 편의점을 찾아 동네를 돌아 다녔다”고 할 정도로 새콤한 요구르트와 토마토의 조화를 좋아하는 이도 있었다. 빙그레는 ‘바나나우유’의 한정판으로 봄에는 ‘오디 맛 우유’ 겨울에는 ‘귤 맛 우유’를 선보였다. 이 중 귤 맛 우유는 ‘향기 나는 사인펜 맛’, ‘우유와 시럽형 감기약을 섞은 맛’ 등 궁금증을 자아내는 에스엔에스(SNS) 인증이 잇달았다. 그래서 먹어봤다. 감귤류의 신맛보다 향과 단맛이 두드러지고 어쩐지 아득하게 그리운 느낌이다. 곰곰 생각했다. 삼립 크림빵의 옅은 오렌지 향 크림 맛이다!

빙그레의 한정판 음료 ‘귤맛 우유’ 사진 빙그레 제공

올해의 사소한 티끌 모아 태산 앱테크

티끌 모아 태산까진 아니어도 티끌 모아 커피 한잔이다. 앱테크(스마트폰 앱과 재테크의 합성어)가 유행인 한해였다. ‘잼 라이브’는 퀴즈를 잘 풀면 돈을 벌 수 있는 실시간 퀴즈쇼 앱이다. 매회 1백만원 이상의 상금을 걸고 3개의 보기를 가진 12개의 문제를 풀어 최종 생존자들이 해당 상금을 나눠 갖는다. ESC팀 유선주 객원기자는 지난 한해 잼 라이브로 2만6천27원을 벌었다. ‘캐시워크’와 ‘캐시슬라이드 스텝 업’, ‘캐시카우’도 소소한 돈을 모으는 앱도 인기다. 캐시워크와 캐시슬라이드 스텝 업은 걸을수록 포인트가 쌓이는 만보기 개념의 앱이고, ‘캐시카우’는 가맹점에서 받은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으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포인트로는 커피, 빵, 치킨, 피자, 문화상품권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방치타임’은 현재 환급이 중지된 상태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시간만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아직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아, 하루빨리 나의 6만3천8백18원을 받게 된다면 좋으련만!

이정연 기자, 유선주·강나연 객원기자 xingxing@hani.co.kr

송년 묵은 한 해를 보냄. 지난 한 해를 정리하거나, 다가올 한 해를 계획하는 때다. 국내에서는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 전통이 있지만, 최근에는 지인들끼리 송년 파티를 열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서로에게 안부를 건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양한 매체나 단체들도 이맘때 각계의 주요 사건이나 인물을 정리해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의 재미를 추구하는 ESC는 한 해를 보내며 ‘올해의 사소한 ○○○’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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